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경찰, 앞으로의 70년을 향해[기고/김종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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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경찰청장으로서 최근 '쇼트폼'과 '청출어람'이란 단어를 곱씹어보게 된다.
창설 70주년을 맞은 해양경찰이 단기간의 성과를 끊임없이 지속하며 지금까지의 해경을 넘어서야 한다는 점에서 언뜻 보면 상반돼 보이는 두 단어가 우리의 화두가 아닌가 생각한다.
해경은 1953년 내무부 해양경찰대로 창설돼 경찰청 소속 해양경찰청을 거쳐 1996년 해양수산부 외청으로 독립했다.
국적선의 안전 항행을 위해선 주요국 해양경찰과 긴밀한 공조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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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폼은 1분 이내의 짧은 영상 콘텐츠로, 단시간에 많은 정보 습득을 원하는 최근의 특성을 반영하며 유행하고 있다. 또 청출어람은 스승을 넘어서기 위해 부단히 학문에 정진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창설 70주년을 맞은 해양경찰이 단기간의 성과를 끊임없이 지속하며 지금까지의 해경을 넘어서야 한다는 점에서 언뜻 보면 상반돼 보이는 두 단어가 우리의 화두가 아닌가 생각한다.
해경은 1953년 내무부 해양경찰대로 창설돼 경찰청 소속 해양경찰청을 거쳐 1996년 해양수산부 외청으로 독립했다. 2005년에는 차관급 외청으로 승격하는 등 성장을 계속해왔다.
조직의 성장이 순조롭게 이어졌던 건 아니다. 크고 작은 해양사고로 조직의 근간이 흔들릴 때도 있었다. 그때마다 분골쇄신하는 마음으로 필요한 기능은 키우고 불필요한 역할을 과감히 축소하며 치열하게 조직을 정비했다. 지금은 해경 소속 인력이 1만3000여 명, 함정은 363척, 항공기는 25대에 이른다.
그럼에도 한국 해경의 힘만으로 전 세계를 누비는 수많은 우리 국적선의 안전을 보장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국적선의 안전 항행을 위해선 주요국 해양경찰과 긴밀한 공조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해경은 지난 70년 동안 주요국 해양 당국과 협력관계를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1999년 이후 주변국부터 시작한 해외 해양경찰과의 공조는 현재 아시아 아메리카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등 세계 16개국 26개 기관으로 확대됐다. 이 기관들과는 상시 연락체계를 구축해 수시로 정보를 교환하며 각종 해양 사건사고에 대응하고 있다.
협력 대상 기관도 다양해지고 있다. 6월 한-베트남 정상회의에선 베트남 공안부와 협력약정을 체결했다. 베트남 내륙수로와 항만을 관리하는 공안부 수상경찰의 치안역량 강화를 위해 장비 및 교육 훈련을 지원하고, 수색구조 협력과 마약·인신매매 대응 등에 다각적으로 협력하기로 했다. 장비 지원의 일환으로 퇴역하는 소형 함정을 인도하겠다고도 했다. 올 10월 1차 양도를 준비 중인데, 한국과 베트남의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지속 발전시키기 위해 앞으로도 해경이 기여할 수 있길 바란다.
해경청장 부임 후 ‘기본에 충실하고 현장에 강한 국민의 해양경찰’을 업무 기조로 삼고 있다. 해양주권 수호, 국민의 생명·재산 보호라는 ‘기본’에 충실하기 위한 해경의 현장은 이미 5대양 6대주로 확대됐다. 각국 해양 관련 기관과 협력을 공고히 하는 한편 우리와 뜻을 같이하는 국가들과 지속적으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안전 분야에서 협력하는 것이 넓어진 우리의 ‘현장’을 지키는 길이라 확신한다.
좋은 비단이 나오려면 씨줄과 날줄이 빈틈없이 엮여야 한다. 마찬가지로 ‘기본’과 ‘현장’이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해경도 조직 내외부적으로 하나의 빈틈도 없이 촘촘히 준비돼야 한다. 이런 노력들이 지난 70년을 넘어서는 미래 해경의 초석이 되길 기대한다.
김종욱 해양경찰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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