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일때 투자하라'…업턴 준비 기업 누굴까
석유화학4사, R&D 24.9%↑·설비 44.7%↑
불황터널을 지나고 있는 석유화학 업계가 공장 신·증설 등 설비투자와 연구개발 비용을 모두 늘리고 있다. 미래를 대비해 신기술과 생산능력을 확보,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전략이다.
LG화학·롯데케미칼·한화솔루션·금호석유화학 등 국내 주요 석유화학기업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이들의 올 상반기 연구개발 비용은 총 1조1850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공장 신·증설 등 시설 관련 투자비용도 총 5조5713억원이 쓰였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4.9%, 44.7% 증가한 규모다.
상반기 연구개발비 1조원 넘어
전년 동기 대비 각사 연구개발 비용 상승률은 △한화솔루션 31.1%(886억원→1162억원) △LG화학 24.9%(7865억원→9825억원) △롯데케미칼 18.1%(493억원→582억원) △금호석유화학 18.0%(239억원→282억원) 순으로 높았다.
올해 상반기 LG화학은 생분해성 플라스틱 소재 등 저탄소·친환경 화이트바이오 소재와 양극재를 비롯한 차세대 전지 소재기술, 전기차용 고용량·장수명 양극재 개발에 투자를 집중했다. 현재 효과적인 치료제가 없는 비알콜성 지방간염 치료를 위한 신약 개발에도 공을 들였다.
이에 지난 6월 LG화학이 예고한 신성장동력 중심의 체질개선에도 가속이 붙을 전망이다. 당시 LG화학은 배터리·친환경·혁신 신약 ‘3대 신성장 동력’을 중심으로 사업구조 재편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같은 기간 롯데케미칼은 배터리 소재와 수소 시장 확대를 위한 연구에 박차를 가했다. 배터리 분리막용 제품군과 배터리 셀파우치용 폴리프로필렌 등 스페셜티 소재 개발 실적 다수를 냈다. 차량용 수소탱크와 암모니아 열분해 기술을 개발해 수소 밸류체인을 완성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한화솔루션은 바이오 기반 친환경 폴리염화비닐과 저탄소·식물성 기반 바이오 가소제 상업화 관련 연구를 진행했고, 금호석유화학은 바이오 장갑용 NB라텍스 소재와 극저온 내구성이 강화된 아스팔트용 합성고무 상업화에도 성공했다.
설비증설에도 ‘배터리 소재’ 뜬다
아울러 생산설비 투자비용 상승률은 △한화솔루션 179.5%(1102억원→3080억원) △금호석유화학 93.3%(359억원→694억원) △롯데케미칼 90.3%(2963억원→5609억원) △LG화학 36.0%(3조4062억원→4조6330억원) 순이었다.
LG화학은 말레이시아와 여수, 대산 등 석유화학 사업부문에 2708억원, 첨단소재 사업부문에 1850억원 등을 투자했다. 종속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과 팜한농은 각각 4조1742억원, 30억원 라인을 증설했다.
업계 내에선 향후 첨단소재 부문 설비투자가 크게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2025년까지 3대 신성장 동력에 대한 투자비용은 10조원, 그 가운데 배터리 소재에만 6조원이 잡혔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완공예정인 대산공장이 눈길을 끈다. 이 공장은 전해액 유기용매 핵심소재 4종을 생산한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2021년 5월 2100억원을 들여 국내 최초로 EC(에틸렌 카보네이트)와 DMC(디메틸 카보네이트)를 생산하는 공장 건설을 발표했다.
이후 1400억원을 추가 투입해 EMC(에틸 메틸 카보네이트)와 DEC(디 에틸 카보네이트)까지 라인확대를 추진했다. 이 라인은 내년 오픈 예정이다. 올해 상반기 롯데케미칼이 해당 설비에 투자한 금액은 각각429억원 389억원이다.
금호석유화학은 지난 2021년 울산시와 체결한 NB라텍스 생산시설을 증설건 관련 투자를 이어갔고, 한화솔루션은 태양광 모듈과 셀의 대형화 작업을 위한 라인 증설 및 생산 라인 개조가 이뤄졌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 당장 어렵다고 미래를 준비하지 않을 수 없다”며 “호황이 다시 찾아왔을 때를 대비, 공장을 증설하거나 신기술을 갖추기 위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민경 (klk707@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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