“교량·터널 안전점검 보고서에 과거 점검사진 재탕”…경기도, 부실 안전점검 사례 12곳 적발
안전진단 전문업체들이 교량·터널 안전 점검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과거 점검 사진을 재사용하는 방법으로 부실 점검한 사실이 경기도 감사에서 적발됐다.
경기도는 지난 6월21일부터 7월28일까지 도내 31개 시군을 대상으로 중대재해 예방 안전관리 실태 특정감사를 벌여 과거 점검 사진을 재사용하는 등 안전점검 보고서를 부실하게 작성한 12개 업체를 적발했다고 28일 밝혔다.
경기도는 최근 3년간 도내 교량과 터널 3709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정기 안전점검 보고서 416건을 클라우드 시스템을 통해 제출받아 분석했다. 분석은 보고서에 수록된 사진 60만여장을 디지털 이미지로 추출한 후 이를 중복사진 검색 프로그램 등을 활용해 재사용 여부를 전수 점검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현행 시설물안전법은 준공 후 10년이 지난 터널이나 20m 이상 도로 교량의 경우 1년에 2회 이상 정기 안전점검을 실시해야 한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지자체는 안전진단 전문업체를 통해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감사 결과 양주시 관내 교량·터널의 안전점검을 맡은 A업체를 비롯한 12곳이 228개 시설의 정기안전점검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과거 보고서 사진 623장을 재사용했다. 이 중 A업체의 경우 2020년 하반기 안전점검 대상 교량·터널 91곳 중 46곳의 조사 사진을 2020년 상반기 다른 업체가 작성한 안전점검 보고서에 있는 사진을 그대로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도는 공공사업장에 대한 안전관리실태도 점검해 용인시 등 3개 시군이 공사 시작 이후 안전관리계획서를 제출받거나 가설구조물 설치 시 안전점검을 실시하지 않은 사실도 확인했다. 또 양주시 등 15개 시군의 경우 중대재해 대비 전담 조직을 형식적으로 운영하고, 남양주시 등 16개 시군은 위탁사업장의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안전 확보 평가 기준을 마련하지 않는 등 중대산업재해 예방조치가 소홀한 것으로 드러나 모두 개선을 요구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이번 감사가 분야별 안전 관리의 사각지대를 사전에 확인하고 개선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며 “앞으로도 중대재해 예방 안전관리 실태 특정감사를 지속적으로 시행해 도민 생활안전권 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인진 기자 ijcho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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