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의 국내은행 건전성 경고 "자영업 상환연장 중단땐 연체 늘것"

4대은행 'PF 위험노출액' 31조

연합뉴스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시행한 금융지원책이 일부 종료될 경우 국내 은행들의 대출 연체가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부실채권 관리가 올 하반기 금융당국과 은행의 최우선 과제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27일 블룸버그 산하 연구기관인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국내 4대 은행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생(PF) 관련 익스포저(위험 노출액)는 전체 대출의 2%인 31조원 수준이다. 은행 별로는 KB국민이 11조원으로 가장 많고 신한(8조9000억원)·하나(7조7000억원)·우리(3조3000억원) 순이다.

BI는 특히 9월 말부터 코로나19 관련 금융지원책이 순차적으로 종료되는 점을 주목했다.

은행권은 2020년 초 코로나19가 확산하자 정부 방침에 따라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대출 원금 만기를 연장하고 이자 상환도 유예했다. 이어 코로나19가 장기화로 지원책은 거듭 연장됐지만 다음달 말 종료된다.

BI는 이에 이달 초 별도의 보고서를 통해 비슷한 이유를 들어 4대 은행이 하반기에 대출 연체 증가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특히 시중금리가 높고 거시경제의 위험성이 커지는 가운데 9월 말 상환 유예가 종료될 경우, 상대적으로 취약한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하반기에 대출 연체율이 계속 올라갈 수 있다고 봤다. 이어 하반기에 추가금리 인상 압력이 완화되더라도 서울 외곽 집값의 상승 지연 등으로 인해 대출연체가 계속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BI는 다만 고정이하 여신(NPL) 비율의 완만한 증가, 수년간 진행된 위험통제 강화 등을 근거로 은행들이 자산건선성 악화를 잘 견뎌낼 것으로 봤다. 은행권은 NPL 관리에 적극 나서고 있으며, 부실채권을 대거 상각·매각하는 등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앞서 코로나 19 금융지원책이 9월 말 일시 종료될 경우 부실이 한꺼번에 터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자 이를 부인한 바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6월 "지원액 중 92%를 차지하는 만기 연장은 내년 9월까지 이용할 수 있고, 이자를 정상 납부 중이므로 문제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6% 규모인 원금 상환유예는 이자를 정상 납부 중이며 최대 60개월 분할 상환이 가능하다"며 "2% 규모인 이자 상환유예는 상대적으로 부실 우려가 있지만 금융권 전체 사업자 대출인 1천498조원의 0.09% 수준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이미선기자 alread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