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스티그마 "명품 FPS 탄생을 향해 쏴라"

박명기 기자 2023. 8. 28.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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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호ㆍ이진균 볼드플레이 대표, 박재찬 케이제이앤투자파트너스 대표 인터뷰
권대호 볼드플레이게임즈 대표(왼쪽부터)와 박재찬 케이제이앤투자파트너스 대표-이진균 대표. 사진=박명기

볼드플레이게임즈는 신생 게임개발사다. 아직 한 번도 세상에 제대로 얼굴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멤버는 인도네시아와 브라질 등에서 짜릿한 성공을 경험을 한 이들이 모였다.

글로벌 성과를 거둔 FPS '포인트 블랭크'를 10년 이상 개발 및 서비스를 경험한 핵심인력이다. 특히 권대호 대표는 '포인트 블랭크'를 개발 초기부터 성공까지 '1억 3000만 유저 70개국 진출'을 직접 관여한 핵심 멤버 중 한 명이다. 

그가 들고온 새 게임명은 '블랙 스티그마(BLACK STIGMA)'다. PC 온라인 FPS게임이다. 스팀과 에픽게임즈스토어에서도 서비스할 예정이다. 2020년 개발에 시작해 2022년 8월 아시아, 9월 북미에서 알파테스트를 했다. 2024년 3월 얼리 액세스를 스팀에서 시작할 계획이다 

게임톡이 권대호, 이진규 대표와 이 게임 개발에 투자한 박재찬 케이제이앤투자파트너스 대표를 서울 송파구 볼드플레이게임즈 사무실에서 만나봤다. 

 

■ 좀 더 찐하게 갈아넣을 프로젝트 필요했다

Q.: 권대호 이사님, 아니 이제 볼드플레이게임즈 대표님이다. 제페토 시절 뵙고 처음 뵙는다. 그동안 창업하고 게임을 개발해 깜짝 놀랐다. 제페토 퇴사와 창업을 된 계기 등을 소개해달라. 

권대호 대표(이하 권대호) : 2018년 여름 개인적인 사정으로 퇴사했다. 꽤나 큰 가정의 불운이 될 수 있었으나 너무도 다행히 해프닝으로 끝났다. 괴로운 상황이 마음에 크게 자리잡고 있었고, 내 의지로 타파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난 이후부터 뭔가 집중할 대상이 필요했다.

아이들을 유치원, 어린이집으로 보내고 마음의 고향과도 같은 PC방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지금의 '블랙 스티그마', 그때 당시 프로젝트명 '스팩터'의 컨셉 기획과 시나리오 집필을 시작했다.

이후 해당 게임의 컨셉과 시나리오를 전 직장에서 함께 일하다 퇴사한 옛 동료들에게 소개했다. 예상보다 너무도 좋은 반응을 보였다. 그렇게 동료들이 하나둘씩 모이게 되었고, 지금의 이진균 대표와 2020년 2월 공동 창업을 했다. 

직장동료였다가 공동창업을 하게 된 권대호 대표와 이진균 대표(오른쪽). 사진=박명기

이진균 대표(이하 이진균) : 전 직장에서 내가 하는 일을 질문받았을 때, 언제나 '게임 엔진 개발'이었다. 하지만 언리얼 엔진과 유니티가 대세가 된 후부터 스스로 '실직자'가 됐다고 느끼고 있었다.

게임 엔진 개발 명분이 거의 사라졌기 때문이었다. 그래픽, 충돌 테스트, 사운드 같은 밑바닥부터 쌓아 올라가는 작업에 비해 이미 완성도가 높은 게임 엔진을 사용하는 일은 사실 좀 심심하게 느껴졌다.

좀 더 찐하게 갈아넣을 프로젝트가 필요했다. 또 그것이 내가 원하는 프로젝트이길 바랐기 때문에 전 직장을 그만두고 자유의 몸이 됐다. 그러다 먼저 퇴사했던 권대호 대표님이 준비한 '블랙 스티그마' 프로젝트를 알게 되었다. 보자마자 내가 바랐던 '갈아 넣을만한' 프로젝트라 생각됐고, 지체없이 동참했다. 

 

■ 2년간 쓴 시나리오 보고 선뜻 투자

Q. 투자한 회사들 중 2020년 6월 케이제이앤투자파트너스 1호 게임 전문 투자조합 투자 계약을 맺었다. 박재찬 대표가 투자할 때 조건을 듣고 싶다. 지난해 11월 패스파인더 H, 라구나 인베스트먼트, DSC 인베스트먼트 투자 배경도 듣고 싶다.

권대호 대표와 박재찬 대표(오른쪽)가 '블랙 스티그마' 포스터 앞에 섰다. 사진=박명기

박재찬 대표(이하 박재찬) : 저 역시나 케이제이앤투자파트너스라는 유한형 벤처캐피탈을 만들고 2019년 300억 원 규모의 게임펀드를 조성했다. 한국 게임시장을 발전시키면서 단지 국내에서 아저씨들의 주머니만 터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에서 의미있는 시장 개척하는 게임에 투자하고자하는 마음이 강했다. 그런 경험을 갖고 있으면서도 탄탄하게 2년간 시나리오를 쓰면서 탄탄하게 창업 준비를 한 권대호, 이진균 두 분에게 일종의 엔젤투자를 했다. 

프로토타입이 나올 수 있는 자금까지 15억 원 투자를 집행했다. 이후 게임 투자에 강한 라구나인베스트먼트와 의미있게 시장개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줄 수 있는 VC인 DSC인베스트먼트와 패스파인더H를 초대하고, 저희도 추가 투자해 얼리억세스 단계까지 선보일 수 있는 자금을 투입했다. 

'블랙 스티그마' 스크린샷

권대호 : 케이제이앤투자파트너스에게 최초 투자를 받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개발 규모가 큰 게임을 고려하고 있지 않았다. 기왕 시작한 이상 출시할 때 좀 더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고 싶었다. 시나리오상의 캐릭터를 좀 더 매력적으로 끌어올렸다. 당연히 비주얼 요소 투자를 고려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의 열정을 알아봐 주시고 투자사에서 지원을 해줬다고 생각한다.

 

■ '포인트 블랭크' 글로벌 성공신화 주역

Q. 권대호 대표와 이진균 대표는 '1억 3000만 유저, 70개국 진출'이라는 게임한류 대표 상품이자 글로벌 성공신화를 쓴 '포인트 블랭크'를 개발 초기부터 성공까지 직접 관여했다. 그 때 기억나는 점과 성공 배경도 소개해달라. 

이진균 : '포인트 블랭크'가 기본에 충실한 게임이었고, 그 기본기가 통할 무대와 협력자를 만난 것이 성공의 조건이 아니었을까 한다. 

.e스포츠 '2013 PBIC 태국' 관중석. 사진=권대호

포인트 블랭크는 FPS로서의 조작감, 타격감, 판정의 정확성 같은 기본기가 있었다. 또 저사양 지원이나 열악한 네트워크 환경에 대한 고민이 충분히 됐다. 그런 것들이 많은 국가 서비스를 원활하게 한 기반이다. 매우 헌신적인 지역 퍼블리셔라는 협력자까지 얻으면서 성공적인 결과로 이어졌다고 생각한다.

권대호 : 사업적으로는 유저들이 게임을 아끼는 마음을 알아주고 응원해 주는 환경이 가장 컸다고 생각한다. 태국, 인도네시아, 터키 모두 현지 퍼블리셔의 유저 대응이 대단했다. 소규모 대회를 시작으로 세계대회까지 유저들의 실력을 증명하고 알릴 수 있는 장을 만들어 준 것은 물론 유저들이 게임에 진심이고 강한 진정성을 갖고 있는 마음을 이해해 준 것이 가장 크다고 본다.

 

■ 신선하고 과감한 시도 '블랙 스티그마'

Q. 볼드플레이게임즈라는 이름의 의미를 알고 싶다. 그리고 개발한 게임 '블랙 스티그마' 얘기도 듣고 싶다. 

이진균 : 사명 '볼드 플레이'는 말 그대로 '과감한 플레이'라는 모토를 그대로 옮긴 것이다. 금전적 이익만을 쫒는 '보수적' 게임보다는 새로운 게임성을 선보이기 위해 항상 신선하고 과감한 시도를 서슴치 않는 개발사를 추구한다는 의미다.

 

권대호 : 내가 시나리오를 작성할 당시에는 '스펙터'라는 프로젝트명을 사용했다. 게임의 주 무대이자 시나리오가 킬러들 간의 전쟁을 다루고 있었다. 킬러들은 일반인처럼 지내고 있다가 자신의 임무를 마치고 유유히 사라지는 존재다. 인간 속에서 인간 흉내를 내며 숨어 있는 '도깨비'와 같은 이질적인 존재임을 표현하고 싶었기에 정한 프로젝트명이었다. 

시나리오가 완성돼 가면서 좀 더 게임의 특성을 녹여낼 수 있는 게임 타이틀을 만들고 싶었다. '스티그마'는 아시다시피 '낙인'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한국어로 표현하면 '검은 낙인'이 된다. 

킬러는 사람의 목숨을 빼앗는 일을 하는 만큼 일반적인 사람과는 다르다. 국가의 방어를 수호하는 군인이나 경찰과는 180도 다르다. 자신의 선택에 대한 '업보'를 짊어지고 살아가야 한다. 

각각의 킬러는 자신만의 '스티그마'를 육체에 지니고 있다. 그 '스티그마'가 킬러 사회에서 자신을 나타내는 증표다. 킬러들의 '스타그마'에 관한 비밀을 담고 있는 존재가 '블랙 스티그마' 라는 설정이다. 자세한 내용은 스토리텔링 북을 통해서 차츰 설명해 나갈 생각이다.

23년 2월 글로벌 알파테스트 참여 영상. 인도네시아 유튜버 M.C Arcade 구독자 1.16천명. 

■ 임직원 80% 이상이 슈팅 게임 경력으로 '이심전심'

Q. '블랙 스티그마' 개발에 참여한 인력을 소개해달라. 권대호 대표와 이진균 대표는 제페토에서 콘텐츠와 개발 총괄을 맡았다.

이진균 : 기본적으로 게임의 전체적인 방향성과 게임성은 권대호 대표님의 기본 아이디어에서터 시작됐다. 여전히 기둥 역할을 맡고 있다. 그것을 기술적으로 현실화시키는 것이 나의 역할이다.

거기에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재미와 신선한 게임성을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와 노력을 쏟고 있다.  매우 고무적인 것은 내가 아이디어를 내야만 하는 입장이 아니라, 듣기만 해도 되는 입장이 됐다는 사실이다. 그만큼 다른 팀원들이 적극적으로 프로젝트에 기여해 주고 있다는 뜻이다.

권대호 : 앞서 이야기 한 바와 같이 본격적인 개발 진행을 위해 우리만의 비주얼 색깔을 만들어 나갈 필요성이 커졌다. 개발 초기부터 게임의 게임성 구현과 검증을 최우선으로 개발을 진행하다 보니 아트디렉터의 부재가 더욱 컸다.

전 직장에서 같이 10년 가까이 함께 업무를 진행했던 원화가와 연락이 닿았다. 마침 쉬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말 그대로 놀러오라고 해서 사무실을 방문하고 준비 중인 게임의 컨셉을 설명하자 '내가 머리에 그리던 게임이다' 라는 반가운 말을 하더라. 그렇게 동료로 맞이하게 되었고 진심으로 우여곡절 끝에 지금의 툰쉐이딩이 적용된 '블랙 스티그마'의 비주얼이 탄생했다.

볼드플레이게임즈의 사무실 풍경. 사진=박명기

Q. 10년 이상 개발 및 서비스를 경험한 이들이 핵심 인력으로 이뤄졌다는 볼드플레이게임즈 인력의 강점도 소개해달라.

권대호 : 슈팅 게임을 개발해보지 않은 개발자에게 해당 장르가 왜 어려운지 알려주기 힘들다. 특히 유저간의 대결을 고려한 게임이라면 그 어려움은 더욱 크기 마련이다. 유저 체감을 개발자가 느끼기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슈팅이나 격투게임처럼 유저의 신체적인 능력을 많이 요구하는 게임일수록 어렵다. 유저가 느끼는 미세한 차이를 개발자가 일일이 따라가기가 버겁다 보면 공감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블랙 스티그마'의 개발자들은 80% 이상이 슈팅 게임을 개발하고 서비스 했던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심전심'이다. 적어도 슈팅게임에서 만들어야 하는 기능이 왜 필요한지 왜 집중해야 하는지 공감을 얻을 필요가 없는 정도의 팀워크가 갖춰진 상태다. 그랬기에 '액션'이라는 새로운 개발의 난관을 넘어설 수 있는 정신적, 육체적 자산을 보유하고 시작할 수 있었다. 

그레이 헤비(Gray Heavy), 회전 돌려차기로 상대방을 제압하고 확인 사격 스크린샷

■ 글로벌하게 마니악하면 팝 컬처가 된다

Q. 스팀과 에픽 플랫폼에서도 다운로드할 수 있다고 들었다. 그렇게 결정한 이유는?

권대호 : 우선은 스팀 플랫폼에만 출시를 할 예정이다. 다양한 플랫폼으로 선보일 수 있으면 좋겠지만 PvP 게임의 특성상 유저의 플레이 경험을 공유하고 더 완성돼 가는 형태의 개발이 필요하다. 그래서 우선 스팀 얼리액세스로 선보일까 한다. 다른 플랫폼은 얼리액세스 이후 정식서비스 단계에서 검토할 예정이다.

Q. 박 대표에게 질문하고 싶다. 투자자로서 볼드플레이게임즈를 선택한 이 회사의 강점을 세 개만 소개해달라. 

박재찬 : 누구나 인지하다시피 모바일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다. 다양한 게임이 계속 쏟아져 나오기 때문에 치킨 게임의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 따라서 '조작'의 재미가 강조되는 PC 게임이 여전히 유저들에게 어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는 팀이 볼드플레이다. '우하향'하는 게임이 아닌 '우상향' 롱런하는 게임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투자했다. 

대개 한국 게임업체들이 대개 비주얼 측면만 강조하여 게임의 깊이가 약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권대호 대표의 경우 강력한 '십덕'으로서 밀리터리, SF 등 다양한 방면을 섭렵했다. 게임 설계 이전에 웹소설로 출시할 수 있을 정도의 시나리오를 탄탄하게 써놓고 게임을 개발했다. 

이 때문에 게임이 출시 이후 항상 부딪치는 콘텐츠 부족 문제가 자연스레 해결됐다. IP화할 수 있는 캐릭터들과 세계관으로 유저가 조작의 재미뿐 아니라 플레이를 지속할수록 동기부여해주는 콘텐츠로 순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게다가 제페토 시절 PD뿐만 아니라, 사업본부장도 역임해 라이브서비스, e스포츠 및 각종 이벤트도 직접 진두지휘한 경험을 바탕으로 유저들이 원하는 게임으로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23년 2월 글로벌 알파테스트 참여 영상_ 태국 유튜버 BADNESS GAMER (구독자 32.9천명)
23년 2월 글로벌 알파테스트 참여 영상_ 태국 유튜버 BADNESS GAMER (구독자 32.9천명)

마지막으로, 권대호 대표님이 지속적으로 하신 말 중에 "한국에서만 마니악하면 오덕이 되지만, 글로벌하게 마니악하면 팝 컬처가 된다"는 이야기가 뇌리에 계속 남았다.  평범한 게임이 아니라 어렵고 난도가 높어서 아무나 할 수는 없다. 하지만, 개성이 강한 게임으로서 글로벌에서 소수의 강한 팬층이 결성되어 지속적으로 남아있다면 서브컬처가 게임의 대세가 된다. K-팝이 빌보드를 점령하는 것처럼 '블랙 스티그마'도 글로벌 1%의 시장에서 살아남아 IP를 보유하고 지속적으로 후속작을 낼 수 있는 개발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 게임을 만든다

Q. 유저들에게 차별적이고 뛰어날 '블랙 스티그마' 콘텐츠와 게임성을 설명해달라.

권대호 : 슈팅 게임 장르는 이미 게임성이 고도화돼 있다. 기존 슈팅게임에서 보여주는 임장감, 즉 현장에서 실제로 듣는 듯한 느낌은 이미 정점을 찍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임장감은 지금까지 꾸준히 슈팅 게임을 발전시켜온 개발사가 이끌어나가면 된다고 생각한다.

슈팅게임을 만들면서 항상 고민이 되었던 것은 슈팅으로만 한정되어 있는 플레이의 특성을 확대해서 다양한 게임성을 만들어 나가는 데 있었다. 그래서 목표는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 게임을 만든다' 였다. RTS에서 발전해 왔고 MMORPG에서 그래 왔듯 각각의 특성을 갖고 있는 캐릭터가 원거리와 근거리의 특성을 갖고 방어와 공격을 이루는 원거리와 근거리의 공방이 다양한 전략과 플레이의 재미를 만들어왔다. 

슈팅 게임은 말 그대로 슈팅이 메인이기 때문에 원거리 공방이 주를 이룬다. 여기에 '어떻게 근거리 공방의 재미를 넣을까'라는 고민은 꽤나 오래전부터 해 왔다. SF, 판타지 등의 소재를 넣는다면 다양한 규칙을 만들 수 있겠지만 현실의 임장감의 전율을 넣고 싶었기에 그 고민은 더욱 풀리지 않았다.

태국 글로벌 알파테스트 장면

그러다 우연히 '존 윅'이라는 영화를 보았고 '그래 권총만 쏘면 되잖아'라는 깨달음을 얻었다. 어썰트라이플, SMG로 공격하는 상대를 원거리에서부터 거리를 좁혀서 제압하는 것은 아무리 머리를 짜봐도 그럴듯한 현실적인 플레이를 만드는데는 한계가 명확하다. 그렇지만 권총이라면? 그 이후로 게임의 컨셉과 시나리오 작업은 급물살을 탔고 지금의 '블랙 스티그마'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이진균 : 정통 밀리터리 FPS 장르에서 M4와 AK47이라는 총기는 대비되는 두 상징성을 뚜렷하게 만들어냈다. 실제 AR 총기와 AK 총기들이 어떤 특성이 있느냐와는 별개로 밀리터리 FPS 장르에서 두 총기는 대표적인 대치 구도를 만들어냈다.

정통 밀리터리 FPS에서 권총은 언제나 부수적인 요소였고, 주인공인 라이플 총기들을 부각시키기 위한, 마치 '회 밑에 깔린 무채' 같은 존재였다. 그러나 권총 사격술은 라이플 총기와는 다른 별개의 발전 과정을 거쳐왔고, 지금은 다양한 CQC 기술들이 훈련되고 사용되고 있다.

영화 '존윅'의 포스터

'액션과 슈팅의 결합'이라는 우리 게임의 주 화두와 함께 우리가 전달하고 싶었던 재미는 이 덜 알려진 '권총 사격의 특성'을 게임화시키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두 발을 연속으로 빠르고 정확하게 발사하는 더블-탭과 같은 권총 사격술을 게임화했고, 그것이 '액션 + 슈팅' 대결에 새로운 조커라고 생각한다. 다른 많은 분들이 이 다른 슈팅 감각을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

 

■ 실력을 겨뤄볼 수 있는 정정당당한 e스포츠 환경 제공

Q. 눈에 띄는 것이 e스포츠대회다. 이미 제페토에서 70개국이 참여하는 글로벌 대회를 한 경험이 있어서 생소하지 않을 것 같다. 동영상 시대에 맞는 최적화를 어떻게 고민하고 있나? 

권대호 : 오프라인 대회는 신나고 즐거운 일임에는 분명하다. 무엇보다 유저들의 열정과 진정성을 알 수 있기에 더욱 소중하다. 그러나, 아무래도 오프라인 행사를 자주 진행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e스포츠 대회는 접근하는 방식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상금을 목표로 하는 대회의 열정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는 서로의 실력을 겨뤄볼 수 있는 정정당당한 공인된 환경을 제공한다는 것이 유저로서 큰 즐거운 이벤트로 받아들여지고 이를 통해 콘텐츠에 애정이 생겨나가는 과정이다.

2013 PBIC 태국, 우승팀 러시아의 챔피언 세레머니 모습. 

아직 우리가 준비하고 있는 e스포츠 컨셉을 전면적으로 알리기에는 준비가 덜 됐다. 게임 런칭을 준비하면서 앞으로의 계획도 공유할터이니 기다려 달라.

이진균 : 아시는 것처럼 e스포츠에서 '스타의 등장'은 매우 중요하다. 고민하고 있는 것은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스타를 배출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우리가 주관하는 대회와는 별도로 다양한 스펙트럼에서의 대회를 고민하고 있고, 이것을 최대한 기본 기능화 및 상설화하는 것이 목표다.

이 아이디어는 권대호 대표가 이미 많이 갖고 있는데, 현실화에 가장 걸림돌은 결국 치팅, 해킹과 같은 게임 보안의 문제다. 그래서 처음부터 게임 보안 전문 업체인 '크립텍트'와 함께 보안 문제를 준비할 것이다. 개인적으론 e스포츠의 '공정성'을 위해서는 '클라우드-게이밍'이 매우 좋은 대안이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요즘 구글 등이 그쪽을 포기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 10월부터 세계 각국 스트리머와 테스트 플레이

Q. '블랙 스티그마'는 스트리머와 함께 성장하겠다는 의지가 있는 듯하다. 그 전략을 소개해달라. 

권대호 : 우선 2023년 10월부터 GTT(Global Test Tour)를 진행한다. 세계 각국의 스트리머와 함께 테스트 플레이를 진행하면서 게임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장이다. 스트리머들은 시청자를 위한 방송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며 그로 인해 소소하나마 이벤트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스트리머들을 위한 커스텀플레이 기능과 파티기능을 제공하면서 원활한 이벤트가 진행될 수 있도록 진행할 예정이다. 이벤트는 12월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그 이후에 좀더 기획을 다듬고 보완하여 24년 2월 스팀 페스트 때 구체적인 모습을 선보일 것이다.

Mr. Ten, 복싱 위빙으로 순식간에 접근해서 롤링펀치로 안면 가격 스크린샷

Q. 투자자로서 부탁할 게 있다면?

박재찬 : 제페토 시절 경험을 그냥 그대로 복기하시면 된다고 믿는다.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다. 성공을 기대하고 투자했지만, 첫 타이틀이 그냥 순탄하게 성공하는 케이스는 별로 없고, 난관이 다가오고 그걸 버텨내는 힘이 있으면 과실을 맛볼 수 있다. 강한 자가 이기는 것이 아니고, 살아남는 자가 강한 것이다. 돈이 아까워서 하는 말이 아니라, 진리이기 때문이다. 

Q. 글로벌 e스포츠로 성장하려는 전략이 인상적이고 자신이 잘하는 것을 선택을 한 것 같다. 그런데 '썸씽 뉴'는 뭔지 구체적이지 않다. 과거 제페토 전략을 따라가는 것인가?

권대호 : 관심을 갖고 살펴봐 주어서 감사하다.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준비 중인 영역이다. 무엇보다 우선적인 것은 게임에 대한 접근이다. e스포츠는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이 핵심이 되어야 하는 행사이어야 한다. 매출 증대를 위한 목적도, 이슈메이킹을 위한 목적도 적절치 않다. e스포츠가 활성화 될 정도로 게임이 사랑받고 있다면 당연히 뒤따라올 것이다.

그레이 핸드(Gray Hand), 적의 몸을 불태우는 백린탄 작렬 스크린샷

 

권대호 대표는?

글로벌 FPS '포인트 블랭크' 개발 총괄
메인 기획부터 개발 총괄 디렉터 및 글로벌 서비스
15년 간 중국-동남아-인도-터키 등 각 권역 현지 지사장

이진균 대표는?

글로벌 FPS '포인트 블랭크' 기술 총괄
PS1, PS2, PSP 등 국내 콘솔 1세대를 거쳐 30년 경력 개발
'포인트 블랭크' 자체 개발엔진 iiii-Cube를 직접 설계하고 개발
본인 설계 게임 엔진을 삼성연구소 제휴-납품한 경험

박재찬 대표는?

엘타임게임즈 대표를 거쳐 대성창업투자 팀장, 센트럴투자파트너스 이사를 거쳐 현재 케이제이앤투자파트너스 대표다. 2017년 한국벤처투자 2017년 최우수심사역상 수상(문화부장관상), 2019년 12월 300억 규모 케이제이앤 1호 게임전문투자조합을 결성했다. 

pnet21@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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