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복지포인트는 소득세에 건보료까지 징수...공무원엔 비과세 '형평성 논란'
건보공단, 2010년부터 10년 넘게 건보료 부과 추진했으나 관철 못 해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사기업과 공기업, 공공기관의 일반 근로자에게 지급된 복지포인트는 '근로소득'으로 분류돼 소득세 뿐 아니라 건보료도 부과되는 반면 공무원 복지포인트는 소득세는 물론 건보료 부과 대상에서도 제외돼 있어 형평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28일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현행 규정상 공무원의 복지포인트는 '인건비'가 아닌 '물건비'로 분류돼 소득세는 물론 건강보험료 부과 대상 소득에서 빠져있다. 하지만 사기업과 공기업, 공공기관의 일반 근로자에게 지급된 복지포인트는 '근로소득'으로 분류돼 소득세 뿐 아니라 건보료도 부과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직장인의 건보료는 건강보험법에 근거해서 회사에서 받는 보수월액에 보험료율(올해 7.09%)을 곱해서 산출한다. 이렇게 산정된 보험료에서 직장가입자는 회사와 반반씩 나눠서 절반을 부담한다.
보수월액은 근로의 대가로 받은 봉급, 급료, 보수, 세비(歲費), 임금, 상여, 수당, 그밖에 이와 유사한 성질의 금품으로 '대통령령으로 정한 것'을 말한다. 퇴직금, 현상금, 번역료·원고료, 소득세법상 비과세 근로소득은 보수에서 빠지기에 건보료를 매기지 않는다.
민간기업과 공공기관, 공기업의 복지포인트는 대통령령이 정한 보수에 들어가기에 건보료를 부과하고 있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소득세법상 과세 대상일 경우 건보료를 부과하는데, 복지포인트는 이 범위에 포함되기에 보험료를 매긴다"고 설명했다.
건강보험공단은 이렇게 정한 보수에 고용주가 국가인 공무원이 받는 복지포인트도 당연히 포함된다고 보고 2010년부터 건보료를 부과하려고 했지만, 몇 차례의 시도에도 불구하고 지금껏 10년 넘게 관철하지 못하고 있다.
공무원 복지포인트는 2003년 시범사업을 거쳐 2005년 1월부터 중앙부처 전체에서, 지방공무원은 2005년 서울을 시작으로 시행되고 있는 복지제도다. 공무원 복지포인트 등은 병의원 진료비, 약값, 안경 구매, 학원 수강료, 책값, 여행 때 숙박시설 이용료, 영화·연극 관람료, 기념일 꽃 배달 서비스 요금 등으로 사실상 현금처럼 쓸 수 있다.
사실상 급여의 성격으로 받지만, 공무원이 근로 제공의 대가로 받는 보수가 아니다. 기획재정부와 행정안전부 등이 법제처의 유권해석을 받아서 공무원 복지포인트와 월정 직책급, 특정업무경비 등을 예산 지침상 인건비가 아닌 복리후생비이자 물건비 등 특정 용도가 정해진 실비변상적 성격의 경비로 규정해놓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공무원 복지포인트 등은 소득세법상 비과세 소득으로 소득세를 내지 않을 뿐 아니라 근로소득인 보수에만 건보료를 매기도록 한 건강보험법상의 보험료 부과 대상에서도 빠져있다.
다만 최근 회사가 임직원들에게 지급하는 복지포인트가 근로기준법상 통상임금은 아니더라도 소득세법상 근로소득의 범주에 포함되기에 근로소득세를 부과하는 게 정당하다고 재확인한 법원 판단이 나오면서 차별 논란이 재점화하고 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신명희 부장판사)는 한화손해사정이 임직원들에게 지급한 복지포인트에 부과된 근로소득세 4700여만원을 환급해달라며 서울 마포세무서장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최근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근로의 대가로 보기 어려운 복리 후생적 성격의 소득도 모두 소득세법상 근로소득에 포함되는데, 특히 복지포인트는 근로와 밀접히 관련돼 근로조건의 내용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근로소득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2019년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공무원이나 공기업, 사기업 직원에게 지급되는 복지포인트는 통상임금이 아니라고 판결했기에 복지포인트를 임금에는 산정하지 않는다 해도 근로소득이기에 과세하는 게 맞는다는 것이다.
이런 재판 결과가 공개되자, 과세당국과 건강보험 당국이 소득세와 건강보험료를 부과하면서 공무원에게 지급된 복지포인트와 일반 노동자의 복지포인트에 각기 다른 기준을 적용해 특혜시비를 낳았던 해묵은 문제가 새삼 조명받고 있다.
fact0514@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고우림 "김연아 보다 연하지만 용기 있게 고백"
- 은퇴 선언 정찬성 “‘코리안 좀비’ 사랑해주셔서 감사”
- "내 딸 죽인 흉악범과 숨 쉴 수 없다"…가해자가 된 유족[이현정의 현실 시네마]
- 킹크랩 배딱지에 왜 얼음이?…“수산시장 ‘신종 저울치기’ 너무하네”
- 서정희 "서세원에 미련있었다"…사망 며칠전 전화
- “역시 에스파” 북미 투어 연속 매진…현지 팬 사로잡았다
- 추성훈 "딸 사랑이 사춘기…자고 있을 때만 뽀뽀"
- 신애라 “부모가 연예인이라고 아들 학폭 피해, 피 거꾸로 솟아”
- 김우빈, 고인된 팬 추모 "내 팬이어서 정말 감사"…조문·화환
- "애가 저러는데 부모는 뭐했나?" 요즘 유행한다는 '이 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