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전 부처 복무 점검… ‘적극 행정엔 면책’ 분명한 원칙 세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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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이 이번 주부터 2주 이상 일정으로 전 부처에 대한 복무 점검에 나설 계획이다.
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들이 직접 부처를 찾아 일선 공무원들의 복무 실태를 들여다보겠다는 것이다.
복무 점검 결과를 토대로 다음 달 추석 전 추가 개각이 이어질 거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공직사회가 국민들을 위해 적극적으로 일을 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복무 점검의 궁극적인 목표가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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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사회의 무사안일 풍조가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지만 최근에는 특히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달 집중호우로 14명이 희생된 오송 지하차도 참사에 대해선 정부도 방재기관 공무원들의 잘못이 빚은 관재(官災)라고 인정했다. 잼버리 대회는 대원들이 중간에 야영장을 떠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는데 상대방 탓만 하고 있다. 사고만 터지면 책임부터 피하고 보자는 공직사회의 고질적 풍토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최근 공직 사회에서 복지부동 분위기가 확산된 데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전 정권 정책 뒤집기와 꼬투리 잡기가 반복되는 데 따른 영향이 크다. 요즘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상급자가 회의를 주재하면 무조건 휴대전화 녹음 버튼을 눌러놓고 본다”는 말이 공공연히 나돈다고 한다. 정권이 바뀌면 사후에 예상되는 불이익을 피하기 위해 기록을 남겨놓으려는 공무원들의 생존 방식이다.
이와 함께 중요한 개혁과제일수록 다음 정권에서 문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로 가능하면 손을 대지 않으려는 풍조도 확산되고 있다고 한다. 이래선 국민의 삶과 관련된 개혁과제가 추진 동력을 얻기 어렵다.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빨리 끊어주는 것이 일하는 공직사회를 만드는 핵심 중의 하나다.
공직자로선 해선 안 될 부적절한 행위를 잡아내고 근무 기강을 바로잡는 것은 필요하다. 그러나 복무 점검이 사소한 트집 잡기나 건수 채우기로 흐르면 공직사회를 더 위축되게 만들 뿐이다. 공직사회가 국민들을 위해 적극적으로 일을 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복무 점검의 궁극적인 목표가 돼야 한다. 공무원들이 정당하게 추진한 업무에 대해선 나중에라도 감사 등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선 창의적인 업무 추진이라면 그릇을 깨는 일이 있어도 책임을 묻지 않는 적극행정 면책 제도를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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