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철밥통' 전관 카르텔, 이번 기회에 제발 사라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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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2년 전 공공기관 임직원이 내부정보를 이용해 땅 투기를 벌인 사건이 아직 잊히지도 않았는데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전관 카르텔'로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
세상은 바뀌었는데 여전히 낡은 카르텔에 갇혀 과거를 사는 LH 은퇴자와 고위 간부들이 어렵게 공공기관 문턱을 넘은 젊은 세대 직원들의 사기마저 꺾어 탈출 러시가 이어진다는 소식에 안타까울 따름이다.
LH 사태를 계기로 대한민국 정부 산하 공공기관의 전관 카르텔이 완전히 사라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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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바뀌었는데 여전히 낡은 카르텔에 갇혀 과거를 사는 LH 은퇴자와 고위 간부들이 어렵게 공공기관 문턱을 넘은 젊은 세대 직원들의 사기마저 꺾어 탈출 러시가 이어진다는 소식에 안타까울 따름이다.
LH의 전관 문제는 수년간 사회에 경고 신호를 보냈다는 점에서 더욱 절망적이다. 공공기관에 한 번 몸담은 것으로 은퇴 이후에도 사적 이득만 취하려 혈안이 되어 후세대의 짐이 되는 이들은 과연 반성이나 하고 있을지 의문이 든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도로, 철도 관료층을 비롯한 전관을 고리로 한 국토부의 이권 카르텔부터 단절시키겠다"며 "전관 카르텔은 공공의 역할에 대한 배신일 뿐 아니라 민간 자유 경쟁시장을 왜곡시키고 공정한 경제 질서를 정면으로 파괴해 미래 세대의 기회를 빼앗는 세대 약탈 행위"라고 말했다.
LH 수장은 공직자들에게도 무덤이 돼버렸다. 지난해 11월 새로 취임한 이한준 LH 사장은 1년도 안돼 벌써부터 사퇴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이 사장은 "조직은 망가지고 위계도 체계도 없다"면서 쓴소리를 했다. 그는 "기본적인 것조차 상실했다"며 "취임 후 많은 노력을 했지만 내부의 자정만으론 이 조직을 혁신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참담하다 못해 실망스럽다"고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그의 말이 LH 자성에 큰 계기가 됐으면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가 못하다. LH에 반년 몸담은 정치권 낙하산 인사가 과연 내부 조직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이해하고 있을까 궁금하다. 이번 철근 부실 사태는 비단 아파트 부실시공만의 문제가 아니라 '건설 이권 카르텔'이다. 국토부 역시 여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일제강점기인 1941년 주택난 해소를 위해 창립된 특수법인 '조선주택영단'을 뿌리로 두고 있는 LH는 2009년 '대한주택공사', '한국토지공사'가 결합해 거대 조직으로 탄생했다. 경제성장기의 LH가 지은 '주공아파트'는 현재의 '래미안' '힐스테이트'보다 훨씬 더 튼튼하고 좋은 고급 아파트로 인식됐다. 오랜 역사를 가진 만큼 국민들의 신뢰가 두텁고 그래서 현재 국민들은 더욱 실망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LH가 카르텔 철폐를 약속하며 부랴부랴 내놓은 대책에 많은 이들이 실망하고 있지만 마지막 기대를 걸어본다. LH는 설계·감리 용역업체 선정 절차를 전면 중단한 데 이어 이미 체결을 완료한 전관 업체와의 용역계약까지 백지화한다고 밝혔다. 지난 7월31일 이후 체결된 전관 업체와의 계약 절차가 중단될 예정이며 이들 업체가 낙찰자 지위를 이용해 소송을 제기할 경우 648억원(11건) 규모에 달한다. 이는 엄연히 국민이 낸 세금으로 수습이 될 예정이다. LH 사태를 계기로 대한민국 정부 산하 공공기관의 전관 카르텔이 완전히 사라졌으면 한다.
한국도로공사, 한국철도공사(코레일) 등 그동안 '철밥통'으로 불리던 국토부 산하 공공기관들은 LH 사태를 지켜보며 긴장해야 할 것이다. 특히 도로공사는 전관들이 휴게소 운영권을 독점해 꿀을 빠는 대표적인 철밥통으로 눈총을 받아온 지 오래다. 이번에는 달라질 수 있을지, 60년 해묵은 카르텔을 사라지게 할 마지막 기회로 여겨주길 바란다.
신유진 기자 yujin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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