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정에 맞선 미국 저항 상징” 트럼프 캠프 ‘머그샷’ 마케팅
사흘 만에 100억원 모금
반대 진영선 조롱 상품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머그샷’을 조 바이든 정부의 ‘정치탄압’ 상징으로 포장해 내년 대선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트럼프 선거 캠프는 머그샷을 활용한 각종 상품을 판매해 사흘 만에 100억원에 가까운 돈을 모금했다.
26일(현지시간) 트럼프 선거운동 캠프는 지난 24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조지아주 풀턴카운티 구치소에서 머그샷을 촬영하고 보석으로 풀려난 날부터 이날까지 총 710만달러(약 94억2000만원)가 모금됐다고 밝혔다. 25일에는 418만달러(약 55억5000만원)가 모였는데, 이는 트럼프 캠프의 선거운동을 통틀어 하루 최고 모금액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석방 직후 자신의 머그샷을 직접 엑스(X·옛 트위터)에 올려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그의 선거 캠프는 머그샷을 활용한 티셔츠, 포스터, 자동차 스티커, 머그컵, 인형 등 다양한 상품 판매를 시작했는데, 여기에는 ‘절대 굴복하지 않는다!’는 문구가 쓰였다. 트럼프 캠프는 지지자들에게 보낸 e메일에서 “이 머그샷은 폭정에 맞선 미국 저항의 상징으로 역사에 영원히 남을 것”이라고 썼다. ‘굴욕사진’이라 할 수 있는 머그샷을 ‘정치탄압’과 연관지어 선거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려는 트럼프의 전략이 성공을 거두고 있는 셈이다. 트럼프 캠프는 2020년 대선 개입 혐의로 연방 특검과 조지아주 검찰의 기소가 이어진 지난 3주간 약 2000만달러(약 256억4000만원)를 모금했다고 밝혔다. 이는 선거운동 초반 7개월간 모금액의 절반 이상에 달한다.
정치 분석가들은 머그샷 이미지가 트럼프 캠프에 막대한 정치자금 조달 수단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보수 성향 정치 분석가인 데이비드 코첼은 “트럼프의 열성적인 팬들은 기꺼이 25달러를 지불하고 이런 셔츠나 머그컵을 살 것”이라며 “13가지 범죄 혐의로 기소된 사건을 선거 캠페인에 활용하는 것은 슬픈 일이지만, 이것이 바로 우리 정치의 현주소”라고 말했다.
반면 머그샷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난하기 위해 반트럼프 진영에서도 활용되고 있다. 공화당 내 반트럼프 단체 ‘링컨 프로젝트’는 머그샷과 함께 그를 조롱하는 표현이 담긴 상품을 제작해 판매 중이다. 로이터통신은 이런 각종 ‘머그샷 상품’이 ‘분열된 미국’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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