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문의 '허벅지 둔기 사망' 제3자 있었다…가스라이팅 범죄 결론

30대 남성 2명 상호 폭행…1명 숨지고 1명 중상
경찰, 현장에 없던 A씨 가스라이팅 범죄로 결론
사건 현장에서 중상 입은 C씨 피해자로 신분 전환
폭행 당사자 간 피해승락확인서 작성도 A씨 주도

전남 여수경찰서 청사 로고. 최창민 기자

1명이 숨지고 1명이 중상을 입은 전남 여수 전용도로 졸음쉼터에서 벌어진 허벅지 둔기 사망 사건이 가스라이팅에 의한 범죄로 확인됐다.

28일 전남 여수경찰서는 지난달 29일 오전 여수의 한 자동차전용도로 졸음쉼터에서 주차된 차량안에서 벌어진 허벅지 둔기 사망 사건과 관련해 30대 남성 2명을 서로 둔기로 때려 숨지거나 중상을 입게한 혐의(살인 및 중감금치상죄)로 A(31)씨를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사건 당시 졸음쉼터 주차 차량 안에서 B(31)씨는 허벅지가 심하게 괴사된 상태로 숨진채 발견됐고 차량 밖 주차면에서는 C(30)씨가 비슷한 부상을 입은채 중상을 입고 의식을 잃어 병원 치료를 받아왔다. 

경찰 조사결과 A씨는 수년 전부터 민사 사건 관련 상담을 통해 알게된 B씨와 C씨를 변호사 비용 등 각종 허위채무를 꾸며 금품을 가로채왔으며, 지난 6월부터 이들을 정신적 지배하에 두고 차량에서 생활하도록 한 뒤 지시에 따르지 않으면 야구방망이나 철근 등으로 서로 폭행하도록 해 결국 B씨는 숨지고 C씨는 큰 부상을 입었다. 

신고 당시 피해자 C씨는 채무관계에 있던 B씨와 사흘 전부터 차에서 함께 생활해오다 상호 폭행을 하던 중 B씨가 사망했다고 진술해 경찰 수사가 일부 혼선을 빚었다.

그러나 경찰은 이 같은 진술에 의문점이 많다고 보고 차량 블랙박스와 통화내역, CCTV 등 자료 분석과 증거 수집을 통해 A씨의 범행을 밝혀내고 체포해 구속했다.

경찰 수사 결과 사건이 벌어진 차량은 A씨가 피해자들을 상대로 뜯어낸 돈으로 구입해 제공했으며, 범행 단계에서 두 사람 간 작성된 '피해승락확인서'도 A씨가 심리적으로 지배한 상태에서 작성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당초 중상을 입은 C씨의 범행을 의심했으나 수사를 통해 A씨의 범행을 밝히면서 C씨는 피해자 신분으로 전환됐다. C씨는 아직도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가짜로 채무를 만들어 가상의 사실을 바탕으로 B씨와 C씨에게 금품을 뜯어냈으며 해당 차량도 그 돈으로 구입한 것"이라며 "심리적으로 지배 상태에 놓이게 되어 범행에 이르게 된 점을 고려해 상호 폭행을 벌인 C씨를 피해자로 구분했다"고 밝혔다. 

여수경찰은 피의자의 계좌에 대한 추가 수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또 다른 피해자나 여죄가 있는지에 대해서도 면밀히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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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CBS 최창민 기자 ccmi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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