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3명 살해범은 21세 백인… 바이든 '킹 목사 앞에 면목 없어'

김태훈 2023. 8. 28.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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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흑인 인권운동가 마틴 루서 킹 목사가 "나에겐 꿈이 있다"(I have a dream)고 외친 워싱턴 행진이 60주년을 맞은 날 백인 우월주의자가 총기난사로 흑인 3명을 살해하는 끔찍한 사건이 벌어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미국 역사의 중대한 순간이 총기 폭력 탓에 상처로 얼룩지고 말았다"며 탄식했다.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워싱턴 행진 60주년의 역사적 순간이 증오와 적대감에 가득 찬 총기 폭력으로 상처를 입었다"고 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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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점 들어가 총기난사 후 스스로 목숨 끊어
경찰 "자필 성명에 흑인 겨냥한 증오 담겨"
바이든 애도 성명… "백인 우월주의는 안 돼"

미국의 흑인 인권운동가 마틴 루서 킹 목사가 “나에겐 꿈이 있다”(I have a dream)고 외친 워싱턴 행진이 60주년을 맞은 날 백인 우월주의자가 총기난사로 흑인 3명을 살해하는 끔찍한 사건이 벌어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미국 역사의 중대한 순간이 총기 폭력 탓에 상처로 얼룩지고 말았다”며 탄식했다.

27일(현지시간) 미 언론에 따르면 전날 플로리다주(州) 잭슨빌에서 일어난 총기난사 사건으로 흑인 남성 2명과 흑인 여성 1명이 숨졌다. 경찰은 올해 21세의 백인 남성 라이언 크리스토퍼 팔미터를 용의자로 지목했다. 팔미터는 범행 후 스스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전해졌다.
총기난사로 흑인 3명을 살해한 용의자 라이언 크리스토퍼 팔미터의 얼굴 사진이 경찰의 모니터 화면에 띄워져 있다. 올해 21세의 백인 우월주의자인 팔미터는 범행 직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AP연합뉴스
경찰에 따르면 팔미터는 부모와 함께 살고 있으며 과거 범행 전력은 없다. 다만 정신질환자일 가능성은 남아 있다. 경찰은 그가 아직 10대 청소년이던 2017년 정신건강법에 따라 72시간 동안 구금된 적이 있다고 소개했다. 이 법률은 정신질환 치료를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본인이 동의하지 않아도 일정한 기간 구금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경찰 조사 결과 팔미터는 흑인을 증오하는 극단적인 인종 차별주의자인 것으로 드러났다. 범행에 앞서 언론에 보낼 여러 건의 성명서를 썼는데 거기엔 흑인에 대한 증오가 상세히 묘사돼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성명서를 읽은 한 경찰 관계자는 “솔직히 말해 미친 사람의 일기”라고 혹평했다. 미 법무부는 이번 사건을 “증오범죄이자 인종적 동기에서 비롯한 폭력적 극단주의 행위”로 규정했다.

마침 범행이 일어난 26일은 워싱턴 행진 60주년 기념일이었다. 1963년 8월26일 미 수도 워싱턴에선 25만여명이 모여 인종차별 철폐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당시 행진을 주도한 마틴 루서 킹 목사가 행한 ‘나에겐 꿈이 있다’ 연설은 미국은 물론 인류 역사에 명연설로 기록돼 있다.
26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잭슨빌에서 일어난 총기난사 사건과 관련해 이튿날인 27일 경찰이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은 주말을 맞아 휴식 중인데도 애도 성명을 발표했다.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워싱턴 행진 60주년의 역사적 순간이 증오와 적대감에 가득 찬 총기 폭력으로 상처를 입었다”고 한탄했다. 이어 “우리는 백인 우월주의가 미국에 설 자리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며 “흑인들이 상점에 갈 때 또는 학교에 갈 때 피부색 때문에 총을 맞을까봐 걱정하는 나라에 산다는 것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증오를 위한 안전한 도피처는 없다”며 “우리는 침묵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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