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악 범죄 예고하면 국가가 손해배상 청구.. 촉법소년도 용서 없다

국가수사본부, 흉악 범죄 예고 469건 수사
제주서도 관련 범죄 잇따라 경찰 대응 집중
손해배상 청구 등 방침.. 치안공백 우려 여전

이달 초 흉악 범죄 예고 게시글이 올라온 제주공항에서 경찰 특공대가 정밀 수색을 실시하는 모습 (사진, 제주경찰청 제공)

신림동 흉기난동 사건 이후 쏟아진 온라인 상 ‘흉악 범죄 예고’가 전국에서 469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25일 아침 9시 기준 전국에서 총 469건의 흉악 범죄 예고글을 수사 중입니다.

이 중 219건(228명)을 검거하고 이 가운데 22명이 구속됐습니다. 이 같은 예고글은 신림역, 서현역 흉기 난동 범죄를 기점으로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흉악 범죄 예고나 협박성 글이 쏟아지면서 치안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실질적으로 범인을 검거하거나 범죄 예방에 투입돼야 할 경찰 인력 상당수가 무분별한 흉악 범죄 협박 대응에 투입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달 초 흉기를 든 남성과 경찰이 대치한 모습

제주에서도 관련 범죄가 잇따르면서 최단시간 출동해야 하는 112 신고 지령 ‘코드0’를 발령하는 등 총력 대응에 나서고 있습니다.

실제 지난 4일 제주공항을 테러하겠다는 글이 온라인에 올라와 경찰 등 관계 당국이 공항을 대대적으로 검색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지난 8일에는 제주 서귀포시 한 마트 인근에서 흉기를 든 70대가 경찰과 한동안 대치하다 체포되기도 했습니다.

경찰은 흉악 범죄 예고 행위가 안전을 위협하는 만큼 형법상 협박, 위계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를 적극 적용한다는 방침입니다.

또 촉법소년이라도 범죄 혐의가 인정되면 관할 법원 소년부에 직접 송치해 소년보호처분을 받도록 할 예정입니다.

아울러 법무부는 흉악 범죄 예고글을 온라인에 올리면 처벌과 별개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기로 했습니다.

흉악 범죄 예고글 게시 때문에 경찰 인력이 대규모로 투입된 것에 대한 민사상 책임을 묻겠다는 것입니다.

현장에 투입되는 인력이나 장비, 시간 등을 고려했을 때 허위로 흉악 범죄 예고나 협박글을 올리면 최소 수백만원은 물어줄 각오를 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경찰청은 “온라인상 무분별한 흉악 범죄 예고글 게시행위에 대해선 모든 수사역량을 총동원해 게시자를 신속히 추적, 검거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흉악 범죄를 예고하거나 협박하는 글을 온라인 상에 올리면 형사책임뿐 아니라 민사책임까지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정용기 (brave@jibs.co.kr)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