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소소한 일상도 소중히 여겨야

우리는 무슨 일이든 의미를 부여하려고 한다. 큰 행사나 업적, 성취 결과만이 아니라 불운과 소소한 일마저 자신에게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규명하려고 한다. 주변에는 예측과 통제가 어려운 것들이 많기 때문에 그럴듯한 규칙을 발견하여 통제감을 느끼게 되면 자신감과 안정감을 얻게 된다. 내가 속한 세상과 환경이 이해될 때, 세상이 무질서하지 않고 나름의 이치가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 우리는 그 안의 삶을 더 의미 있게 느낀다.

예측가능하고 규칙적인 일상, 매일 아침 커피 한 잔, 출근길에서 마주치는 사람들, 점심때 찾는 단골 식당 같이 소소한 일들이 삶의 의미를 부여하는 요소가 된다. 큰 노력 없이도 예상할 수 있는 작은 일상이 삶이 든든하게 흘러가고 있다는 안정감을 준다. 커다란 성취 못지않게 맛있는 음식, 친구와의 담소, 텃밭 가꾸기, 반려동물 돌보기 등 다양한 활동에서 삶의 의미를 느낄 수 있다.

몇 가지 일이 잘못되더라도 일정 시간에 출근하며 낯익은 동료들을 대하는 것처럼 비슷한 나날을 맞게 되면 여전히 내가 해내고 잘할 수 있는 일들을 찾게 된다. 매일 이어지는 일상은 이처럼 소중하다. 행복은 질보다 양에 좌우되는 수가 많아서 작지만 매일 행복을 느끼는 사람이 크지만 짧게 지속되는 행복을 느끼는 사람보다 행복감이 높은 경향이 있다. 극적이고 가슴 뛰는 일들이나 무대의 주인공이 되는 날들을 기대하느라 작은 일상이 주는 의미와 즐거움을 망각하지 않아야 한다.

빛나는 성취는 한 순간인 반면, 평범한 일상은 우리 삶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삶의 의미를 성취에만 둔다면 매일 새로운 성취를 해내지 않는 이상 삶을 의미 있게 느끼기 힘들 것이다. 허황된 꿈이나 과욕, 대박에 흔들리지 말고 반복되는 평범한 일상에서 의미를 찾고 안정감을 느끼며 소소한 기쁨과 즐거움을 누리는 행복을 소중히 여기자. 일상의 소소함을 새롭게 바라보는 태도는 매 순간 다른 경험을 하게 만들고 삶에 감사함을 느끼게 한다. 김성일 전 강릉원주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