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장관 사퇴하라"...與 내부서도 "反역사"
[앵커]
육군사관학교에 설치된 독립운동가들의 흉상을 이전하겠다는 국방부 방침을 두고 이념 논쟁이 불거졌습니다.
독립운동가 유족 단체인 광복회와 야당은 역사에 반하는 처사라며 강하게 반발했는데, 여권 일각에서도 과하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김경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육군사관학교 안에 있는 홍범도·김좌진 장군 등 독립운동가 5명의 흉상 이전 논란이 정치권 이념 논쟁으로까지 번졌습니다.
앞서 국방부는 독립운동이 부각되는 최적의 장소로 흉상을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는데, 여기에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국회에 나와 한 발언이 기름을 부었습니다.
[이종섭 / 국방부 장관(지난 25일) : (육군사관학교가) 북한을 대상으로 해서 전쟁을 억제하고 전시에 이기기 위해서 필요한 인력을 양성하는 곳인데 공산주의 경력이 있는 사람이 있어야 되느냐….]
독립운동가 유족과 후손들이 만든 단체, '광복회'는 곧바로 거세게 반발했습니다.
이종찬 광복회장은 이 장관에게 보낸 공개서한에서 '스스로 판단할 능력이 없으면 장관 자리에서 퇴진하는 게 조국을 위하는 길이라고 충고한다'며 날을 세웠습니다.
또, '민족적 양심을 져버렸다며 어느 나라 국방부 장관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여권 일각에서도 흉상 철거는 과한 조치라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항일 독립전쟁 영웅까지 공산주의 망령을 씌워 퇴출시키려는 건 역사에 반하는 일이라며, 참 할 일도 없다고 꼬집었습니다.
유승민 전 의원도 납득하기 어렵다며, 윤석열 정권의 이념 과잉이 도를 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국민의힘은 공식 입장을 내지 않은 가운데,
[유상범 / 국민의힘 수석대변인 : 육사의 흉상 문제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논란이 있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만, 현재 그와 관련해서 당에서 특별한 입장은 없습니다.]
민주당은 정부가 석고대죄하고 당장 철거 방침을 거두라고 맹비난했습니다.
[권칠승 /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 : 국군의 뿌리인 독립군과 광복군의 역사를 지우는 것은 철 지난 색깔론을 통해 지지층을 결집하여 총선에서 이득을 보려는 윤석열 정부의 천박한 정치 선동으로 보입니다.]
이 외에도 북한과 중국 인민군 군가를 작곡한 음악가 정율성을 기리는 광주광역시의 역사공원 사업을 두고 논란이 불거지는 등 이념 논쟁이 이어지는 모습입니다.
YTN 김경수입니다.
촬영기자 : 이상은
영상편집 : 고창영
그래픽 : 최재용
YTN 김경수 (kimgs85@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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