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지지율 낮아도…‘30%대’에 갇힌 민주당[이재명 취임 1년]
3번 중 1번꼴로만 여당 앞서
여권 실책에 실망감 커져도
‘대항마’ 인식은 낮다는 방증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해 8월 전당대회에서 압도적 당심을 얻었으나 민심 잡기에는 연일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민주당은 정부·여당의 연이은 실책에도 반사이익을 누리지 못하며 지지율이 30%대 초반에 갇혀 있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에 더해 유능한 정책정당 면모를 보여주지 못한 데 대한 냉정한 평가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국갤럽 여론조사를 기준으로 이 대표 체제 1년간 민주당이 국민의힘보다 높은 지지율을 기록한 건 3번 중 1번꼴도 되지 않는다. 경향신문이 이 대표 당선 직후인 지난해 9월 1주부터 올해 8월 4주까지 약 1년간의 한국갤럽 여론조사를 분석한 결과, 정당 지지도에서 민주당이 국민의힘을 앞지른 건 총 46번 조사 중 13차례에 불과했다.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30%대 초중반에 머물고 있을 정도로 시민들의 실망이 크지만 민주당은 이들을 흡수하지 못했다. 이태원 핼러윈 참사 직후(2022년 11월 1주)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34%로 국민의힘에 단 2%포인트 앞섰다. 오송 지하차도 참사 직후(2023년 7월 3주) 조사에서는 오히려 민주당 지지율이 전주보다 추락해 30%를 기록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가 시작된 지난 8월 4주 조사에서도 민주당은 국민의힘에 2%포인트 차로 1위를 내줬다. 정부 실정에 따른 대안세력으로 민주당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민주당의 지지율 저조는 이 대표 사법 리스크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검찰 포토라인에 선 이 대표는 “사법 쿠데타” “정적 제거” “국가폭력” 등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연이어 조사를 받는 야당 대표의 모습은 정부·여당의 헛발질을 희석시켰다. 이 대표 체포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된 직후(2023년 3월 1주)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29%를 기록했다.
사법 리스크 대응에 바쁜 정당의 모습은 민생 행보 진정성에도 의문부호를 붙였다. 유승찬 정치컨설턴트는 기자와 통화하면서 “지금은 민주당이 사법 리스크 대응과 윤석열 정부 공격하는 거 말고는 하는 일이 없다. 사람들은 민주당이 뭘 하려고 하는지를 알지 못한다”면서 “‘이 대표를 지키기 위해 존재하는 정당’ 이 정도로 프레이밍이 돼 있어서 아주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층만 남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지난 1일 ‘민생채움단’을 발족하는 등 민생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나 지지율 끌어올리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유 정치컨설턴트는 “(민주당이) 민생을 먼저 생각하겠다, 이런 것들이 (국민들에게는) 다 정치적 수사로 보이지 진짜 그렇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이 대여투쟁에만 골몰해 정치 피로감을 높이고 외연 확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기자와 통화하며 “‘반윤석열 대통령’은 네거티브 기조로 갈 수밖에 없다. 맨날 투쟁하고 맨날 반대하고”라면서 “선거는 중도층이나 무당층에서 결론이 나는데, 이들은 네거티브에 대한 거부감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엄 소장은 “민주당은 반윤·반국민의힘 ‘국정 발목잡기’ 이미지가 축적돼 있다”고 지적했다.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신주영 기자 j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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