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정유미, 봉준호 감독 극찬에 한 생각 [인터뷰]

정한별 2023. 8. 28.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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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은 작품을 본 봉준호 감독의 극찬을 이끌어내며 개봉 전부터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명확한 디렉션에 오히려 자유로움을 느꼈다는 정유미는 "내 생각이 너무 많이 들어가면 콤팩트한 작업에선 감독님께 부담감을 드리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정유미는 "이선균 오빠의 캐릭터가 수진이보다 평면적이었다고 생각한다. 오빠는 끊임없이 감독님과 대화하는데 영화 안에서 캐릭터가 입체적으로 살아나는 부분들이 그렇게 만들어진 게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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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미 "'잠' 대본, 간결하고 깔끔했다"
네 번째 호흡 맞춘 이선균 향한 애정
정유미가 '잠'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잠'은 작품을 본 봉준호 감독의 극찬을 이끌어내며 개봉 전부터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배우 정유미는 이와 관련해 설렘과 긴장감을 모두 내비쳤다. 그는 봉 감독의 칭찬에 기뻐하면서도 관객들의 기대치가 높아질 듯해 우려되는 마음이 있다고 털어놨다.

정유미는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영화 '잠'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잠'은 행복한 신혼부부 현수(이선균)와 수진(정유미)을 악몽처럼 덮친 남편 현수의 수면 중 이상행동, 그리고 잠드는 순간 시작되는 끔찍한 공포의 비밀을 풀기 위해 애쓰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대본의 매력

정유미가 유재선 감독을 향한 신뢰를 내비쳤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정유미는 '잠'의 대본을 읽고 작품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대본이 되게 간결하고 깔끔했다. 이런 시나리오를 처음 받아봤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시나리오를 접한 뒤에는 유재선 감독을 향한 호기심을 품게 됐다. 정유미는 "이 글을 쓴 감독님이 궁금해졌다. 대본에서 느껴지는 공간들을 어떻게 채워나갈지 보고 싶었다. 감독님을 만나 뵙고 이야기를 나눈 후에는 믿음이 생겼다"고 이야기했다.

유 감독은 '잠'의 대본과 닮은 사람이었다. 미팅 때 꼭 필요한 말만 했고 촬영 현장에서도 정확한 디렉션을 줬다. 명확한 디렉션에 오히려 자유로움을 느꼈다는 정유미는 "내 생각이 너무 많이 들어가면 콤팩트한 작업에선 감독님께 부담감을 드리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잠' 속 자신의 얼굴을 보며 놀랐다는 이야기도 들려줬다. 그는 "난 감독님이 와서 보라고 하지 않는 이상 모니터링을 잘하는 편은 아니다. '잠'의 경우' 로우샷이 많았다. 현장에서는 '콧구멍밖에 안 보이는데 왜 밑에서 계속 찍나' 싶었는데 이유가 있더라. 완성된 영화를 보니 '필요한 거였구나' 싶었다"고 밝혔다.


이선균과의 재회

정유미가 과거를 회상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정유미는 '잠'을 통해 이선균과 네 번째 호흡을 맞췄다. 앞서 홍상수 감독의 영화 '첩첩산중' '옥희의 영화' '우리 선희'에 함께 출연했다. 정유미는 과거를 회상하며 "홍상수 감독님과의 작업으로 세 작품을 했지만 회차가 많진 않았다. 대신 대사, 테이크 수 등이 만들어내는 밀도가 어마어마했다"고 말했다. 정유미에게 10년 만에 재회한 이선균은 전혀 낯설게 느껴지지 않았다. 정유미는 "홍상수 감독님 영화에서 호흡을 맞췄던 기억이 편안하게 남아 있었던 듯하다"고 밝혔다.

이선균은 유 감독과 많은 대화를 나눴다. 정유미는 "이선균 오빠의 캐릭터가 수진이보다 평면적이었다고 생각한다. 오빠는 끊임없이 감독님과 대화하는데 영화 안에서 캐릭터가 입체적으로 살아나는 부분들이 그렇게 만들어진 게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잠' 속 이상행동을 보이는 이선균은 날고기, 날생선을 먹어치우기도 한다. 정유미는 이 장면과 관련해 "이선균 오빠가 진짜 불쌍했다"면서 "'나는 과연 저렇게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이야기했다.


봉준호 감독의 극찬

정유미가 봉준호 감독의 극찬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잠'은 유재선 감독의 장편 영화 데뷔작이다. 봉준호 감독은 '잠'을 관람한 후 "최근 10년간 본 영화 중 가장 유니크한 공포 영화이자 스마트한 데뷔 영화"라고 평을 남긴 바 있다. 정유미는 이와 관련해 "좋은 점도, 안 좋은 점도 있다. 아무래도 봉 감독님이 재밌게 봤다고 하면 사람들이 미리 기대하지 않나. 그분들이 보고 재미가 없으면 '뭐야'라고 할 수도 있다. '봉준호 감독님이 봤다는데 재밌겠지'라고 말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고 생각을 밝히며 미소 지었다.

정유미는 '윤식당' 시리즈부터 지난 5월 종영한 '서진이네'까지 오랜 시간 예능으로 시청자들을 만나왔다. 그는 이 프로그램들에 감사한 마음이 크다고 했다. "내가 연기를 할 때도 도움이 되는 듯하다. 그런 시간이 주는 힐링, 자유로움이 있지 않나. 뭐든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기기도 한다"는 게 정유미의 이야기다. 다양한 드라마, 영화와 예능을 통해 활약해 온 정유미는 앞으로도 대중에게 웃음과 감동을 모두 전할 전망이다.

정유미의 새 작품인 '잠'은 다음 달 6일 개봉한다.

정한별 기자 onestar10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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