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만간 0%대로 뚝 떨어질 것”...전문가가 경고한 성장률, 이유는
혁신기업 부족 등에 생산성 부진
성장 기여도 美45% vs 韓-4% 대조
저출생 충격, 잠재성장률은 2030년대 0.69%
27일 매일경제가 입수한 한국경제학회의 ‘한국경제 성장의 현황과 도전’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경제는 반도체 이후 성장에 힘을 실어줄 혁신 산업이 부족해지며 2010년 이후 생산성이 급락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보고서는 경제학회가 국민경제자문회의 용역을 받아 최근 작성했다.
경제학회에 따르면 미국은 2010년 총요소생산성이 경제 성장률에 기여한 비중이 45%에 달했으나 한국의 생산성 성장 기여도는 -4%로 오히려 성장을 깎아먹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저출생·고령화 현상도 저성장을 부채질하고 있다. 경제학회는 오는 2030년 국내 노동 성장률이 마이너스(-0.39%)를 기록하는 등 일손 부족 사태가 심해질 것으로 봤다. 학회가 통계청 장래인구추계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030년 1.68%를 기록한 후 2040년 0%대(0.97%)로 추락한다. 이후 2050년 0.89%, 2060년 0.44% 등 성장률은 더 낮아질 것으로 관측됐다.
잠재성장률 하락 추세는 계속 이어져 2040년대 0.05%, 2050년대에는 -0.03%를 기록할 전망이다.
저성장 최대 원인은 생산성 정체다. 잠재성장률은 자본, 노동과 총요소생산성(기술개발·경영혁신 등 무형효과)으로 구성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1~2022년 잠재성장률은 2.0%로 추정됐는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총요소생산성(0.9%포인트)이 1%포인트 이내로 제자리 걸음하며 성장이 일어나지 않고 있다. 즉, 돈과 노동력을 쏟아부어도 기술, 경영혁신 등이 약해지며 성장 에너지가 꺼지고 있다는 뜻이다.
경제학회는 “한국 경제는 부가 가치와 기술 수준이 높은 품목으로 성공적으로 구조 전환을 하면서 지속적인 고성장을 일궜지만 반도체 산업 성장 이후 새로운 산업으로 전환이 더 이상 빠르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혁신 성장을 위한 정책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연구개발(R&D)지원, 세제 혜택 등 특정산업 육성에 집중하는 종전 정책은 오히려 시장을 왜곡시킬 수 있다는 경고도 했다. 학회는 혁신 인재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자발적으로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데 정책 방점을 찍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경제학회는 “저성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에서 다양한 정책 수단을 동원했으나 저성장 문제는 오히려 심각해지고 있다”며 “반도체 이외 혁신을 주도할 산업을 민간이 주도해 찾아야 하며 창업 자체보다는 창업 이후 성장을 촉진할 생태계 전환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학회는 저출생 대응과 관련해서는 “핵심은 혼인율”이라며 “결혼에 대한 세제혜택 등이 선진국에 비해 부족하며 결혼하고 아이를 키우는게 어렵지 않도록 관련 제도를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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