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배드민턴, 세계선수권 금 3개·동 1개…사상 첫 3종목 석권
한국 배드민턴이 2023 세계개인선수권대회에서 전체 5개 종목 중 3개 종목을 석권했습니다.
배드민턴 대표팀은 28일(한국시간) 덴마크 코펜하겐의 로열 아레나에서 끝난 대회에서 여자 단식, 혼합복식, 남자복식을 제패하고 여자복식을 최종 3위로 마무리했습니다.
3개 종목 우승은 한국 배드민턴이 올해로 28회를 맞은 세계선수권에서 거둔 역대 최고 성적입니다.
종전 기록은 2개 종목 우승으로 1985년, 1991년, 1999년 대회에서 기록했는데, 3개 대회 모두 남자복식과 혼합복식에서 금메달이 나왔습니다.
아울러 4개 종목 입상은 역대 최다 입상 타이기록입니다.
앞서 1991년(여자 단·복식, 남자복식, 혼합복식), 1995년(여자 단·복식, 남자 단·복식), 2013년(여자 단·복식, 남자복식, 혼합복식) 등 3차례의 4개 종목 입상이 있었습니다.
세계개인선수권은 개인전 5개 종목(남자단식, 여자단식, 남자복식, 여자복식, 혼합복식)에서 토너먼트 방식으로 치러지는 대회 중 최고 권위를 가진 국제 대회입니다.
안세영(21)은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세계 6위 카롤리나 마린(30·스페인)을 2대 0(21-12 21-10)으로 누르고 우승했습니다.
재작년 8강, 작년 4강에서 번번이 '숙적' 야마구치 아카네(일본)에게 가로막혔던 안세영은 올해는 가장 높은 자리에 올라섰습니다.
남녀를 통틀어 한국 선수가 세계선수권 단식 종목을 제패한 것은 안세영이 처음입니다.
한국 단식은 46년간 준우승 2차례, 3위 9차례에 그쳤습니다.
여자 단식 방수현이 1993년 처음으로 결승전에 진출해 은메달을 획득했고, 1995년 박성우가 남자 단식 준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안세영은 이번 우승으로 올해 8번째 금메달을 수집했습니다.
올해 들어 안세영은 지난달까지 우승 7번, 준우승 3번, 3위 1번을 기록하며 8월 세계랭킹 1위에 올랐습니다.
안세영은 시상식이 끝난 뒤 영어로 "오늘은 내가 챔피언이다. 경기를 이겨 정말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이어 한국어로는 "즐기니까 (배드민턴이) 잘 되는 것 같다"면서 "(오늘 결승전을) 정말 잘 즐겼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혼합복식에서는 서승재-채유정이 세계 1위 정쓰웨이-황야충(중국)을 2대 1(21-17 10-21 21-18)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2003년 대회에서 우승한 김동문-라경민 이후 이 종목에서는 20년 만에 나온 쾌거입니다.
한국 혼합복식은 김동문-라경민 이후 결승전에 한 차례도 오르지 못하며 동메달만 3개로 만족해야 했습니다.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이용대-이효정이 2009년 동메달을 목에 걸었고 고성현-하정은, 신백철-엄혜원이 각각 2010년, 2013년 대회를 3위로 마감했습니다.
그 후로는 4강 진출조차 없었습니다.
서승재-채유정은 이날 전까지 정쓰웨이-황야충을 한 번도 이기지 못하고 내리 9패를 당했지만, 세계선수권 우승 길목에서 값진 첫 승을 따냈습니다.
남자복식에서는 서승재-강민혁이 킴 아스트루프-아네르스 스카루프 라스무센(덴마크)을 2대 1(14-21 21-15 21-17)로 극적으로 눌렀습니다.
상대가 홈 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에 힘입어 1세트를 가져갔지만, 서승재-강민혁은 흔들리지 않고 2, 3세트를 따내 역전승했습니다.
남자복식 우승은 2014년 대회에서 고성현-신백철과 유연성-이용대가 남자복식 금, 은메달을 나눠 가진 이후 9년 만입니다.
서승재는 혼합복식에 이어 금메달을 추가하며 기쁨이 두 배가 됐습니다.
서승재는 박주봉(1985년 남자복식·혼합복식, 1991년 남자복식·혼합복식), 김동문(1999년 남자복식·혼합복식)에 이어 한 해 세계선수권 다관왕에 오른 세 번째 한국 선수가 됐습니다.
여자복식 김소영-공희용은 앞서 열린 준결승전에서 아프리야니 라하유-시티 파디아 실바 라마드한티(인도네시아)에게 2대 0(9-21 20-22)으로 패해 최종 3위로 대회를 마무리했습니다.
김소영-공희용은 2021년 3위, 지난해 준우승에 이어 3년 연속 입상을 달성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김형열 기자 henry13@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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