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조 없이 ‘차박’ 가능…속 좁은 차에 지친 운전자, 눈 돌아가는 스펙
10년 전 구입한 중고 아반떼 뒷좌석에 카시트 2개를 설치하고 일곱 살 첫째와 10개월 지난 둘째를 앉혔다. 아내는 뒷좌석 카시트 사이에 몸을 욱여넣은 채 우는 둘째를 달랜다. 여기에다 이웃에 사는 장모까지 모시고 교외에 있는 코스트코나 식당을 가는 날에는 정말 답이 안 나온다. 이제는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로 바꿔야 하지 않을까. ‘패밀리카’답게 공간이 넉넉하면서도 운전도 편하고 안전한 모델은 없을까. 자연스럽게 신형 싼타페에 눈이 돌아간다. 2018년 4세대 출시 이후 5년 만에 선보이는 완전변경 모델이다.
5세대 ‘디 올 뉴 싼타페’를 지난 24일 시승했다. 신형 싼타페는 2.5 터보 가솔린과 1.6 터보 하이브리드 모델로 나오는데 이날 탄 싼타페는 7인승용 가솔린차다. 경기 고양에 있는 현대모터스튜디오에서 출발해 경기 파주 소재 카페까지 왕복 80㎞가량을 달렸다.
내부는 넓었다. 2열은 말할 것도 없었고, 3열 좌석은 좁긴 해도 갑갑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머리 위 공간도 상당히 남았다. 3열 좌석을 완전히 접으면 넓은 적재 공간이 생긴다. 2열 좌석까지 접으면 성인 남자가 누워도 충분할 정도다. ‘차박’ 캠핑을 하기에 좋을 듯하다.
2열 좌석에 앉으면 1열 좌석 측면에 달린 충전 포트를 사용할 수 있다.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 있는 콘솔 박스는 1열에서도, 2열에서도 여는 게 가능하도록 ‘양방향 멀티 콘솔’을 적용했다. 내부 1열에는 스마트폰 2개를 무선으로 고속 충전할 수 있는 자리가 있어 편의성을 높였다. 조수석 앞에는 장갑, 마스크 등 자외선 소독이 가능한 ‘UV-C 살균 멀티 트레이’가 장착됐다. 휴대폰 살균 용도를 빼고 사실 쓸모는 없어 보였다.
주행 시 힘이 좋아 가속도 빨랐다. 가솔린 모델은 최고출력 281마력, 최대토크 43.0㎏f·m 등 동력 성능이 기존과 동일한 점이 아쉬웠으나, 거꾸로 보면 검증된 파워트레인이란 뜻이기도 하다. 주행도 안정적이고 풍절음도 적었다. 가족들과 대화할 때 목소리 높이지 않아도 될 듯했다.
주행 관련 기능에서는 경쟁 모델인 기아 쏘렌토에는 없는 ‘차로 유지보조2(LFA 2)’를 기본으로 제공한 게 눈에 띈다. LFA 2는 주행 중 두 차례 정도 왼쪽 차선으로 너무 붙어 운전대를 돌린 경우를 제외하고는 커브길에서도 차로 중앙을 잘 유지하는 편이었다.
LFA 2에 고속도로주행보조2(HDA2),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SCC) 기능까지 더하니 운전 부담이 상당히 줄었다. 운전보조장치를 켜고 운전하니 연비(노멀모드)는 ℓ당 9.7㎞로 나왔다. 현대차가 밝힌 공인 복합연비는 ℓ당 11.0㎞다.
가솔린 모델의 가격은 3546만~4373만원이다. 하이브리드 모델은 세제혜택 적용 전 기준 4031만~4764만원이다. ‘조금 비싸지만 생각해볼 만한데?’라는 수준의 아슬아슬한 가격대다. 추가 개조 비용을 들이지 않아도 차박이 가능한 차량인 점은 매력적이다.
이재덕 기자 du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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