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도설] 달 찜하기

강필희 기자 2023. 8. 28. 03:0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얼음으로 뒤덮인 미지의 남극대륙 극점에 인류 최초로 발을 디딘 사람은 노르웨이의 로알 아문센(1872~1928)이다.

인도 무인 탐사선 '찬드라얀 3호'는 지난 22일 최초로 달 남극 착륙에 성공했다.

러시아가 달 남극을 향해 '루나 25호'를 앞세웠다 실패한 지 사흘 만이다.

이미 달 착륙에 성공한 국가들은 유인선 발사, 기지 건설, 자원 채굴 등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얼음으로 뒤덮인 미지의 남극대륙 극점에 인류 최초로 발을 디딘 사람은 노르웨이의 로알 아문센(1872~1928)이다. 노르웨이 탐험가가 정복했다고 남극이 노르웨이 땅이 되는 건 아니다. 사실 영국 등 여러 나라가 영유권을 주장했지만 1959년 체결된 남극조약이 이를 모두 잠재웠다. 영유권은 동결하고 과학적 탐사만 허용하기로 한 것이다. 우리나라 남극 세종기지도 그 덕분이다. 항로로 역할이 중요한 북극 역시 한때 소유권 다툼 대상이었지만 인접국의 배타적경제수역만 인정될 뿐 개별 주권은 배제한다.


‘우주조약’은 미국과 소련의 경쟁이 치열해지던 1967년 우주 소유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탄생했다. 여기선 탐사와 개발을 권장하되 모든 국가에 개방된 공간으로 우주를 규정한다. 그러나 맹점이 있다. 특정국 전유만 금지할 뿐 자원의 법적 지위는 명문 조항이 없다. 국가가 아닌 민간 소유 허용 여부도 해석이 불분명하다. 구멍을 메우기 위해 1979년 ‘달 조약’을 체결했지만, 이번엔 미국 러시아 중국 등 주요 나라가 서명을 거부했다. 조약이 여럿 있어도 실질적으로는 종이 쪼가리에 불과하다는 말이다.

달 탐사를 향한 세계 각국의 도전이 치열하다. 인도 무인 탐사선 ‘찬드라얀 3호’는 지난 22일 최초로 달 남극 착륙에 성공했다. 러시아가 달 남극을 향해 ‘루나 25호’를 앞세웠다 실패한 지 사흘 만이다. 일본은 28일 규슈 가고시마현 우주센터에서 소형 탐사선 ‘슬림’을 쏘아 올린다. 달 적도 착륙이 목표다. 일본이 성공하면 달 착륙은 소련 미국 중국 인도에 이어 다섯 번째가 된다. 이미 달 착륙에 성공한 국가들은 유인선 발사, 기지 건설, 자원 채굴 등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우주 개발은 이제 체제나 기술 과시가 아니라 산업으로 진화하는 양상이다.

2년 전 미 항공우주국(NASA)의 탐사선 ‘퍼서비어런스호’가 화성에서 녹음한 바람 소리를 공개했다. 인기척이라고는 없는 지구 저편은 황량하면서도 신비로웠다. 우주 탐사 역사에서 한국은 자체 제작 로켓(누리호)을 발사하고 달 궤도에 진입(다누리호)하는, 막 발을 뗀 수준이다. 달 착륙은 2032년이 목표다. 외계 행성에 누군가 먼저 도착했다 해서 소유권까지 주장하는 건 대항해나 제국주의 시대에나 가능했던 일이다. 그러나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처럼 국가를 넘어 민간도 우주 탐사에 뛰어든 요즘, 규범 공백이 지속되면 결국 먼저 찜하는 자가 임자가 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달이 가장 핫한 부동산이라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강필희 논설위원

Copyright © 국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