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뢰, 피할 수 없다면…몸 띄우는 ‘거미 신발’ 보급 나선 우크라군
다리 절단 등 치명적 부상 막아줘

우크라이나 전장에 깔린 지뢰로부터 자국 군인을 보호하기 위해 우크라이나군이 독특한 모양의 군화를 보급하고 있다. ‘스파이더 부츠(거미 신발)’라고 불리는 이 군화의 핵심 기능은 군인의 발을 지면에서 10여㎝ 띄우는 것이다. 지뢰의 폭발력이 직접 군인의 발이나 다리로 전해지지 않게 해 치명상을 피하도록 한다.
최근 과학매체 파퓰러 사이언스 등은 우크라이나군이 자국 군인들에게 스파이더 부츠라는 특수 군화를 보급해 부상을 최대한 줄이기 위한 조치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지금까지 군인을 포함한 우크라이나인 최대 5만명이 사지 일부가 절단되는 부상을 입었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지뢰 때문이었다.
스파이더 부츠는 일반적인 부츠처럼 목이 길게 올라와 종아리를 감싸는 형태가 아니다. 대신 밑창에 다리 4개가 부착돼 있다. 이 때문에 군인의 발바닥이 지면과 10여㎝ 간격을 두고 붕 뜨게 해준다. 스파이더 부츠는 군화에 붙은 다리 때문에 전반적인 형상이 거미 같은 벌레처럼 보인다고 해 붙은 이름이다.
스파이더 부츠의 착용 방법은 쉽다. 군인은 자신의 신발을 신은 채 스키 위에 발을 올리듯 스파이더 부츠 위에 발을 올린다. 그리고 스파이더 부츠의 고정용 벨트를 발등에 동여매면 된다.
스파이더 부츠를 신으면 발이 10여㎝ 띄워져 지뢰를 밟아도 폭발력이 발로 직접 전해지지 않는다. 지면과 발이 딱 붙어있지 않기 때문이다. 지뢰 폭발력 일부가 지면과 스파이더 부츠 사이의 공간을 통해 좌우로 흩어진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스파이더 부츠를 신으면 어느 정도의 부상은 입어도 발이나 다리가 절단되는 치명상은 피할 공산이 커진다.
신체 절단은 대량 출혈을 일으켜 생명을 앗아갈 수 있다. 목숨을 잃지 않는다고 해도 평생 장애를 안고 살아야 한다. 그런데 스파이더 부츠를 신으면 이런 일을 피할 수 있다는 뜻이다.
스파이더 부츠 같은 목적을 지닌 신발은 1998년 이미 캐나다 기업에서 개발했다. 신발 재질은 알루미늄과 강철이었다. 우크라이나는 해당 부츠의 설계를 토대로 스파이더 부츠를 자체 제작하고 있다. 스파이더 부츠가 지뢰와 맞닥뜨릴 군인의 생명과 신체를 보호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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