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WF 세계선수권] '셔틀콕 무결점' 안세영, 韓 배드민턴 사상 세계선수권 단식 첫 우승 위업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한국 여자 배드민턴의 간판이자 세계 랭킹 1위 안세영(21, 삼성생명)이 한국 배드민턴 사상 처음으로 세계개인선수권대회 단식 정상에 등극했다.
안세영은 27일(한국시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2023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세계개인선수권대회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카롤리나 마린(스페인, 세계 랭킹 6위)을 2-0(21-12 21-10)으로 완파했다.
이로써 안세영은 올림픽 다음으로 규모가 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남녀 단식을 통틀어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 일본 도쿄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안세영은 4강까지 진출했다. 올해 한층 성장해서 돌아온 그는 생애 처음으로 '세계 챔피언'에 올랐다.
올해 BWF 월드투어에서 7차례 정상에 오른 안세영은 세계 랭킹 1위에 등극했다. 한국 선수로는 방수현 이후 27년 만에 여자 단식 세계 1위에 오르는 성과를 이뤘다.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또 하나의 업적을 달성했다. 그는 한국 선수 가운데 세계선수권대회 남녀 단식에서 처음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방수현도 1993년 영국 버밍엄 대회에서 결승에 올랐지만 '인도네시아의 국민 영웅' 수지 수산티에게 져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방수현 이후 30년 만에 이 대회 여자 단식 결승에 오른 안세영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마린을 만났다. 마린은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단식 최초 비(非)아시아인 금메달리스트다. 또한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3번이나 우승을 차지했다.
배드민턴 여자 단식 최강자로 군림한 그는 왼쪽 무릎 수술을 받으며 하향곡선을 그렸다. 그러나 지난해 유럽선수권대회에서 6번째 정상에 오르며 재기에 성공했다. 또한 올해 세계 랭킹 10위권에 다시 진입했고 6위까지 올랐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는 여자 배드민턴 '빅4'인 타이쯔잉(대만, 세계 랭킹 8위)을 8강에서, '디펜딩 챔피언' 야마구치 아카네(일본, 세계 랭킹 2위)는 4강에서 물리쳤다.
마린은 과거 전성기 기량을 회복한 듯 상승곡선을 그리며 결승에 진출했다. 그는 4번째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을 노렸지만 '무결점'으로 성장한 안세영의 벽을 넘지 못했다.
안세영은 마린과 상대 전적에서 7승 4패를 기록했다. 특히 최근에는 5연승을 달리며 우위를 점했다.
1세트 4-4에서 안세영은 장기인 '그물망 수비'로 상대 범실을 유도했다. 또한 기습적인 대각 공격을 앞세워 10-4로 앞서갔다. 경기 주도권을 잡은 안세영은 수비 싸움은 물론 공격에서도 마린을 압도했다. 여자 배드민턴의 '공격 시대'를 이끌었던 마린은 안세영의 수비를 뚫지 못했다.
날카롭게 때린 대각 공격은 코트를 계속 벗어났다. 여기에 네트 플레이에서도 안세영의 섬세한 기술에 밀렸다. 세트 중반 이후 줄곧 리드를 지킨 안세영은 21-12로 1세트를 따냈다.
반격에 나선 마린은 2세트 10-10까지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그러나 올해 승부처에서 좀처럼 물러서지 않은 안세영은 공격 기회를 놓치지 않으며 연속 득점을 올렸다. 반면 마린은 고비처에서 공격 실책이 나왔고 안세영은 15-10으로 달아났다.
10-10에서 내리 11점을 따낸 안세영은 2세트도 잡으며 우승을 확정했다.
앞서 열린 혼합 복식 결승전에 나선 서승재(26, 삼성생명)-채유정(28, 인천국제공항) 조는 '세계 최강' 정쓰웨이-황야충(이상 중국, 세계 랭킹 1위) 조를 2-1(21-17 10-21 21-18)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서승재-채유정은 한국 혼합 복식 선수로는 6번째로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레전드' 박주봉 현 일본 대표팀 감독은 1985년 유상희와 짝을 이뤄 참가한 캐나다 캘거리 세계선수권대회 혼합 복식에서 우승했다. 이후 박 감독은 장명희와 호흡을 맞춘 1989년 자카르타 대회와 1991년 코펜하겐 대회에서 2연패를 달성했다.
김동문-라경민 조는 1999년 코펜하겐 대회와 2003년 버밍엄 대회에서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이후 한국은 혼합 복식에서 중국과 일본의 벽을 넘지 못했다.
서승재-채유정은 한국 혼합 복식의 간판으로 활약했지만 지난해 8월 호주오픈 우승 이후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이 경기 전까지 서승재-채유정은 정쓰웨이-황야충과 상대 전적에서 9전 전패에 그쳤다. 특히 지난 5월 중국 쑤어주에서 열린 세계혼합단체선수권대회 결승전에서는 첫 세트를 가져온 뒤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단단하게 준비한 서승재-채유정은 설욕에 성공했다. 두 선수 모두 왼손을 쓰는 '왼손 듀오' 서승재-채유정은 준결승에서 세계 2위 와타나베 유타-히가시노 아리사 조를 이긴 데 이어 거함 정쓰웨이-황야충까지 무너트리며 혼합 복식의 새로운 강자로 우뚝섰다.
서승재는 이번 대회에서 2관왕에 도전한다. 그는 이날 마지막 순서로 열리는 남자 복식 결승전에서 강민혁(24, 삼성생명)과 호흡을 맞춘다. 강민혁-서승재 조는 홈 코트의 덴마크의 킴 애스트럽-앤더스 라스무센 조와 우승을 놓고 한판 대결을 펼친다.
한편 SPOTV와 SPOTV ON, 스포츠 OTT 서비스인 SPOTV NOW는 BWF 배드민턴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복식 결승전을 위성 생중계한다. 또한 SPOTV ASIA(스포티비 아시아)에서도 생중계한다. 스포티비 아시아는 동남아 지역 13개국에 송출되는 채널로 테니스 그랜드슬램 대회인 윔블던과 US오픈, 남자프로테니스 ATP 투어, 모터사이클 레이싱 대회인 모토지피(GP), WTT(World Table Tennis) 탁구대회, BWF(세계배드민턴연맹) 배드민턴 대회 국제스포츠클라이밍(IFSC) 스포츠클라이밍 월드컵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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