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반도체 대기업 똑같이 투자해도, 韓 법인세는 대만 1.3배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한국의 반도체 산업 최대 경쟁자인 대만이 이달 초부터 '대만형 반도체법'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대만 TSMC는 법이 통과되자 연구개발(R&D) 투자를 20% 늘리기로 했다.
한국도 올해 초 반도체 시설·R&D 투자에 혜택을 더 주는 법을 도입했지만 경쟁력이 뒤처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만형 반도체법은 '글로벌 공급망 핵심업체'가 대만 내 투자를 늘릴 경우 법인세를 깎아주는 게 핵심이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대만형 반도체법은 ‘글로벌 공급망 핵심업체’가 대만 내 투자를 늘릴 경우 법인세를 깎아주는 게 핵심이다. 서울시립대 김우철 교수의 분석에 따르면 순이익과 설비·시설투자 규모가 같은 기업이라도 대만과 한국에서 받는 혜택은 차이가 크다. 연간 순이익 2조 원인 반도체 기업이 설비, R&D에 각각 5000억 원, 총 1조 원을 투자할 경우 대만에선 2550억 원, 한국에선 그 1.3배인 3400억 원의 세금을 내야 한다.
양국 법인세 차이가 크게 벌어진 건 기본적으로 우리 법인세율이 대만보다 높기 때문이다. 한국의 법인세 최고세율은 2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인 21.5%보다 높다. 반면 대만은 20%로 평균치보다 낮은 수준이다. 지나치게 높은 최저한세율도 문제다. 각종 공제·감면으로 세액이 너무 낮아지는 걸 막기 위해 정해 놓은 하한선이 최저한세율이다.
대기업의 경우 한국의 최저한세율은 17%인 데 비해 대만은 12%다. 한국의 정치권이 여론의 압박을 받아 세법을 고치면서도 대기업 특혜 논란 등을 의식해 최저한세율 문턱을 낮추지 않아 문제가 발생했다. R&D 투자 세액공제 비율이 한국은 최고 40%로 25%인 대만보다 높은데도 최저한세 때문에 이런 감세 혜택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한국의 반도체 기업들은 유례없이 긴 빙하기를 통과하고 있다. 강점인 메모리반도체 분야의 불황은 대만이 선두인 파운드리 부문보다 훨씬 혹독하다. 이럴 때 과감한 투자로 초격차 기술력을 확보해 미래에 대비해야 다음 반도체 사이클 상승세에 올라탈 수 있다. 정부와 정치권은 경쟁국보다 무거운 우리 기업의 ‘세금 모래주머니’를 더 늦기 전에 떼어내야 한다.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칩스법’ 명암… 韓, 대만보다 세금 33% 더 낸다
- [천광암 칼럼]기초과학 잡는 “R&D 카르텔 타파”… ‘노벨상 0’ 국가의 자충수
- [단독]北1단로켓, 40여개 조각나… 軍, 자폭 장치 가능성 제기
- “9명중 4명 사라져” 농번기 외국인 계절근로자 이탈 비상
- [단독]대통령실 ‘공직기강 잡기’… 행정관 투입 全부처 점검
- 대통령실 “5인 흉상, 육사→독립기념관 이전” 광복회장 “反역사적 결정… 국방장관 퇴진을”
- 野 “尹정권, 日환경범죄 공동정범” vs 與 “이재명 지키기 정치쇼”
- 日군경 보는 앞 조선인 학살 장면, 14m 두루마리 그림에 생생
- 日 오염수 방류에 중국인들 ‘격분’…일식당에 1000통 전화폭탄
- “월요일부터 지각” 지하철 1호선 지연 운행에 시민 불편…“노조 준법투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