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롯데, 먹태깡에 맞불…'노가리칩' 나온다
먹태깡과 맛 봉지도 비슷…'편승과 베끼기' 사이
롯데웰푸드(구 롯데제과)가 MZ세대를 타깃으로 한 '어른 과자' 노가리칩을 선보인다. 자사 해물 스낵 '오잉' 시리즈 신제품으로 대표 술안주인 노가리를 내세웠다. 앞서 출시돼 연일 품절 대란인 농심 신제품 먹태깡의 인기에 편승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다만 '미투 마케팅'이라는 비판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미투 마케팅이란 경쟁 브랜드의 상표, 디자인, 맛 등을 모방해 자사 제품을 알리는 행위다. 노가리칩은 먹태깡과 같은 청양마요맛으로 출시된 데다 검은색과 녹색의 봉지 콘셉트도 유사하다.
먹태? 우리는 노가리!
28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웰푸드는 이르면 9월 초부터 노가리칩 판매를 개시할 예정이다. 현재 대형마트, 편의점, 인터넷몰 등 주요 채널과 판매 시기를 조율 중이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지금 일부 인터넷몰에 노출된 것은 사전 협의 없이 진행 중인 것"이라며 "현재 구매는 불가능하며 정식 판매는 9월 초부터 개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노가리칩은 오잉 시리즈의 7번째 제품이다. 앞서 △매운 오잉 △미니 오잉 칠리새우맛 △오잉 낙지호롱구이맛 △오잉 장어덮밥맛 △숏다리 오잉 △오잉포차 꾸이오잉칩 등 제품이 있었다. 특히 지난 6월 출시된 먹태깡이 '오잉 맛과 유사하다'는 이야기가 SNS 등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돌면서 한차례 입소문을 타기도 했다.
롯데웰푸드에 따르면 이번 노가리칩은 술안주 노가리의 맛을 살려낸 것이 특징이다. 노가리 특유의 감칠맛에 소스로 찍는 청양마요맛을 첨가해 짭짤·알싸한 맛을 냈다. 황태채엑기스분말과 조미노가리, 청양마요시즈닝이 등이 들어갔다. 중량은 기존 오잉(75g)보다 줄어든 60g이다. 가격은 마트, 편의점 기준 각각 1360원, 1700원이다.
농심 부러운 롯데웰푸드
업계에서는 노가리칩을 먹태깡의 미투 제품으로 보고 있다. 먹태깡의 인기가 출시 한 달이 지나서도 식지 않고 있어서다. 오히려 구매가 어려워 더 돌풍이다. 현재 당근마켓 등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정가의 두 배가 넘는 가격으로 웃돈 거래가 이뤄지는 중이다. 농심은 최근 먹태깡의 생산량을 50% 늘렸지만 여전히 품절인 상황이다.
현재까지도 CU, GS25 등 주요 편의점에서 사재기를 막기 위한 발주 제한이 걸려있을 정도다. 지난 23일 기준 먹태깡의 누적 판매량은 300만 봉에 달한다. 무엇보다 '어른이 과자' 술안주 콘셉트가 인기를 끌면서 MZ세대 사이에서 농심의 존재감이 크게 올라갔다. 경쟁사인 롯데웰푸드 입장에서 어떻게든 견제가 필요했던 셈이다.
실제로 노가리칩은 맛과 봉지 콘셉트 등 먹태깡의 특징과 유사한 점이 많다. 이에 대해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최근 안주로 과자를 찾는 젊은 층이 늘어나면서 기존 오잉 제품에 노가리 콘셉을 입혀 새롭게 출시했던 것"이라며 "이 때문에 경쟁사 제품과 비슷한 느낌도 있겠지만 오잉 제품만의 특색을 담았다"라고 설명했다.
베끼기냐 편승이냐
롯데웰푸드는 먹태깡이 품절인 상황을 노가리칩으로 공략하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인기 상품이 매대에 없는 상황에서 유사 제품을 선보여 비슷한 효과를 보겠다는 계산이다. '품귀 스낵'인 먹태깡과 비슷하다는 사실 만으로도 MZ세대 등 대중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다. 물론 이를 두고 베끼기인지 편승인지를 두고 논란이 많다.
사실 국내 식품업계의 미투 마케팅은 관례처럼 이어져 왔다. 지난 2014년 해태제과는 '허니버터칩'을 출시해 허니 열풍을 일으켰다. 당시도 이를 견제하기 위한 '수미칩 허니머스타드', '포카칩 스윗치즈맛' 등 미투 상품이 봇물을 이뤘다. 라면 업계서도 과거 '꼬꼬면'이 인기를 끌자 '나가사끼 짬뽕', '기스면' 등 제품 연이어 출시됐다.
이처럼 업계가 미투 마케팅을 펼치는 이유는 적은 리스크 부담에 있다. 보통 신제품 하나를 출시하려면 시장분석과 제품 개발을 위한 연구비 등 많은 시간과 돈이 든다. 미투 마케팅은 여기에 드는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이미 선두업체가 시장에서 인기를 얻어 냄으로써 어느 정도 성공이 증명됐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실패 위험이 적다는 얘기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경쟁사의 제품을 따라해 인기에 편승하려는 것 보다 양질의 품질과 독특한 아이디어로 제품을 개발해 나가는 것이 장기적으로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길일 것"이라며 "미투 마케팅이 관련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효과도 있지만 무분별한 베끼기 경쟁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어 업계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전진 (noretreat@bizwatch.co.kr)
ⓒ비즈니스워치의 소중한 저작물입니다. 무단전재와 재배포를 금합니다.
Copyright © 비즈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