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민턴 서승재-채유정, 만리장성 넘고 세계선수권 혼복 20년 만에 우승
9전10기다.
한국 배드민턴 혼합 복식 세계 5위 서승재(26·삼성생명)-채유정(28·인천국제공항) 조가 세계 1위 중국 조를 꺾고 세계선수권대회 정상에 올랐다.
서승재-채유정 조는 27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2023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세계개인선수권대회 혼합 복식 결승전에서 ‘세계 최강’ 정쓰웨이(26)-황야충(29·이상 중국) 조를 1시간 혈투 끝에 게임스코어 2대1(21-17 10-21 21-18)로 제압했다.
서승재-채유정 조는 이날 1게임 초반부터 강하게 몰아붙였다. 14-13에서 서승재의 네트를 맞고 넘어가는 행운의 득점을 포함해 3연속 득점하며 분위기가 넘어왔다. 이어 20-17에서 서승재가 코트 빈 곳에 샷을 꽂아 넣으며 1세트를 가져왔다.
2세트는 일방적인 흐름 속에 내줬다. 6-7에서 내리 7실점하며 사실상 세트를 빼앗겼다. 전열을 가다듬고 나선 3세트에서 서-채 조는 1-1로 맞선 상황에서 6연속 득점에 성공하며 일찌감치 주도권을 가져왔다. 서-채 조는 한때 16-8 더블 포인트로 앞섰으나, ‘만리장성’의 벽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20-15로 챔피언십 포인트까지 한 점 남겨둔 상황에서 중국 조는 3점을 따라붙으며 바짝 추격했다. 흔들릴 법도 한 상황. 그러나 배짱 두둑한 서승재가 강력한 스매싱 샷으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둘은 우승이 확정되자 김학균 감독 등 코치진과 함께 얼싸안으며 기쁨을 만끽했다.
이날 전까지 정-황 조를 상대로 역대 전적에서 9전 전패 절대 열세였던 서-채 조는 이로써 한국 선수로는 2003년 김동문(48)-라경민(47) 조 이후 20년 만에 세계선수권 혼합 복식에서 정상에 오르는 쾌거를 맛봤다. 부부의 연도 맺은 김-라 조는 1999년 코펜하겐 대회와 2003년 버밍엄 대회에서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이후 한국은 혼합 복식에서 번번이 중국과 일본의 벽에 밀렸다.
채유정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꾸준히 하다보면 언젠가는 이렇게 뜻깊은 날이 온다. 성적이 안 나오더라도 묵묵하게 자기 자리에서 준비를 한다면 이런 일이 일어난다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서-채 조는 불리한 숫자 속에서도 올림픽 다음으로 권위가 높은 세계선수권대회 결승전에서 정-황 조를 상대로 귀중한 첫 승리를 거두며 세계 챔피언에 등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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