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뛰면 돈 번다?… 다시 주목 받는 달러보험의 두 얼굴

전민준 기자 2023. 8. 28. 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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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차이나 리스크에 출렁이는 한국號⑤] 수령시점 환급액 늘어도 월 보험료 부담 커질 수도

[편집자주]중국 경제가 디플레이션, 부동산 위기 등 총체적 난국에 빠지면서 장기적인 저성장 늪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중국은 한국의 최대 수출대상국으로 당초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최근 불거진 중국의 경제 불안감은 한국의 경제 성장과 회복세에도 걸림돌이다. 한국 증시에 '퍼펙트스톰'(초대형 복합위기)이 드리웠다는 우려 역시 여전하다. 중국 경제 위기론이 확산되는 가운데 한국의 경제는 어디로 향할까.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며 달러보험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달러보험은 수령시점 원달러 환율이 가입 당시보다 크게 높을 경우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원달라 환율이 오를 경우 보험료도 상승할 수 있다는 단점도 있다./그래픽=머니S DB

▶기사 게재 순서
①韓 경제, 하반기 경기 반등 안갯속 올해 성장률 더 낮아지나
②주도주 공백 국내증시… 리서치센터 진단은? "반도체 여전히 매력적"
'차이나 엑소더스' 가속화… '마이너스 수익률' 중학개미의 비명
④다시 돌아온 '킹달러'… 변동성 커진 원화값에 고심 커진 한은
환율 뛰면 돈 번다?… 다시 주목받는 달러보험의 두 얼굴

#. 10년 전 달러저축보험에 가입한 자영업자 A씨(66)는 요즘 환율 강세에 기분이 들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050원이었던 당시 설계사의 권유로 가입했던 A씨. 보험료를 납입하는 동안 환율이 등락을 반복하며 A씨가 납입하는 보험료도 매달 바뀌었지만 현 추세대로 환율이 계속 오르면 수령시점(2023년 9월 말)에서 A씨의 환차익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는 "보험가입 기간 동안 환율이 오르면 보험료도 올라 부담이 커질 때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납입한 보험료보다 수령하는 보험금이 더 많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 강세가 이어지면서 한동안 외면받던 달러보험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달러보험은 보험료 납입이나 보험금 수령이 원화가 아닌 달러로 이뤄지는 상품이다.

고환율 기조 속에서 투자 상품 중 하나로 자주 언급되곤 한다. 보험금을 수령하는 시점에 달러 가격이 강세를 보이면 원화 기준으로 보험금 수령액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달러 가치가 급락하면 보험금도 적어져 가입 당시 기대 수준에 훨씬 못 미치게 된다. 보장성보험인 달러보험의 상품 구조상 10년 이상 상품을 유지해야 납입한 보험료 이상의 해지환급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달러보험, 지금 가입해도 괜찮을까



달러보험의 가장 큰 특징은 환율 상황에 따라 원화로 환산한 보험금 수령액이 크게 달라질 수 있는 점이다. 이를테면 10만달러의 보험금을 수령하는 상황을 가정했을 때 환율이 1000원이라면 1억원을 받을 수 있다. 만일 환율이 1400원에 육박하면 보험금이 1억4000만원으로 늘어난다. 쏠쏠하게 환차익을 얻을 수 있는 셈이다.

달러보험의 또 다른 장점은 원/달러 환율과 연동되는 만큼 원화 보험보다 기본 이율이 높다는 점이다. 달러로 받은 보험료를 미 채권 등에 투자하는데 수익률이 국내 시장보다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기본 이율이 높다는 점 외에 세제혜택의 장점도 있다. 10년 이상 계약을 유지하면 이자 수익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적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원화가 아닌 달러로 돈을 내고 받는다는 점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 환율 강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선 보험료 납입 부담도 덩달아 늘어나기 때문이다. 대다수의 가입자들은 보험료를 달러가 아닌 원화로 납입하고 있기 때문에 환율 상승 시 계약 유지에 드는 비용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보험사들은 매달 가입자들의 보험료 납입시점을 1주일 정도 남겨두고 달러를 원화로 환산해 가입자들에게 문자나 이메일 등으로 해당 시점의 보험료를 통보하는 환전특약서비스를 적용하는 중이다. 가입자들이 보험사에서 통보한 금액만큼 보험료를 납입하면 보험사가 달러로 환산해 적립하는 구조다.



해약 땐 손해 커



달러보험은 중도 해지 시 상당한 피해를 감수해야 하는 리스크도 존재한다. 투자형 상품인 연금보험이 아니라 보장형 상품인 종신보험 형식으로 주로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환차익을 거두기 위해 환율이 오를 때 섣불리 달러보험을 해지할 경우 높은 해지 수수료를 물어야 한다. 해약 환급금이 원금보다 적을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자산 포트폴리오 다양화 측면에서 달러보험을 바라볼 것을 추천하고 있다. 요즘처럼 경제 불안정성이 확대되고 해외 투자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는 상황 속에서 달러보험을 하나 갖고 있는 게 나쁘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최근 4년 새 외화보험 계약 건수가 12배 넘게 증가하는 등 점점 달러보험이 보편적인 재테크 수단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평가다.

생명보험업계 관계자는 "달러보험은 고액 자산가들이 장기적 자산 포트폴리오 관리 차원에서 외화 투자의 성격과 종신·비과세 등 보험 상품의 장점을 함께 누리려 할 때 활용도가 극대화되는 상품"이라며 "달러보험은 결국 보험"이라고 말했다.

김규동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달러보험은 기본적으로 투자 상품이 아니다. 때문에 환차익 또는 환투자를 목적으로 한다면 외화보험보다는 외화예금이나 외화채권을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장기적 자산 포트폴리오 관리 차원에서 외화 투자의 성격과 보험 고유의 성격을 함께 보완하고자 하는 경우 달러보험 가입을 고려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전민준 기자 minjun8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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