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 개방' 북, 항저우아시안게임에 '최룡해-김여정' 파견 전망

김호준 2023. 8. 28.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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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방중 가능성도"…육로 통한 대규모 귀국 예상
탈북민 강제북송 현실화 우려, 외화벌이 노동자 파견 늘릴 가능성도
베이징에서 출국하는 북한 여성들 (베이징 교도=연합뉴스) 코로나19로 국경을 폐쇄했던 북한이 약 3년 7개월여만에 국경을 공식 개방했다. 북한 국가비상방역사령부는 지난 26일 "세계적인 악성전염병 전파 상황이 완화되는 것과 관련하여 방역 등급을 조정하기로 한 국가비상방역사령부의 결정에 따라 해외에 체류하고 있던 우리 공민(북한 국적자)들의 귀국이 승인되었다"고 통보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7일 보도했다 사진은 교도통신이 지난 22일 중국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서 출국을 위해 터미널로 향하는 북한 여성들. 2023.8.27 jeong@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 북한이 국경 개방에 본격적으로 나섬에 따라 내달 열리는 중국 항저우 아시안게임에도 선수단을 파견할 것으로 예상된다.

선수단과 함께 고위급 대표단을 항저우에 보내 중국은 물론 다른 아시안게임 참가국과 유대를 과시할 가능성이 있다.

국경 개방에 따라 중국 내 탈북민의 강제북송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북한이 외화벌이 노동자의 해외 파견을 늘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3년 7개월 만에 국경개방…해외 파견 北인력 귀국 본격화

북한은 코로나19로 폐쇄했던 국경을 약 3년 7개월여만에 개방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국가비상방역사령부는 지난 26일 "세계적인 악성 전염병 전파 상황이 완화되는 것과 관련해 방역 등급을 조정하기로 한 국가비상방역사령부의 결정에 따라 해외에 체류하고 있던 우리 공민(북한 국적자)들의 귀국이 승인됐다"고 밝혔다.

북한 당국이 국경의 빗장을 풀면서 앞으로 해외 거주 북한 주민의 귀국이 본격화하고 새로운 인력의 해외 파견도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코로나19 유행을 이유로 2020년 1월 국경을 봉쇄하고 타국과 인적 왕래를 전면 중단했다가 작년 1월 북·중 화물열차 운행을 재개했고, 올해 들어선 화물 트럭 운행도 부분적으로 재개했다.

이어 7월 하순에는 '전승절'(6·25전쟁 정전협정 체결일) 70주년 행사에 참석하는 중국과 러시아 대표단을 맞이한 데 이어 이달 중순에는 카자흐스탄에서 열린 국제태권도연맹(ITF) 세계선수권대회에 선수단을 파견했다.

이달 하순에는 북한 국영 항공사인 고려항공 소속 여객기가 중국 베이징에 착륙하면서 3년 7개월 만에 북·중 하늘길도 열렸다. 중국 민항당국은 고려항공에 대해 '3월 26일∼10월 28일 매주 화·목·토요일' 평양-베이징 노선 운영을 승인한다고 발표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북한은 이미 8월 22일부터 고려항공을 통해 중국에 체류하고 있던 북한 주민들을 세 차례 귀국시켰는데, 이번 국가비상방역사령부 통보를 계기로 육로를 통해서도 북한 주민들의 대규모 귀국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28일 밝혔다.

코로나19로 장기간 해외 체류하던 북한 주민들이 귀국하면 그 자리에 새로운 인력이 파견될 것으로 보인다.

정 실장은 "북한 주민들이 귀국하게 되면 그로 인해 북한의 외화벌이 수입원이 줄어들 것이므로 북한 주민들의 귀국 조치와 북한 인력의 중국 및 러시아 파견 조치는 병행될 것"이라며 "최근 북·중 접경지역의 식당들에선 오히려 북한 종업원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베이징 공항 착륙한 고려항공 여객기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북한 국영항공사인 고려항공 소속 여객기가 24일 중국 베이징 서우두 국제공항에 착륙해 있다. 2023.8.24 jkhan@yna.co.kr

'최룡해-김여정' 이끄는 대표단 中 파견 가능성

북한은 내달 23일 개막하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도 선수단을 파견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 선수단은 이미 이번 아시안게임에 참가를 신청한 상태다.

개최국인 중국과의 유대 관계 강화를 위해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앞서 중국은 평양에서 열린 전승절 70주년 행사 때 리훙중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부위원장이 이끄는 대표단을 파견했기 때문에 답방 성격도 있다.

북한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때 당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단장으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도 일원으로 참가한 대표단을 파견한 바 있다.

따라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도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단장으로 김 부부장이 참가하는 대표단을 파견할 가능성이 있다.

김 위원장이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직접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과 회담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정 실장은 '최룡해-김여정'이 북한 대표단을 이끌 가능성에 무게를 두면서도 "중국 내에서 올해 김정은의 방중 이야기가 계속 나오고 있었기 때문에 그의 방문 가능성도 아예 배제할 수는 없을 것 같다"고 밝혔다.

축사하는 김영호 통일부장관 (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김영호 통일부장관이 16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북한인권정보센터가 연 재중 억류 탈북민 강제송환 반대 세미나에서 축사하고 있다. 2023.8.16 ksm7976@yna.co.kr

중국 내 억류 탈북민 강제북송 우려도

한편, 북한의 국경 개방으로 중국 내에 억류된 탈북민의 강제북송 우려도 커지고 있다.

탈북민 출신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은 지난 24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세미나 개회사에서 "지금 중국에 수감된 약 2천600명의 탈북자가 항저우 아시안게임 이후 강제북송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태 의원은 "우리 정부와 통일부는 강제북송은 중국 영토에서 발생하는 인권 침해임을 명백히 밝히고 국제사회와 함께 아시안게임을 앞둔 중국 정부를 압박해 탈북민의 한국행 길을 열어주도록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중국 당국은 탈북민을 불법 입국자로 간주하고 적발되면 북한에 인계해왔지만, 코로나19로 인한 북·중 국경 봉쇄로 많은 탈북민이 중국 내 장기간 억류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호 통일부 장관도 지난 16일 서울에서 열린 한 세미나 축사에서 "중국 내 탈북민은 불법 입국자이기에 앞서 그 생명과 인권을 보호받을 권리가 있는 난민으로 규정돼야 할 것"이라며 "본인의 의사에 반하는 강제북송은 국제규범의 정신에 배치되며 '강제송환 금지 원칙'에도 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장관은 "중국 내 탈북민들은 국제기준에 따른 인권을 보장받고 한국 등 본인이 희망하는 국가로 입국할 수 있어야 한다"며 "한국과 국제사회가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는 재중국 탈북민의 구금과 강제북송 문제에 대한 중국 정부의 협조를 요청한다"며 중국 정부를 압박했다.

ho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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