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주發 ‘개미지옥’ 아우성인데…결국 대주주만 돈 버나 [투자360]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딱 1주일 초전도체주 투자했는데 수익률 200% 올렸습니다. 실탄 쌓아서 다음 타깃 노려봅니다.” (온라인 종목토론방 게시글)
“하루 만에 투자금 30%가 녹아내리는 것을 보면서 인생 한방 따위는 내 인생에 없다는 것을 이번 기회에 깨달았다.” (서울 소재 직장인 A 씨)
각종 ‘테마주’로 인한 주가 쏠림 현상과 큰 변동성 문제가 지속되면서 큰 수익을 낸 개미(소액 개인 투자자)들의 인증글이 온라인 상에 이어지고 있지만, 반대로 큰 돈을 잃은 투자자들의 아우성 역시 커지는 모양새다.
이런 가운데 초전도체 등 테마주에 올라탄 상장 기업의 대주주들이 보유 주식을 서둘러 현금화하는 등 고점에서 차익 실현에 나서며 눈총을 사고 있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주주들의 주식 매도 움직임은 올 들어 주가가 급등한 2차전지 관련주에서 나타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윤성에프앤씨의 최대주주인 박치영 대표는 지난주 20만 주(2.51%)를 시간외매매로 매도했다. 주당 18만~19만원대에 팔아 374억원을 현금화했다.
윤성에프앤씨는 작년 11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2차전지 장비업체다. 박 대표는 상장하면서 보유지분(58.46%) 전체에 대해 2년6개월의 보호예수를 약속했다. 이번에 매각한 지분은 2대주주인 프리미어루미너스 측에 넘겼던 지분 중 일부를 되사와 매각한 것으로 파악된다.
상장 첫날 4만원 수준이던 윤성에프앤씨의 주가는 지난달 26만원대까지 오르기도 했다.
앞서 에코프로비엠과 금양 등 2차전지 회사 고위 임원들이 주가 급락 직전 자사주를 잇따라 처분해 논란이 일었다. 에코프로비엠 임원 4명이 지난달 27·28일(결제일 기준) 자사주 5790주를 장내 매도했다. 8만주를 갖고 있던 허재훈 상무도 지난달 27일 4만주를 주당 15만1615원에 장내 매도했다고 공시했다. 임원들의 대량 매도가 일어난 지난달 27일 에코프로비엠 주가는 하루새 17.2% 급락했고 금양도 임원의 매도일인 이날 22.4% 내렸다.
최근 한 달 간 주가가 ‘널뛰기’한 상온 초전도체 관련주 대주주들도 차익 실현을 위한 움직임에 적극 나서는 양상이다.
지난 7일 파워로직스의 최대주주 특별 관계인인 김원남 탑엔지니어링 사내이사는 파워로직스 8만4800주(지분 0.25%)를 주당 9640원에 매도해 8억2000만원을 손에 쥐었다. 파워로직스의 또다른 주요 주주인 에코플럭스는 지난 14일 지분 12만6060주(0.37%)를 주당 1만6730원에 팔아 21억원을 챙겼다.
비등기임원인 장동필 부사장과 김대현 상무이사도 지난 23일 각각 이 회사의 주식 4000주, 1270주를 장내매도했다고 공시했다. 이날 시간외 매매에서 파워로직스 주가는 종가 보다 1.19% 내린 9970원에 거래를 마쳤다.
초전도체 관련주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았던 서남도 지난 7일 이헌주 부사장이 보유하고 있던 서남 주식 45만598주 중 4만주를 1만980원에 장내 매도했다. 이 부사장이 매도로 현금화 한 금액은 4억3920만원으로 보유 지분은 2.09%에서 1.84%로 0.25% 줄었다. 같은 날 이재훈 상무도 1만980원에 6만7000주를 장내 매도했다. 앞서 이 상무는 4일에도 7만주를 8450원에 장내 매도했다. 이번 매도 전까지 서남 주식 14만2000주를 보유하고 있던 이 상무는 두 차례에 걸쳐 14만주를 처분하면서 보유 주식은 2000주만 남게 됐다. 이 상무는 해당 매도로 13억2716만원을 챙겼다.
두 임원이 주식을 팔아 차익을 실현한 날은 서남이 회사 홈페이지에 ‘초전도체 테마주가 아니다’라고 공지한 날이다. 초전도체 테마에 올라타기 전 3000원 안팎에서 움직였던 서남 주가는 지난 8일 장중 1만5430원까지 치솟았다. 지난 24일 종가 5000원으로 고점 대비 절반 이상 빠졌다.
이 밖에도 코스피 상장사 덕성에선 최대주주인 이봉근 대표의 친인척 이제종 씨는 올해 3월 말 기준 덕성의 지분 1.99%(31만1470주)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4일과 7일 두 번에 걸쳐 5만3600만주를 장내매도했다.
이런 일이 이어지자 대주주와 임원들의 주식 거래를 사전 공시하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진다.
금융당국도 상장사 임원·대주주의 주식 거래에 대한 사전 공시 의무화를 추진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9월 내부자거래 사전공시제도 도입방안을 발표하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법 개정안 통과를 추진하고 있다.
다만, 해당 법안이 언제 현실화될 지는 아직까지도 안갯 속이다. 개정안은 지난해 6월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를 통해 법안이 통과된 뒤 아직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계류 중이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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