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 테러 협박부터 선수 및 감독 퇴장에 줄부상까지…27일 엔팍에선 무슨 일이 있었나 [MK이슈]

이한주 MK스포츠 기자(dl22386502@maekyung.com) 2023. 8. 2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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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대로 혼돈 그 자체였다. 27일 엔팍(창원NC파크)에서 벌어진 LG 트윈스-NC 다이노스전 이야기다.

27일 창원NC파크에서는 LG와 NC의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가 펼쳐졌다. 결과는 NC의 5-3 승리. 이로써 시리즈를 모두 쓸어담으며 3연승을 달린 NC는 55승 2무 49패를 기록, 4위를 굳게 지켰다. 반면 3연패 수렁에 빠진 선두 LG는 41패(65승 2무)째를 떠안으며 2위 KT위즈(62승 2무 47패)와의 격차가 4.5경기 차로 줄어들게 됐다.

이번 경기는 또한 매우 어수선해 많은 관심을 끌었다. 먼저 26일 창원 LG-NC전에서 2루심을 맡아 9회말 박건우의 타구를 피하지 못했던 윤상원 심판이 결장했다. 당시 타구가 야수보다 먼저 심판에 닿으면 내야 안타가 되는 규정에 의해 이는 내야 안타가 됐고, 해당 경기에서 8회까지 5-3으로 앞서던 LG는 5-7로 끝내기 역전패를 당했다.

창원NC파크를 순찰하고 있는 형사들. 사진(창원)=이한주 기자
그러자 몰지각한 일부 팬들은 온라인을 통해 윤상원 심판을 테러하겠다는 위협을 가했다. 당초 윤 심판은 이날 주심을 맡을 예정이었으나, 한국야구위원회(KBO) 심판위원회는 혹시 모를 사태를 대비하기 위해 윤 심판을 투입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마산동부경찰서에서 파견된 형사 4명도 야구장 순찰에 나서는 등 시작 전부터 보기 힘든 광경이 연출됐다.

경기에서도 내내 혼란스러운 상황이 벌어졌다. LG 선발투수로 나섰던 임찬규는 1회말 무사 1, 3루에서 144km 패스트볼을 구사하다 타석에 있던 박건우의 머리를 맞춰 퇴장 당했다. 이번 시즌 9번째 헤드샷 퇴장. 다행히 즉각 병원으로 이동해 검진을 받은 박건우는 어지럼증 외 큰 특이사항이 없는 것으로 진단을 받았다.

NC 박건우는 다행히 큰 부상을 피했다. 사진=김영구 기자
3회초에는 강인권 NC 감독이 퇴장을 당했다. 상황은 이랬다. 박해민, 홍창기에게 연속 안타를 내주며 1사 1, 3루에 몰린 NC 선발투수 최성영은 후속타자 신민재에게 2루수 방면 타구를 유도해 냈다.

뒷걸음질을 하며 역모션으로 이를 잡아낸 NC 2루수 박민우는 홈으로 쇄도하던 3루주자 박해민은 막기 어렵겠다 판단해 1루로 공을 뿌렸다. 오버런을 한 홍창기를 잡기 위함이었다. 그렇게 홍창기가 아웃되며 이닝이 끝나는 듯 했다.

하지만 심판진은 합의 끝에 NC 1루수 도태훈이 공을 잡기 전 박해민이 홈을 밟았다고 판단했다. 강인권 감독은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으나, 번복되지 않았다.

이에 강 감독은 비디오 판독에 항의하면 퇴장 당한다는 규칙을 알고 있음에도 그라운드로 나와 거센 항의를 했고, 끝내 퇴장 조치를 받았다. 올 시즌 11번째 감독 퇴장이자, 비디오 판독 결과 항의에 따른 9번째 감독 퇴장이었다. 이후에도 송지만 타격 코치를 비롯한 NC 코치진은 계속 항의를 이어갔고, 경기는 5분 이상 중단됐다.

27일 창원 LG전에서 퇴장당한 강인권 NC 감독. 사진=김영구 기자
NC가 공격권을 쥐고 있던 4회말에는 또 부상자가 나왔다. 무사 1, 2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안중열은 번트를 시도했다. 볼을 캐치한 LG 3루수 문보경은 3루에 커버를 들어와 있던 유격수 오지환에게 송구했고, 오지환은 즉각 1루로 공을 뿌리며 병살타를 완성했다. 이때 1루로 달려가던 안중열은 뭔가 다리 쪽에 통증이 왔는지, 제대로 뛰지 못하고 결국 5회초 수비 시작과 동시에 김형준으로 교체됐다.

NC 관계자는 당시 “안중열이 오른쪽 내전근 불편함으로 교체됐다. 현재 아이싱 치료 중”이라고 설명했다.

NC가 5-2로 앞서던 8회초에는 애매한 상황이 나왔다. 당시 LG는 박해민의 번트 안타와 홍창기의 사구, 신민재의 포수 땅볼로 연결된 1사 1, 2루에서 대타 김현수의 1타점 우전 적시타로 한 점을 따라붙었다. 이어 오스틴 딘의 3루 땅볼 타구에 홈으로 파고들던 신민재가 아웃되며 2사 1, 2루가 만들어졌다.

이때 마운드에 있던 NC 우완 불펜 자원 류진욱은 오지환 타석에서 폭투를 범했다. 주자들이 한 루씩 진루에 성공한 가운데 볼은 3루 LG 더그아웃 방면으로 향했다. 공은 더그아웃 앞에 있던 턱을 맞고 공중으로 치솟았으며, 포수 김형준은 공이 땅바닥으로 떨어지기 전에 재빨리 잡아냈다.

만약 더그아웃으로 공이 확실히 들어갔다면, LG가 한 베이스 진루권을 더 얻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였던 순간. 그러나 심판진은 합의 후 그대로 2사 2, 3루 상황을 인정했다. 염경엽 LG 감독은 즉각 나와 어필했으나, 번복되지 않았다.

이후 류진욱이 오지환에게도 볼넷을 내주자 NC는 우완 마무리 이용찬을 조기 투입시키는 강수를 뒀다. 이용찬은 문보경을 2루수 땅볼로 이끈 데 이어 9회말도 삼자범퇴 이닝으로 만들며 NC의 5-3 승리를 지켜냈다.

이처럼 27일 NC와 LG의 경기에서는 1년에 한 번 보기도 어려운 장면들이 수 차례 나왔다. 이날 5타수 4안타 3타점을 올리며 NC의 승리를 이끈 박민우가 경기 후 “그라운드 분위기가 조금 쎄했다. 선수들도 그대로 느꼈다. 그래서 투수 교체 할 때 내야수들끼리 모여 ‘정말 피말린다’며 말했다”고 혀를 내두를 정도. 그야말로 27일 창원NC파크는 ‘혼돈의 카오스’ 그 자체였다.

[창원=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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