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지는 尹대통령 ‘침묵’…대통령실은 구내식당 메뉴 공개

이혜영 기자 2023. 8. 27.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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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가 현실화 됐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연일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 수산업 종사자는 물론 국민 불안감이 사그라들지 않는 가운데 대통령실과 정부는 청사 '메뉴 공개'나 급식 업체를 통한 수산물 소비 촉진 방안 등으로 돌파구를 찾으려는 모습이다.

대통령실은 "국민이 안전한 우리 수산물을 안심하고 소비하기를 바라는 취지"라며 9월 이후에도 주 2회 이상 우리 수산물을 메뉴로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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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우리 수산물 안전, 안심하고 소비하라는 취지”
野, ‘침묵 중단’ 압박하며 오염수 방류 총공세

(시사저널=이혜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8월18일(현지 시각) 워싱턴DC 인근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 공동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일본의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가 현실화 됐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연일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 수산업 종사자는 물론 국민 불안감이 사그라들지 않는 가운데 대통령실과 정부는 청사 '메뉴 공개'나 급식 업체를 통한 수산물 소비 촉진 방안 등으로 돌파구를 찾으려는 모습이다. 

대통령실은 오는 28일부터 1주일간 매일 청사 구내식당 점심 메뉴로 우리 수산물을 제공한다고 27일 밝혔다.

국민들 밥상에 자주 올라가는 갈치·소라·광어·고등어와 최근 가격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완도 전복과 통영 바다장어, 멍게·우럭 등 다양한 수산물을 활용할 방침이다. 

구체적인 식단표도 공개했다. 모듬회(광어·우럭), 고등어구이, 제주 갈치조림, 멍게 비빔밥, 바다장어 덮밥, 물회 등이 전 직원과 출입기자 등에게 제공된다.

대통령실은 "국민이 안전한 우리 수산물을 안심하고 소비하기를 바라는 취지"라며 9월 이후에도 주 2회 이상 우리 수산물을 메뉴로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의 이 같은 조치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로 우리 수산물 소비 위축 우려가 일자 직접 소비 진작에 나서는 모습을 연출하며 '괴담'과 '불안'을 누그러뜨리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우리 바다 지키기 검증 태스크포스(TF)'와 해양수산부, 수협중앙회가 오는 30일 급식업체와 간담회를 여는 것도 동일한 맥락으로 해석된다. 현재 CJ프레시웨이, 아워홈, 삼성웰스토리, 현대그린푸드 등 주요 급식업체가 참석 여부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수부와 수협 등은 간담회에서 각 업체와 수산물 활용 확대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8월26일 서울 용산어린이정원 내 조성된 분수정원에서 열린 다둥이가족 초청행사에 깜짝 방문, 어린이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 연합뉴스

윤 대통령의 오염수 방류 관련 대국민 메시지나 구체적인 입장이 언제 나올 지는 불투명하다. 

앞서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아무런 입장을 내지 않는 데 대해 한덕수 국무총리가 발표한 대국민 담화와 정부가 브리핑 등을 통해 전하는 메시지가 곧 대통령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부가 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해 '과학적 검증에 기반한 결정'이라고 하면서도 '찬성도 반대도 아니다'는 모호한 표현을 내놓고 있고, 안전 우려에 대해서도 '가짜뉴스' '허위 선동'이라는 문구만 반복하고 있어 혼선과 불안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 대통령이 특정 메시지를 낼 경우 야당의 공세를 끌어들일 수 있다는 판단도 '길어지는 침묵'의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월26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 인근에서 열린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반대 범국민대회' 에서 관련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연합뉴스

야당은 윤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 및 그 가족과 관련한 '처가 리스크' 등 불리한 사안에서만 선택적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고 맹공한다. 특히 이번 사안이 국민 건강과 안전에 직결돼 있고, 수산업 종사자들의 경우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를 입을 수 있는 만큼 대통령이 이에 대한 입장을 직접 밝혀야 한다고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2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 회의에서 "주권자 국민을 대리한 대한민국 대통령이라면 침묵을 멈추고 피해배상 책임만이라도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직격했다. 

이 대표는 "오염수 방류 문제에 대해서 대통령이 단 한마디도 하지 않고 있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며 "제1선에서 담당해야 할 대통령이 정말 국민적인 심각한 상황에서 아무 말씀도 안 하시는 것은 정말로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야당의 파상공세를 뒤로 하고 원전 오염수 방류 첫 주말에도 이에 대한 언급을 피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6일 오염수 방류 관련 행보 대신 김건희 여사와 함께 천안함 셔츠를 맞춰 입고 용산어린이정원 내 분수정원에서 열린 다둥이가족 초청행사에 깜짝 방문해 기념 촬영을 하고 참가자들과 대화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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