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재난, ‘경제 문제’로 풀어야”…홍종호 서울대 교수 [뉴스를 만나다]

박주경 2023. 8. 27.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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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여름, 재난 재해로 참 힘들었지요?

국내에선 폭염, 장마가 기승을 부렸고, 해외에선 엄청난 규모의 산불들이 여름 끝자락을 잿빛으로 물들이고 있습니다.

'기후 위기'가 빚어내는 재앙들, 과연 어디서부터 풀어야 하는 건지, 환경 경제 학자인 홍종호 서울대 교수 모시고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어서오십시오.

하와이, 캐나다, 스페인, 그리스… 도처에 지금 산불이 나 있고, 언론에선 '종말적인 재앙'으로까지 묘사할 정도로 규모가 무시무시합니다.

이 산불도 점점 '기후 재난'이 되어가는 것 같아요?

[답변]

왜냐하면 이제 기후변화라는 것이 기온을 올리고 또 더 건조하게 만들고 가뭄을 심하게 하기 때문에 산에 나무들이 탈 수 있는 엄청나게 좋은 환경을 제공을 해 주는 거죠.

심지어는 앞으로 섭씨 1℃가 오르면 어떤 산림의 경우에는 산불이 타는 면적이 6배까지, 600%까지 증가할 수 있다.

이런 연구 결과도 있어서 사실 한국도 작년 초죠, 강원도에서 큰 산불이 있어서 굉장히 위험할 뻔했습니다.

그래서 이런 것들이 기후변화 영향의 파급력이 산불에까지 미치고 있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앵커]

교수님께선 기후 변화, 기후 재난을 '경제학'적인 관점에서 풀어야 한다, 이런 입장에 계신 거지요?

[답변]

결국 이제 중요한 것은 왜 기후 변화가 발생하는가, 여기에 대한 과학자들의 엄청난 연구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제 내린 결론은 결국 인간 경제활동의 결과물이다.

그래서 어떤 경제 활동 때문이냐, 다른 것이 아니고 화석연료의 사용에 따른 탄소 배출.

이것이 빠른 속도로 지구의 온도를 높이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하고 있다라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에...

[앵커]

경제 문제가 기후에 영향을 미치고, 그 기후 문제가 다시 경제에 악영향을 주는 일종의 '악순환의 고리'도 있는 거지요?

[답변]

기후 변화가 심해질수록 결국 인간의 경제활동을 제약하죠.

왜냐하면 각종 산업에 어려움을 겪고 아까 우리 처음에도 얘기가 나왔지만 비가 많이 온다든지, 너무 덥다든지 너무 가물다든지 이 모든 것들이 경제 활동에 영향을 미치거든요.

뭐 예를 들어 멀리 갈 필요 없이 우리가 먹고 사는 데 가장 필요한, 생존에 필요한 농업 같은 경우 결국 가뭄이 지속되면 또 홍수가 너무 심해지면 농업 생산성이 급락할 수밖에 없거든요.

그런 것이 결국 인간의 삶에 엄청난 피해를 야기하면서 먹을 게 없으면 사람들은 또 갈등과 분쟁에 빠져들지 않습니까?

그래서 관광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야외 어떤 생산직 근로자의 생산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산업 부문별로 보면 결국 기후변화라는 것이 기후위기라는 것이 가져올 부정적인 임팩트가 크고요.

또 장기적으로 보더라도 경제학들의 연구에 따르면 저도 그런 연구를 했습니다만 길게 봤을 때 홍수와 같은 태풍과 같은 이런 거대한 자연 재난이 성장률에 장기적인 국가의 경제성장률의 영속적인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렇게 보면 참 앞으로 이 기후라는 것을 환경 문제에 국한시켜서는 안 되고 우리의 경제활동 전반에 영향을 미칠 굉장히 핵심적인 사안으로 봐야 한다라는 것이 이미 국제기구 또 각국의 중앙은행 싱크탱크 이런 데서 일관되게 하고 있는 얘기입니다.

[앵커]

며칠 전에 기사를 보니까, '탄소 중립, 탄소 감축' 외치면서도 G-20 주요국들이 지난해 '화석 연료' 보조금이나 투자금을 전년도보다 배 이상 많이 썼단 얘기가 있더라고요.

이 이율배반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답변]

굉장히 중요한, 저도 이제 기사를 보고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됐는데요.

이제 IISD라고 하는 이제 캐나다에 기반을 둔 연구소예요.

연구소에서 이런 발표를 했습니다.

G20 국가의 2022년도 화석연료에 대한 즉 탄소를 배출하는 화석연료에 대한 이런 보조금 규모가 여러 항목들을 합쳐보니 1.4조 달러더라...

대한민국 GDP에 육박할 정도의 보조금을 화석연료에 제공했다는 것이니까 아니 그동안에 있었던 엄청난 많은 국제 회의와 탄소를 줄여야 한다 탈화석연료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어디 가고 실제 말과 행동이 너무 다르지 않냐 이제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데요.

2022년도는 특히 러시아 발 전쟁이 본격화된 시기이기 때문에 국제 천연가스 가격도 너무 많이 올랐고요.

이러다 보니 소비자와 생산자들이 다 고통을 받으니까 여기에 대한 보조금이 많이 지불이 된 것으로 저는 이해를 합니다.

과연 그렇다고 해서 이런 것을 그대로 둘 것이 아니고 어떻게 하면 이러한 위기를 기회로 삼을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보는데요.

독일 같은 나라는 그래서 이러한 천연가스 가격이 오르는 만큼 국내적으로 재생에너지의 발전 비중을 계속 늘려서 이제 앞으로는 화석연료로부터 자유로운 국가를 만들겠다.

이런 아주 거대한 목표를 세우고 굉장히 열심히 노력을 하고 있는 반면 대한민국은 작년 2022년도에 한국전력이 33조 원이 넘는 적자 또 가스공사도 8조 원이 넘는 적자를 봤거든요.

이런 적자라는 것이 결국은 이런 국제기구들이 이야기하는 화석연료에 대한 보조금에 해당하는 것입니다.

너무 우리가 오랫동안 화석 연료에 의존해 왔다 너무 탄소 배출을 급속하게 해왔다.

여기에 대한 어떤 문제의식 반성 앞으로 우리가 달라져야겠다라는 것에 대한 국가적인 공감대가 좀 약한 편이고요.

우리나라는 그래도 어떤 문제 인식을 하게 되면 굉장히 빠르게 바뀌고 변화하는 그런 아주 큰 장점을 갖고 있는 나라이기 때문에 에너지 전환 기후변화 대응에 있어서도 저는 앞으로 좀 더 빠른 속도로 이 변화의 모멘텀을 찾아갈 수 있기를 모든 경제 주체들이 무엇보다도 정부가 그렇게 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앵커]

올 여름은 이렇게 지나가지만 겨울엔 또 무슨 재난이 올지 모르겠습니다.

해가 갈수록 더 걱정되는 상황인데, 각자의 자리에서 가능한 실천들, 서둘러야겠습니다.

오늘(27일)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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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경 기자 (pjk010@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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