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영, '남남'의 진희로 알게 된 멈춤의 중요성 [인터뷰]
아이즈 ize 이덕행 기자

배우 최수영에게 그룹 소녀시대 출신이라는 수식어는 사라진 지 오래다. 그만큼 쉬지 않고 작품을 해왔으며 그 안에서 배우로서의 능력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지니TV 오리지널 시리즈 '남남'(극본 민선애, 연출 이민우)에서도 마찬가지다. 김진희 역을 맡은 최수영은 착달라붙는 존재감으로 '인생캐'를 갈아치웠다. 쉼 없이 달려왔던 최수영은 유독 닮았던 게 많은 진희를 통해 멈추는 것의 가치를 알게 됐다.
지난 22일 종영한 ENA '남남'은 철부지 엄마와 쿨한 딸의 '남남' 같은 대환장 한 집 살이와 그녀들의 썸과 사랑을 그린 드라마다. 최수영은 철없는 엄마 은미(전혜진)의 보호자이자 집사이자 남편이자 애인인 딸 진희 역할을 맡았다. '남남'의 두 주연인 최수영과 전혜진은 전에 없던 모녀 케미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작품을 마치고 인터뷰에 나선 최수영은 시청자들의 큰 사랑에 감사를 전했다.
"3월에 촬영을 마치고 7월에 방송이 시작한다고 들었을 때는 너무 멀다고 생각했는데 끝나서 실감이 안 나요. 제게 각별한 작품이라 마지막화를 보면서 많이 울었어요. (전)혜진 언니와 감독님도 지금 울고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제가 느끼는 행복을 다른 사람도 느끼는 것만큼의 행운은 없는 것 같아요."
첫 방송에서 1.3%의 시청률을 기록했던 '남남'은 최종화에서 4배가 넘는 5.5%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ENA 역대 드라마 중 2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같은 성공을 기대한 건 아니지만, 최수영은 작품에 대한 자신이 있었다.
"숫자로는 기대하지 않았어요. 다만 한 번 본 사람은 끝까지 좋아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제가 드라마를 좋아하는데 저희 드라마에는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포인트가 있었거든요. 입소문이 나면서 많이 봐주셔서 감사했어요."

'남남'이 이토록 사랑받았던 건 기존과 다른 모녀관계를 통해 새로운 모녀상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가장 파격적인 모습을 보여준 건 전혜진이 연기한 은미이지만, 이를 받아주는 진희의 모습도 만만치 않았다.
"모녀의 드라마니까 모성애라는 틀을 가지고 있던 것 같아요. 감독님과 그 틀을 부수는 대화를 많이 했어요. 진희와 은미는 서로에게 어떤 부채감도, 의무감도 없는 관계고 공기처럼 존재하다 이제야 깨닫게 되는 이야기라고요. 서로 너무 깊게 연결되어 있기에 반드시 남이 되어야만 하는 이야기라고 생각했어요."
'남남'은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지만 드라마고 제작되며 설정에 일부분이 각색됐다. 이는 최수영에게 숙제로 다가왔다.
"처음에 대본을 3화까지 봤는데 정말 재미있었어요. 웹툰도 찾아봤는데 웹툰도 재미있더라고요. 설정이 조금 다른 부분이 있어서 숙제가 되기도 했어요. 원작 속 진희가 굉장히 쿨했다면 드라마에서는 은미에 집착에 가까울 정도로 신경 쓰는 지점도 있으니까요."

그렇다면 실제 최수영과 어머니와의 관계는 어떠할까. 수영은 비슷한 부분이 있다면서 그로 인해 진희를 이해할 수 있다고 털어놨다. 또한 자신과 마찬가지로 어머니 역시 드라마를 좋아한다며 어머니에게 받은 피드백을 공유하기도 했다.
"안달이 나서 엄마를 챙기려고 하는 지점은 비슷한 것 같아요. 저는 엄마가 윤택하게 살아야 직성이 풀리는데 엄마는 놔둬도 알아서 잘한다는 식이에요. 그런게 진희와 은미 같았고 그래서 진희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었어요. 엄마도 드라마를 좋아하시는데 제 작품을 보고 정확한 피드백을 해주세요. 이번에는 마지막에 은미가 진희의 빈방을 보는 장면에서 제가 소녀시대를 하기 위해 집을 떠났을 때가 겹쳤다고 하셨어요. 그러면서 '엄마로부터 자식이 독립하는 게 아니라 자식으로부터 엄마가 독립해야 자식을 온전하게 볼 있게 되는 것 같다'고 말씀해주시더라고요."
최수영과 김진희는 모녀 관계뿐만 아니라 많은 부분이 서로 닮아 있었다. 유일한 차이는 겁이 없는 진희와 달리 수영은 겁이 많다는 것이었다. 그래도 수영은 마지막화애서 여행을 떠나는 진희를 따라 '남남' 촬영 이후 다양한 여행을 떠났다.
"저는 모든 걸 내려놓고 진희처럼 배낭여행을 갈 수 있을 정도의 깜냥은 안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대리만족이 되는 부분도 있었어요. 완벽주의도 비슷한 것 같았어요. '남남' 촬영이 끝나고 여행을 많이 갔어요. 혜진 언니가 그만 좀 나가라고 할 정도였어요. 작품을 하면 다시 채우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시간이 허락된 것도 귀했어요."

최수영은 2007년 소녀시대 데뷔로 데뷔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배우 활동을 시작했다. 당시만 하더라도 아이돌 출신 배우를 향한 시선은 기대보다는 의심이 강했다. 최수영은 아이돌과 배우 두 가지를 모두 놓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했고 부정적인 시선은 자연스레 사라졌다.
"증명이라는 게 내가 하겠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더라고요. 나 혼자 힘으로 안 된다는 걸 알 때쯤이면 최선을 다하는 것밖에 할 수 없어요. 진희도 작가님, PD님의 소중한 자식인데 저에게 오는 바람에 하고 싶은 이야기를 못 하면 제 잘못이잖아요. 실제로 이 캐릭터가 살아있어서 눈 앞에 나타났을 때 욕먹지 않게 하고 싶었어요. 그걸 반복하다보니 증명하려하지 않아도 감사하게 저를 알아주시는 분들이 생긴 것 같아요."
소녀시대와 배우 여기에 예능까지 쉴 틈 없이 달려온 최수영은 자신과 닮은 '남남'의 진희를 연기하고 진희의 마지막을 따라 여행을 다니면서 새로운 모습을 배웠다. 바로 잠시 멈추는 것의 중요성이다.
"지금까지 쉼없이 달려온 것 같은데 '남남'을 기점으로 어느 정도 놨어요. '안 해도 괜찮다' '안 하고 있어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남남'의 결과가 나오기 전부터 그런 생각을 했던 걸 보면 여운과 성취감은 결과와 상관없던 것 같아요. 진희처럼 한 템포 쉬는 시간이 필요했던 것 같아요. 많은 걸 쏟아내고, 배우고, 채워낸 작품인데 그 상태에서 앞으로 나가려면 정리가 필요하잖아요. 여행을 다니면서 차분히 정리도 했어요. 예전에는 쉼없이 선택을 했다면 지금은 진희의 빈자리를 메워주는 캐릭터를 기다리고 싶어요."
어린 나이에 데뷔해 20대를 넘어 30대에 접어든 최수영. 성숙해지는 만큼 생각도 유연해졌고 '남남'을 통해 배운 여백의 미가 더해지며 인간적으로도 성숙한 모습이 느껴졌다.
"20대에는 내 입맛에 맞는 걸 입에 넣기에 바빴던 것 같아요. 30대에는 '정말로 이게 좋아'라고 물어보게 되더라고요. 또 20대에는 이건 못한다고 말했던 걸 30대에는 진짜 못하는지, 왜 못하게 됐는지 저에 대한 출발로 되돌아가더라고요. 깨닫지도 못한 채 벽을 만들었는데 그게 연기에서도 보이더라고요. 이제는 못 하는 것도 두려움 없이 보여주게 됐어요. 내려놓으니까 자신감으로 돌아오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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