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대표 장유빈, 대역전극으로 코리안투어 군산CC 오픈 우승(종합)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다음 달 항저우 아시안게임 출전을 앞둔 아마추어 장유빈이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장유빈은 27일 전북 군산CC 토너먼트 코스(파72·7천441야드)에서 열린 군산CC 오픈 최종 4라운드까지 20언더파 280타로 전가람과 동타를 이룬 뒤 연장전에서 승리하며 정상에 올랐다.
코리안투어에서 아마추어 선수의 우승은 올해 4월 골프존 오픈의 조우영 이후 시즌 두 번째이자 통산 11번째다.
군산CC 오픈에선 2013년 이수민 이후 10년 만에 아마추어 우승자가 나왔다.
아마추어 강자로 활약해 온 장유빈은 지난해 4월 대한골프협회장배 아마추어선수권대회에서 우승,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국가대표로 선발된 선수다.
이번 아시안게임 남자 골프에 한국 대표로는 프로와 아마추어 선수가 2명씩 나선다.
프로 선수로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임성재, 김시우가 세계랭킹을 기준으로 뽑혔고, 아마추어 선수는 대회를 통해 장유빈과 조우영이 선발됐다.
아시안게임 이후 프로로 전향해 코리안투어 진입을 계획 중인 장유빈은 올해 KPGA 2부 스릭슨투어에서 2승을 거둔 데 이어 코리안투어 대회에서도 우승을 달성하며 존재감을 키웠다.
3라운드까지 선두 전가람에게 4타 뒤진 2위였던 장유빈은 이글 하나와 버디 9개, 보기 2개와 더블 보기 하나를 묶어 이날만 7타를 줄였다.
초반엔 고전하며 전가람과 7타 차로 벌어질 때도 있었으나 7∼12번 홀에서 '버디 쇼'를 펼치며 본격적인 추격전에 나선 그는 13번 홀(파3)에서 짧은 파 퍼트를 놓치며 보기를 적어낸 전가람을 한 타 차로 압박했다.
장유빈은 14번 홀(파4) 보기가 나오며 버디를 잡은 전가람과 다시 3타 차가 됐지만, 이후 믿을 수 없는 뒷심을 발휘했다.
15번 홀(파4) 버디를 적어낸 뒤 16번 홀(파5) 그린 주변에서 친 세 번째 샷이 그대로 들어가며 이글을 만들어내 공동 선두로 도약한 것이다.
동타가 이어지던 18번 홀(파4)에서 장유빈은 두 번째 샷을 벙커에 빠뜨린 뒤 벙커샷이 홀에서 6m 넘게 떨어진 곳에 멈춰 위기를 맞았지만, 극적으로 파 퍼트를 넣으며 마찬가지로 파를 지킨 전가람과의 연장전을 성사시켰다.
18번 홀에서 이어진 첫 번째 연장전에서 장유빈은 두 번째 샷이 그린을 크게 벗어나며 보기에 그쳤으나 전가람이 1.8m 보기 퍼트를 놓치면서 승부가 갈렸다.
장유빈은 "아마추어 대회에서의 연장 경험은 많지만, 프로 대회에서는 처음이라 긴장이 되기도 했다. 그래도 후반 홀에서 자신감을 많이 끌어올렸기에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우승 후 하늘에 계신 아버지가 가장 많이 생각났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를 계기로 퍼트에 대한 불안감을 많이 이겨냈다. 스스로 칭찬하고 싶다"고 자평한 그는 "(조)우영이 형의 우승을 보면서 '나는 할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이번 우승을 통해 '나도 할 수 있구나'로 바뀌었다"고 밝혔다.
타이거 우즈(미국)의 '스타성'을 좋아해 팬이라고 전한 장유빈은 "오늘 우즈까지는 아니지만, 극적인 상황에서 좋은 샷과 퍼트로 연장까지 끌고 가 우승했기에 이번 대회로 팬들께서 나의 스타성을 보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내년에 코리안투어를 위주로 많은 대회에 출전하며 다승도 해보는 것이 목표다. 선수로 마지막 목표가 PGA 투어 입성이라 그전까지 많은 투어에 도전하며 경험을 쌓고 싶다"는 포부도 전했다.
2019년 5월 휴온스 엘라비에 셀러브리티 프로암 이후 4년여 만의 우승 기회를 눈앞에서 놓친 전가람은 아마추어 선수의 우승에 따라 우승 상금 1억원을 가져가는 데 만족해야 했다.
전성현이 3위(14언더파 274타)에 올랐고, 강경남과 함정우, 박은신, 조민규, 옥태훈, 한승수(미국)가 공동 4위(13언더파 275타)에 자리했다.
이준석(호주)과 이창기(뉴질랜드), 황인춘 등은 공동 10위(12언더파 276타)다.
직전 대회인 아너스K·솔라고CC 한장상 인비테이셔널 우승자이자 이번 시즌 코리안투어의 유일한 '다승자'인 고군택은 공동 42위(5언더파 283타), 조우영은 공동 49위(2언더파 286타)로 마쳤다.
song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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