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고우면 리더십 이재명의 1년…‘옥중 총선’ 시나리오까지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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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을 깎고 뼈를 깎아 넣는 심정으로, 완전히 새로운 민주당을 만드는 데 저 자신을 온전히 던지겠습니다."
1년 전인 지난해 8월28일 더불어민주당 전국대의원대회(전당대회)에서 당대표에 당선된 직후 수락연설에서 이재명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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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수사·재판]
“살을 깎고 뼈를 깎아 넣는 심정으로, 완전히 새로운 민주당을 만드는 데 저 자신을 온전히 던지겠습니다.”
1년 전인 지난해 8월28일 더불어민주당 전국대의원대회(전당대회)에서 당대표에 당선된 직후 수락연설에서 이재명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정권교체 뒤 ‘대장동 개발특혜 의혹’ 등 자신을 향한 검찰 수사가 전개되던 가운데 국회의원직과 대표직에 잇달아 출마한 이 대표를 향해 ‘방탄용 출마’라는 비판이 높았지만, 당내 유일한 대선주자인 그에게 ‘통합과 혁신의 리더십’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없지 않았다.
1년이 지난 현재 이 대표의 리더십을 향한 당 안팎의 평가는 인색하다. 친이낙연계뿐 아니라 ‘중간지대’에 선 의원들조차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김남국 의원 가상자산 투기 논란’은 물론 ‘김은경 혁신위원장 논란’에서 이 대표가 좌고우면하는 태도를 보인 것을 두고 그의 리더십에 의구심을 제기하는 상태다.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30%대 박스권에 갇힌 상태에서 민주당이 30%에 이르는 무당층의 지지를 흡수하기는커녕 여당과 엎치락뒤치락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어서다. 계파색이 옅은 한 민주당 재선 의원은 27일 한겨레에 “검찰 정권의 파상 공세를 방어하기에 급급하다 보니 제1야당으로서 국회 운영을 주도하거나 국정을 실효적으로 견제하는 데 역부족일 수밖에 없었다”고 짚었다. 당대표 임기 2년 중 절반을 ‘사법 리스크’와 싸움으로 보냈다는 것이다.
이 대표에게 더 큰 시험대는 남은 임기 동안 닥쳐올 것으로 보인다. 검찰의 2차 구속 시도와 체포동의안 처리 과정부터 내년 4월 총선에 이르기까지 이 대표 자신의 거취를 놓고 ‘정치적 결단’을 끊임없이 요구받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백현동 개발특혜 의혹’과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은 오는 30일 이 대표 소환조사를 마치면 다음달 정기국회 회기 중 구속영장을 들이밀 것으로 전망된다. 계파색이 옅은 또다른 의원은 “9월은 지난해 대선 이후 1년6개월가량 벌어진 검찰과 민주당 격돌의 클라이맥스가 될 것”이라며 “체포동의안 처리 과정과 법원의 영장 발부 여부, 이후 민심 추이에 따라 여야 총선전의 발판이 깔릴 거로 본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판단과 그에 따른 책임은 모두 이 대표의 몫일 수밖에 없다. 당장 체포동의안 처리 문제를 두고 지도부 안에서도 ‘부결’부터 ‘가결 전제 자유투표’까지 설왕설래하고 있지만, 모두 가정일 뿐, 실제 구속영장이 청구됐을 때 당사자인 이 대표의 판단이 가장 중요하다. 한 관계자는 “이 대표가 체포동의안의 가·부결을 따지는 셈법에선 이미 벗어난 것 같다”며 “지금은 ‘만에 하나 구속된다 해도 그에 따른 국민적 지지를 어떻게 얻어낼 것인가’를 생각하는 상태”라고 전했다.
결국 판단의 저울추가 ‘총선 민심’에 달렸다고 할 때, 민주당 내 계파 갈등의 핵심은 ‘이재명’이라는 간판으로 총선 승리를 이끌 수 있을지 여부다. 당 대주주인 이 대표가 설령 구속되더라도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된 새 지도부나 비상대책위원회를 통해 ‘옥중 공천’으로 총선에 영향력을 행사할 거란 전망까지 제기되면서 당내 긴장도 고조되고 있다. 비명계의 한 의원은 “이 대표가 구속 여부와 무관하게 스스로 대표직을 정리하지 않는다면 40명이든 50명이든 혁신과 변화를 깃발 삼은 이들이 이 대표와 싸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강재구 기자 j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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