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사 출신’ 은평 흉기난동男, 주방칼로 위협…치킨·소주 주며 설득 끝 제압

김수연 2023. 8. 28.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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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은평구 주택가에서 흉기 8점을 소지한 채 난동을 부린 30대 남성이 10년의 요리사 경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장에서 여러 종류의 칼이 발견된 이유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결국 은평경찰서 형사과장이 위기협상 복장을 착용한 채 A씨에 접근, 대화하면서 흉기를 바닥에 내려놓도록 유도했다.

또 A씨는 대치 상황에서 "어머니와 외삼촌을 불러달라. 소주를 사달라", "도망간 행인을 데려오지 않으면 다 죽이겠다" 등 여러 요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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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기 8점 소지…특수공무집행방해혐의 구속영장 신청
4년 전 조울증 진단…가족간 금전문제 범행 원인 추정
지난 26일 밤 서울 은평구 갈현동의 한 주택가에서 술취해 흉기를 든 남성이 경찰과 대치 끝에 체포됐다. 사진은 사건 현장에서 흉기를 든 남성이 마신 술. 뉴시스
 
서울 은평구 주택가에서 흉기 8점을 소지한 채 난동을 부린 30대 남성이 10년의 요리사 경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장에서 여러 종류의 칼이 발견된 이유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경찰은 총기 등을 사용하지 않고 난동범을 설득해 진압하려 했고, 이 피의자는 경찰과 대치하는 와중에 길거리에서 경찰이 제공한 술과 치킨을 먹었다고 한다.

서울 은평경찰서는 특수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A씨를 현행범 체포해 27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A씨 소유로 추정되는 칼 8종을 압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10년 전 요리사로 일하면서 소지하게 된 칼들로 낚시 갈 때 사용하기 위해 차량에 싣고 있었다”며 “사시미 칼, 정형칼(육고기용) 등 모두 주방에서 사용하는 칼들로 총포도검 등록 대상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현장에서 발견한 칼 6점은 경찰 도착 직후 압수했고, 나머지 2점도 A씨를 체포할 때 압수했다.

이어 “진술을 종합해 볼 때 금전으로 인한 가족 간 다툼이 원인으로 보인다. 면밀히 확인 중”이라며 “현재까지 살인 예고글과의 관련성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구체적인 범행 동기를 확인하기 위해 휴대폰을 포렌식할 예정이다.

A씨는 지난 26일 밤 갈현동의 한 주택가에서 흉기를 소지한 채 배회하다 경찰과 대치 끝에 검거됐다.
지난 26일 밤 서울 은평구 주택가에서 상의를 탈의한 채 흉기를 든 30대 남성이 경찰과 대치 중이다. 뉴스1
 
신고 5분 만에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흉기가 다수 발견돼 위험성을 고려해 특공대에 지원을 요청했고, 발생 11분쯤 뒤인 오후 8시37분에 도착했다. A씨는 갈현동의 한 빌라 1층 주차장에서 양손에 흉기를 든 채 경찰과 맞섰으나 오후 10시5분쯤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A씨는 당시 경찰관에게 흉기를 휘두르고 본인에게 흉기를 겨눈 채 자해 위협도 했다. 이 때문에 경찰은 테이저건 발사 등 강제 진압이 어려웠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현장에서는 은평경찰서장이 직접 현장을 지휘하고 지역경찰 18명, 강력형사 8명, 경찰특공대 21명 등 총 48명이 현장에 투입해 대응했다.

결국 은평경찰서 형사과장이 위기협상 복장을 착용한 채 A씨에 접근, 대화하면서 흉기를 바닥에 내려놓도록 유도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경찰에 치킨과 소주를 요청했고, 경찰은 라포(상호신뢰관계) 형성을 위해 이를 제공해 협상에 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A씨는 대치 상황에서 “어머니와 외삼촌을 불러달라. 소주를 사달라”, “도망간 행인을 데려오지 않으면 다 죽이겠다” 등 여러 요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의 시선이 분산된 사이, 뒤쪽에서 대기 중이던 경찰특공대가 그를 제압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혼자 술을 마셨고 자해하려 했다”고 진술했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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