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 전세 73%가 하락 거래… 역전세 위험에 월세 비율 높아져
올해 들어 수도권에서 전세로 거래된 오피스텔의 70% 이상이 작년보다 가격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아파트는 거래량이 늘면서 매매는 물론, 전세가격도 상승세로 돌아선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오피스텔 전셋값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계약 기간이 끝나고도 제때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역전세가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7일 부동산R114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등록된 수도권 오피스텔 전세 계약을 분석한 결과, 작년과 올해 각각 동일 단지, 동일 층에서 거래가 있었던 6596건 가운데 가격이 하락한 경우는 4825건으로 전체의 73%에 달했다. 10채 중 7채꼴로 전셋값이 작년보다 더 떨어진 것이다. 상승 거래는 15%에 그쳤다.
지역별로 서울은 조사 대상의 70%가 하락 거래였고, 상승 거래는 18%, 보합 거래는 12%였다. 경기와 인천에서는 하락 거래가 각각 76%, 74%로 조사됐다.
지난해 상반기 47%에 달했던 수도권 오피스텔의 전세 비율은 작년 하반기 45%로 줄었고, 올해 상반기에는 41%까지 떨어졌다. 반면 월세 비율은 작년 상반기 53%에서 하반기 55%, 올 상반기 59%로 늘었다. 역전세 위험이 커지면서 전세 대신 월세로 돌리는 경우가 늘어난 것이다.
전세대출의 이자 부담이 늘어난 점도 사람들이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국 전세 가구의 월평균 이자 비용은 21만4000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67.4% 늘었다.
한편, 최근 들어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은 오르는 추세다. 한국부동산원 집계로 수도권 아파트 전세가격은 6월 19일부터 이달 21일까지 10주 연속 올랐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전세사기 피해가 집중됐던 빌라와 오피스텔에 대한 기피 현상이 심화하면서 아파트와 빌라·오피스텔 전세 시장에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집값 상승기인 2020~2021년 오피스텔 공급이 급증했던 점도 전셋값 하락을 부채질하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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