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먹거리 물가...한은, "국제식량가격 급등, 국내 식품 물가 파급 우려"

이미선 2023. 8. 28.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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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 악화로 농산물 가격이 오르는 등 먹거리 발(發) 물가 불안이 커지고 있다.

품목별로는 농·축수산물 가격은 팬데믹 초기 식료품 지출 증가와 국내 기상여건 악화,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에 빠르게 상승했고, 가공식품가격은 지난해 국제곡물가격 급등에 시차를 두고 파급되면서 높은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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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료품 비중 높은 저소득층 부담↑…면밀히 점검해야"
이미지=한국은행

기상 악화로 농산물 가격이 오르는 등 먹거리 발(發) 물가 불안이 커지고 있다. 특히 다음달 추석 명절을 앞두고 식료품 물가가 더 가파르게 상승할 가능성이 있어 서민층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 달까지 두달 연속 2%에 머무른 소비자물가가 다시 8월과 9월 다시 3%대로 복귀할 것으로 내다봤다.

2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내외 식료품물가(food inflation) 흐름 평가 및 리스크 요인'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국내에서 집중호우와 폭염, 태풍 등 기상여건 악화로 채소·과일 등 농산물 가격이 전덜 대비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여기에 흑해곡물협정 중단, 인도의 쌀 등 일부 국가의 식량수출 제한 등이 겹치면서 식료품 물가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내 식료품 물가는 최근 상승률이 둔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웃돌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현재까지 누적된 가격상승도 소비자물가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

품목별로는 농·축수산물 가격은 팬데믹 초기 식료품 지출 증가와 국내 기상여건 악화,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에 빠르게 상승했고, 가공식품가격은 지난해 국제곡물가격 급등에 시차를 두고 파급되면서 높은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식료품 물가 급등은 글로벌 공통 이슈다.

유로지역에서는 올해 식료품물가 상승률이 소비자물가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영국은 지난 3월 식료품 물가가 19.2% 상승, 4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른 주요국에서도 지난해 이후 식료품물가 상승률이 전체 물가 상승률을 크게 웃돌면서 식료품발 물가 불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곡물과 비료 공급 차질을 비롯해 각국의 식량 수출제한, 이상 기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식료품물가의 상방압력을 높인 영향이다.

문제는 글로벌 변수가 앞으로 국내 식료품 물가 오름세 둔화 속도를 제약할 여지가 있다는 점이다.

한은은 향후 우리 물가에 흑해 곡물협정 중단과 인도의 쌀 수출 중단에 따른 식량안보 우려가 상승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엘니뇨와 이상기후 등은 국제식량가격의 가장 큰 상방 리스크로 지목했다.

보고서는 "올해 중 강한 강도의 엘니뇨 발생이 예상되는데, 과거 사례를 보면 엘니뇨 기간 이후에는 국제식량가격 상승기가 나타나는 경향을 보여왔다"면서 "해수면 온도가 예년 대비 1도 상승할 때 평균적으로 1∼2년의 시차를 두고 국제식량가격이 5∼7%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쌀을 제외한 국물의 대외 의존도가 매우 높아 국제식량가격 변동이 국내 물가에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한은은 "국제식량가격은 시차를 두고 국내 가공식품 가격 및 외식물가에 파급된다"면서 "가공식품은 11개월 후에, 외식물가는 8개월 후에 영향이 최대로 나타나며, 국제식량가격 급등기에는 시차가 단축되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식료품과 외식물가는 하방경직성과 지속성이 높고 체감물가와의 연관성도 높아 기대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면서 "향후 국내 물가 둔화 흐름을 더디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가계지출 중 식료품 비중이 높은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가계부담이 증대하고 실질구매력이 축소될 수 있는 만큼 후 식료품물가의 흐름과 영향을 면밀히 점검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이미선기자 alread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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