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11 현장] 병수볼 압도한 '정효볼' → 광주, 수원 삼성 4-0 대파하며 'K리그1 3위 점프'… '완벽 티키타카였던 2번째 골'

조남기 기자 2023. 8. 27.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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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광주)

'정효볼'이 병수볼을 통제했다. 홈팀의 더할 나위 없는 승리였다.

27일 오후 7시 30분, 광주시에 위치한 광주 축구전용경기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23 28라운드 광주 FC-수원 삼성전이 벌어졌다. 경기 결과는 4-0, 광주의 완승이었다. 광주는 전반 18분 이희균, 전반 38분 아사니, 후반 2·7분 엄지성의 연속골로 원정 게임에 임한 수원 삼성을 완파했다. 이로써 광주는 K리그1 28라운드 기준 순위가 3위에 도달했다.

온도는 낮았지만 습도는 높은 날씨였다. 적잖은 수원 삼성팬들이 현장을 찾은 가운데 광주 축구전용경기장은 분위기가 올라갔다. 경기 초반은 광주가 주도했다. 미드필더 이순민을 센터백으로 배치한 광주는 후방부터 차츰 단계를 밟아갔다. 전반 10분 이전엔 허율을 앞세운 공격이 수원 삼성의 골문을 위협했다. 허율이 공을 받아드는 움직임은 상당히 좋아 보였다.

전반 19분 광주가 선제골을 터뜨렸다. 주인공은 이희균이었다. 센터백 안영규가 하프라인을 넘어 높은 지역까지 진출했고 이후 쇄도하는 이희균을 향해 패스를 깔아줬다. 최전방의 허율과 토마스는 수원 삼성 중앙 수비 라인을 최대한 끌어당긴 상태였다. 이후 이희균은 수원 삼성의 한호강 및 김경중과 경합에서 승리한 뒤 왼발로 골망을 갈랐다. 광주가 짜임새 있는 플레이로 리드를 잡는 순간이었다. 이정효 광주 감독은 포효하며 기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광주는 선제골 이후에도 공격 강도를 유지했다. 아사니의 왼발슛이 양형모 수원 삼성 골키퍼에게 향했다. 엄지성 또한 공격으로 광주의 텐션을 지속했다. 전반 26분, 김병수 수원 삼성 감독은 서동한 대신 아코스티를 넣으며 정예 라인업을 가동했다.

수원도 당하고만 있진 않았다. 전반 32분, 페널티 박스 근처에 있던 아코스티가 분위기를 전환하는 오른발 슛을 날렸다. 어느 정도 궤적이 보이는 슛이었지만 실린 힘이 대단해 김경민 광주 골키퍼를 위협했다. 수원 삼성은 이후 코너킥에서도 카즈키의 날카로운 킥으로 광주를 위협했다. 이후 광주 아사니의 역습을 차단하는 과정에서 김경중이 옐로카드를 받았다.
 

 

전반 38분, 광주가 또 한 골을 만들었다. 엄청난 패스 작업이 연출됐다. 센터백 안영규가 좌 측면으로 빠진 이희균에게 볼을 띄웠다. 이후 좌 측면의 이희균으로부터 볼이 깊숙하게 흘러들어갔고, 페널티 박스 안으로 진입했던 정호연이 오른발 뒤꿈치로 볼을 흘려뒀다. 그 자리의 토마스는 한 번 더 측면으로 볼을 보냈고, 우 측면에서 진입한 아사니가 논스톱 왼발 슛으로 상황을 마무리했다. 수원 삼성이 반응할 수 없었던 '완벽한 패스 워크'였다. 아사니는 골을 넣은 이후 이정효 감독에게 달려가 포옹하며 셀레브레이션을 즐겼다.

전반 막판엔 광주의 세트피스가 날카로웠다. 페널티 박스 안으로 진입한 엄지성이 헤더로 수원 삼성의 골문을 위협했다. 양형모 수원 삼성 골키퍼가 선방하지 않았다면 광주는 세 번째 골을 기록할 만했다. 전반 종료와 동시엔 이정효 감독이 화를 내는 모습이 포착됐다. 아사니가 시간 지연 행위로 경고를 받은 듯한데, 아사니는 이 경고로 5장이 누적 되어 다음 경기에 출전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광주의 다음 경기는 리그 선두인 울산 현대전이다.

후반전 시작과 함께 수원 삼성은 두 장의 교체 카드를 사용했다. 한호강과 김경중을 빼고 김태환과 뮬리치를 넣었다. 어떻게든 따라잡아야 했으니 전략 수정은 불가피했다. 그러나 골은 오히려 광주 쪽에서 터졌다. 후반 2분 엄지성이 우 측면의 아사니에게 볼을 띄우고 달렸고, 아사니는 주고 뛰는 엄지성에게 볼을 내줬다. 이후 엄지성은 문전 앞에서 가볍게 볼을 밀어 넣었다. 광주가 다시 한 번 보여준 좋은 패스 워크였다.

후반 7분, 엄지성이 또 한 골을 넣었다. 광주는 좌 측면에서 이희균과 정호연을 거쳤고 이후 엄지성에게 볼이 배달됐다. 엄지성은 볼을 내줄 듯하는 동작을 반복하다가 중거리슛으로 수원의 골망을 갈랐다. 광주가 사실상 경기를 가져가는 골이었다. 그럼에도 광주팬들은 "한 골 더 광주"를 외치며 더 공격적 플레이를 요구했다. 이정효 감독 또한 "더, 더, 더"를 외치는 게 카메라에 포착됐다.
 

 

후반 9분엔 수원 삼성이 명준재를 빼고 불투이스를 넣었다. 전술 변화를 예고한 교체였다. 후반 20분 무렵 광주는 토마스와 아사니와 이상기를 빼고 베카와 김한길과 두현석을 넣었다. 공격 에너지를 유지하며 수원 삼성을 상대로 더한 골을 넣겠다는 코칭스태프의 의지인 듯했다. 후반 23분엔 엄지성 대신 이건희가 그라운드를 밟았다.

습도가 높은 날씨였던 만큼 후반 막판엔 양 팀의 템포가 다소 떨어지는 듯도 했다. 무엇보다도 스코어가 워낙 벌어져 광주는 여유롭게, 수원 삼성은 다소 에너지를 잃은 듯한 움직임이 비춰졌다. 그래도 후반 추가 시간엔 수원 삼성의 뮬리치가 강력한 프리킥으로 광주의 골대를 강타하기도 했다.

추가골이 더 터지진 않았다. 경기는 4-0. 광주의 시원한 승리로 귀결됐다. 이정효 감독의 광주가 김병수 감독의 수원 삼성을 통제한 게임이었다. K리그1 3위까지 올라선 광주는 다음 라운드에서 선두 울산 현대에 도전한다. 반면 수원 삼성은 최하위권에서 계속해서 어려운 시간을 보내야 하는 상황이다.

글=조남기 기자(jonamu@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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