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 느림의 미학… ‘괴물’ 또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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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메이저리그(MLB)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의 경기가 열린 27일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로저스 센터.
토론토 선발투수 류현진이 4회 2아웃 상황에서 타석에 선 안드레스 히메네스에게 결정구로 커브를 던졌다.
토론토 타선이 1회말 3점을 뽑아내며 3-1로 전세를 뒤집어 류현진의 어깨를 가볍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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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이닝 3실점 2자책 시즌 3승 수확
4회 보여준 ‘초슬로우 커브’ 눈길
완벽한 ‘기교파 투수’로 전환 입증
슈나이더 감독 “효율적이고 대단”
류현진은 이날 5이닝 동안 4피안타 3실점(2자책)을 기록하며 토론토의 8-3 승리를 이끌었다. 투구수는 70개였고 이 가운데 49개가 스트라이크였다. 29개의 포심 패스트볼 중 최고 구속은 시속 146㎞에 그쳐 빅리그에서 매력적이라고 할 수 없었다. 하지만 류현진의 직구는 스트라이크존을 자유롭게 넘나들었다. 여기에 13개의 커브와 19개의 체인지업, 또 9개의 커터 섞어 클리블랜드를 무력하게 했다. 류현진은 볼넷을 한 개도 내주지 않고 삼진은 5개나 잡았다.
출발은 불안했다. 1회 1사 후 호세 라미네스에게 시속 141㎞ 직구가 통타당해 솔로 홈런으로 선취점을 내줬다. 토론토 타선이 1회말 3점을 뽑아내며 3-1로 전세를 뒤집어 류현진의 어깨를 가볍게 만들었다. 류현진은 5회 1사 이후 타일러 프리먼에게 다시 한 번 솔로포를 맞았지만 이후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류현진은 5-2로 앞선 6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랐지만 토론토 내야진의 실책이 이어지면서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하지 못한 점은 아쉬웠다. 첫 타자 콜 캘훈에게 우전안타를 내준 류현진은 후속타자 라미레스에게 3루수 쪽 내야 땅볼을 유도해 병살타를 기대했다. 하지만 3루수 맷 채프먼이 실책을 범해 류현진은 무사 1, 2루 위기를 맞았다. 류현진은 다음 타자 오스카 곤살레스에게 다시 땅볼을 유도했는데 이번에 유격수 산티아고 에스피날이 공을 흘렸다. 안타 1개와 실책 2개로 무사 만루에 몰린 류현진은 이미 가르시아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가르시아가 라몬 로레아노에게 몸에 맞는 공을 내주면서 류현진은 3번째 실점을 하게 됐지만 실책으로 인한 비자책으로 기록됐다. 류현진의 평균자책점은 1.89에서 2.25로 소폭 상승했다.
류현진의 구속은 줄었지만 5경기에서 24이닝을 던져 20개의 삼진을 잡아내는 동안 단 5개의 볼넷만 내줄 만큼 예전보다 더 정교해진 제구력으로 리그 정상급 투수의 성적을 내고 있다. 피안타율은 0.211에 불과하고 WHIP(이닝당 출루 허용률)는 1.00이다.
존 슈나이더 토론토 감독은 경기 후 “효율적이고 제구력이 대단하다”며 류현진의 투구를 칭찬했다. 류현진은 “무엇보다 중요한 건 건강을 되찾은 것일 뿐 (제구력을 회복한 것은) 놀랍지는 않다”며 “몸 상태를 되찾았기 때문에 필요한 곳에 공을 던질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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