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커머스로!"…배달의민족, '이것'에 미래 걸었다
주류에 가전까지 상품 구색 확장
최근 풀필먼트 서비스도 도입해
배달의민족(배민)이 '종합 커머스몰' 변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개몰 배민스토어의 상품 구색을 최근 주류·전자제품까지 넓히고, 중개와 풀필먼트서비스를 결합한 사업 모델 확장에도 나섰다. 직매입 기반 B마트의 도심형 물류센터(MFC)를 공격적으로 활용하는 게 핵심이다. 쿠팡의 로켓그로스 사업 모델과 흡사한 모습이다.
꽃·식품·옷까지 30분 배달
배민은 미래 성장 동력으로 배민스토어를 점찍고 있다. 배달을 음식 주문이 아닌 커머스에도 적용하고 있다. 배민스토어는 현재 서울 일부 지역에서 개인 사업자를 입점사로 유치하는 시범 사업도 운영 중이다.
현재 배민스토어에는 약 70여 개 브랜드와 300여 개인 판매자가 입점해 있다. 지난 2021년 12월 론칭 당시엔 꽃·화장품·유기농 식품을 파는 브랜드가 대부분이었지만 지금은 생활용품·패션·건강식품은 물론 주류·전자제품까지 카테고리가 대폭 확장됐다.
지난 6월에는 프리스비, 삼성스토어, 전자랜드 등 오프라인 매장 기반 가전제품 브랜드사들이 잇달아 입점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Z플립5'를 빠르게 받아 볼 수 있다는 점 때문에 SNS에서 입소문을 타기도 했다. 오프라인 주류 매장 '와인앤모어'도 입점해 와인·위스키를 팔고 있다.
보통 이들 상품이 고객에게 전달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30~70분. 다음날 새벽에 도착하는 로켓배송보다도 빠르다. 이 덕에 매출도 성장세다. 지난해 우아한형제(배민 운영사)들의 서비스 매출은 전년(1조5804억원)보다 52.2% 늘어난 2조4049억원이었다. 주문 중개로 얻는 배민스토어의 수수료가 배민의 서비스 매출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배민스토어 입점 브랜드와 셀러 확대를 통해 다양한 카테고리의 상품을 취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켓그로스' 처럼
최근에는 새로운 사업 모델도 내놨다. 입점 업체에 판매 중개와 풀필먼트 서비스를 동시에 제공하는 방식이다. 오프라인 매장이 없는 업체나 브랜드들도 B마트의 MFC를 활용해 상품을 판매할 수 있다. '건강식품관' '뷰티케어 셀렉트숍'이 대표적이다. 판매자가 상품을 MFC에 입고만 하면 배민이 유통·물류를 전담한다.
흡사 쿠팡 로켓그로스와 같은 방식이다. 로켓그로스는 쿠팡 오픈마켓 입점 업체가 쿠팡 물류센터에 원하는 만큼 제품을 입고하면 출고·배송·포장을 일체 대행해 주는 서비스다. 쿠팡이 직매입한 상품과 동일하게 오픈마켓 판매자 상품을 배송해 준다. 쿠팡의 물류센터와 빠른 배송을 원하는 판매자들이 늘면서 최근 성장세가 높다.
로켓그로스는 쿠팡의 흑자 전환에 큰 역할을 했다. 쿠팡의 지난 1분기 로켓그로스를 통한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90%가 증가했다. 이는 1분기 매출의 7%, 전체 제품 판매량의 4%를 차지한다. 2분기 실적 발표에서도 김범석 쿠팡 창업자는 "로켓그로스는 전체 비즈니스 성장률보다 2배 이상 성장 속도가 빠르다"고 했다.
직매입과 달리 재고의 주체가 플랫폼이 아닌 판매자인 만큼 보관 비용 등 물류비에 대한 부담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재고 부담도 줄일 수 있다. 빠른 배송 서비스를 판매자들과 공유해 '동반 성장'한다는 이미지를 만들기도 쉽다.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모델이다.
다만 배민스토어가 로켓그로스처럼 성장하긴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B마트 MFC는 쿠팡 물류센터에 비해 공간이 상대적으로 작아 많은 상품을 받아두기 힘들다. 서비스 권역도 서울 수도권, 지방 대도시로 한정돼 있다. 쿠팡처럼 '규모의 경제'를 이루긴 쉽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커머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배민이 최근 흑자 전환을 이룬 쿠팡 로켓그로스와 같은 사업 모델을 화장품 등에 적용해 수익성 강화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며 "앞으로 로켓배송과 같은 빠른 배달 서비스를 경쟁력으로 삼아 배민스토어 입점사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전진 (noretreat@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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