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투수로서 혁신성장 지원하겠다…'보증 그 이상' 선보인다"

대담=이학렬 금융부장, 정리=김도엽 기자 2023. 8. 28. 0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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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투 초대석]최원목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신보가 선발투수로서 경제 이끈다…보증 그 이상 선보이겠다"
최원목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사진=이기범 기자

"앞으로 신용보증기금이 경제를 이끄는 선발투수로 나설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해왔던 중소기업 지원도 확대하고 글로벌 금융위기 등 위기때 언제든지 나설 수 있는 구원투수 역할도 더 강화할 것입니다."

최원목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은 이제 신보가 '구원투수'뿐만 아니라 경제 성장에 앞장설 수 있는 '선발투수' 역할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고유업무인 보증을 넘어서 정부와 기업의 혁신성장 정책을 직접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선발투수로 나서기 위해 최 이사장은 '신보 1호 영업사원'이 됐다. 금융당국을 비롯한 정부 관계자와 각종 기업을 직접 찾아다니며 설득하고 있다. 이에 미국 조지아주에 전기차 공장을 짓는 현대차가 신보에 150억원을 내고 신보가 보증을 제공, 현대차와 함께 미국 진출을 꾀하는 중소기업을 지원하기로 했다.

최 이사장은 취임후 기존 비전에 'Beyond Guarantee'(보증 그 이상)를 덧붙여 '기업지원 종합 솔루션 제공기관'으로 거듭나겠다는 새 비전을 선포했다. 이를 위해 유관기관과 협업해 고객에게 원스톱 솔루션을 제공하는 작업을 꾸준히 진행중이다. 금융·비금융을 가리지 않고 융복합 지원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최 이사장은 "기업이 급격한 환경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선 현황 진단부터 금융컨설팅에 이르는 종합지원이 필요하다"며 "기업이 '꼭 필요한 시점'에 '최적의 기관'에서 '최고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설계하고 안내하는 원스톱 종합 솔루션 서비스 제공 기관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취임 1주년인 8월29일을 며칠 앞두고 최 이사장을 만나 신보의 현재와 미래 비전을 공유했다. 다음은 최 이사장과의 일문일답.

-이사장으로 취임하신지 1년이다. 소감 부탁드린다.
▶공직생활을 하면서 정책 수립을 맡다가 30년이 흘러 그 정책을 집행하는 신보의 장으로 왔다. 한풀이하듯이 하고 싶은 일 다 하고 있다. 직원들에게 우리는 종합 솔루션 제공기관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술보증기금이나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과도 협업해야 한다는 동업자 정신을 1년 간 강조해왔다. 이제는 신보가 가야할 방향을 직원들과의 공감하고 있다. 나머지 2년은 새로운 걸 하기보다는 해왔던 것을 더 잘하고 싶다.

-경제가 많이 어렵다. 경제 성장 제고를 위해 어떤 일을 하고 있는가.
▶신보가 했던 일 중에 선발투수의 역할은 그동안 강조가 안 됐다. 기업 지원을 활성화하고 정부의 혁신성장을 뒷받침해서 경제성장을 이끄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정부의 5대 중점전략 사업에는 37조4000억원을 공급한다. 또 7월부터는 혁신기업을 대상으로 보증한도도 최대 200억원까지 늘렸다. 정책부문 공급 목표는 전년 대비 2조5000억원 늘어난 53조원으로 설정했다. 특히 정부의 수출금융 지원에 앞장서기 위해 수출기업 지원 연간 공급목표도 상향했다.

-최근에 발표된 정부의 수출금융 지원에서 신보의 역할이 눈에 띈다.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현대차가 신보에 150억원을 내면 신보는 이를 기반으로 20배까지 보증을 공급할 수 있다. 진출을 망설이던 협력 중소·중견기업이 현대차와 함께 미국에 진출할 수 있게 된다. 기존이라면 신보가 보증할 수 없는 기업도 현대차의 지원으로 보증 지원을 할 수 있다.

-현대차의 조지아 공장 보증 지원은 신보의 갈 방향도 보여준 것 같은데.
▶이번 보증은 정부가 아닌 기업의 돈을 출연받아서 하는 구조다. 출연기업과 협력기업, 또 정부와 신보가 협업하는 모델이 만들어진 셈이다. 이번 사례를 다른 기업과도 적극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열악한 곳만 지원하는 게 아니라 한국경제가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힘을 세우는 곳에 지원하려고 한다. 금융권에서는 신한은행과 협업했다. 신한은행이 3년간 150억원을 출연했다. 신한은행의 거래기업이 아닌 곳도 보험료를 지원하는 구조다. 올 7월부터 모든 시·도로부터 지원받아 전국의 중소기업이 지난해의 30% 보험료만 내면 외상매출채권 보험에 가입할 수 있게 됐다.

-P-CBO(채권담보부증권) 보증 지원은 기업의 조달수단을 늘려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금리가 높아져 기업 부담이 커지고 있다. 경감 방안에는 어떤 것이 있는가.
▶해외발행으로 금리 부담을 완화했다. 외상매출채권 보험료를 낮춘 것처럼 P-CBO도 정부 지원 없이 금리를 낮추는 방안을 찾아냈고 추가적인 절차에 돌입했다.

-기존 기업 뿐만 아니라, 창업기업을 지원하고 또 선제적으로 발굴하는 것도 중요하다.
▶신보의 생태계 내로만 들어오면 창업부터 엑시트까지 지원하는 시스템을 8개월째 시범 운영중이다. Beyond Guarantee(보증 그 이상), 원스톱 종합 솔루션을 지원하는 게 핵심이다. 우선 신보의 프로그램을 지원하지만 부족하면 중진공과 기보 등 협업 기관과 연결해준다. 다른 곳을 찾아갈 필요가 없도록 만들어야 한다. 실제로 코트라(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와 협업해 지난해 11월 포르투갈에서 열리는 웹서밋 코트라관에 신보가 추천한 10개 기업이 참여할 수 있었다.

-특히 지역 스타트업 지원을 신경쓰고 있다.
▶수도권보다는 비수도권에 더 지원하려고 한다. 지방에 있는 창업벤처가 서울로 올라오는 건 자금 때문이다. 서울로 올라오지 않고도 투자를 받을 수 있는 길을 마련해주고 있다. 예컨대 기관투자자로부터 유치한 투자금이 10억원을 초과하는 경우 신보의 투자대상에서 제외하는 조치를 지난 5월부터 지방소재 기업에는 적용하지 않고 있다. 신보는 지역에 많은 지점을 가지고 있어 지역 스타트업에 다양한 지원을 할 수 있다.

-9월 위기설 등 하반기 소상공인, 자영업자는 물론 중소기업 부실이 커질 것이란 전망이 있다.
▶신보가 받는 법정 출연금과 실제 보증을 이용하는 기업으로부터 받는 보증수수료를 감안하면 부실률이 4% 이내면 관리 가능한 수준이다. 6월 기준 신보의 반보증 부실률은 3.3%이고 3.8%를 넘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다. 출연금 대비 보증잔액을 뜻하는 운용배수도 법적으로는 20배까지 가능하지만 원활하고 안정적인 보증을 위해 현재 8.4배 수준으로 관리하고 있다. 신보가 직접 심사하는 중소기업 보증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코로나 위기 때 신보가 심사하지 않고 시중은행이 위탁 심사한 '소상공인 위탁보증'은 부실이 심각한 것으로 알고 있다.
▶6월말 기준 누적부실률은 9.2%, 대위변제율은 6.2% 수준이다. 소상공인이 대출원금을 분할상환해야 하는 6월부터는 부실률이 더 올라갈 수 있다. 올해말 부실률은 14% 수준으로 예상되고 올해 약 5852억원의 대위변제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사업종료시까지 부실률은 20~30% 수준, 누적 부실 및 대위변제액은 1조5000억원에서 2조2000억원으로 전망한다. 소상공인 위탁보증 부실이 일반보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정부에 추가적인 출연을 요청했다. 충분한 수준은 아니지만, 예산안에 반영도 했다. 시중은행으로부터 자료를 넘겨받아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는 등 급격한 부실증가에 대비하고 있다.

대담=이학렬 금융부장 tootsie@mt.co.kr 정리=김도엽 기자 us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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