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악산’ 괴담으로 이미지 훼손” 원주시 발끈, 제작사에 강력한 법적 조치[MD이슈](종합)

곽명동 기자 2023. 8. 27.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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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막살인사건 다뤄 지역 이미지 훼손
제작사 "배우 군 복무, 재촬영 불가"
영화 '치악산' 포스터/도호엔터테인먼트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영화 ‘치악산’ 개봉을 둘러싸고 갈등이 불거진 가운데 원주시가 결국 제작사를 상대로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원주시는 토막살인사건을 다뤄 지역 이미지 훼손을 우려해 제목과 일부 대사 변경을 요구했으나, 제작사 측이 이를 거부하자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27일 원주시는 보도자료를 통해 "영화 '치악산'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과 함께 상영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유·무형의 피해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치악산' 스틸컷/도호엔터테인먼트

'치악산'은 40년 전 의문의 토막 시체가 발견된 치악산에 방문한 산악바이크 동아리 '산가자' 멤버들에게 일어난 기이한 일을 그린 리얼리티 호러 영화다. 치악산에서 18토막난 시신 10구가 발견됐다는 괴담을 담았다.

원주시는 최근 칼부림 사고와 등산로 성폭행 등 강력 범죄가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치악산을 배경으로 한 영화가 주민 불안은 물론 모방 범죄에 영향을 줄 것을 우려했다. 또 치악산을 브랜드로 사용하는 농축산업계 및 관광업계도 피해를 볼 것이라고 예상했다.

원주시는 "영화 제작사 측과 두 차례 회의를 통해 영화 제목 변경, 영화 속 '치악산'이라는 대사가 등장하는 부분의 삭제 등을 지속적으로 요구했으나 제작사가 이를 거부한 것에 대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원강수 원주시장은 "전국 최고의 안전도시이자 건강도시인 원주의 이미지가 듣도보도 못한 괴담으로 훼손되어 버리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며 "영화 개봉으로 인해 36만 시민 그 누구도 피해를 입지 않도록 시 차원에서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치악산' 스틸컷/도호엔터테인먼트

'치악산' 제작사 도호엔터테인먼트는 최근 원주시가 ▲실제 지명인 치악산이 그대로 사용된 제목 변경 ▲영화 속 치악산이라는 대사가 등장하는 부분을 삭제 또는 묵음처리 ▲ 영화 본편 내 실제 지역과 사건이 무관하며 허구의 내용을 가공하였음을 고지 등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제작사 측은 원주시의 요구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 23일, 24일 원주시청을 찾아가 협의를 진행했다는 도호엔터테인먼트는 "영화를 처음부터 다시 촬영해야 할 정도로 이야기의 연결이 맞지 않으며 주요 출연 배우 중 한 명이 군 복무 중인 관계로 재촬영 역시 불가한 상황인 점 양해해 주십사 요청드렸다"고 설명했다.

'치악산' 스틸컷/도호엔터테인먼트

이어 "영화 본편 내에 실제 지역과 사건이 무관하며 허구의 내용을 가공하였음을 고지해달라는 요청에 대해서는 본편 내에 이미 '영화에서 언급되거나 묘사된 인물, 지명, 회사 및 단체 그 외 일체의 명칭 그리고 사건과 에피소드 등은 모두 허구적으로 창작된 것이며 만일 실제와 같은 경우가 있더라도 이는 우연에 의한 것임을 밝힙니다'라는 문구가 기입되어 있는 점 안내하였다"고 덧붙였다.

다만 도호엔터테인먼트는 해당 문구가 엔딩 크레딧에 위치해 있어 보다 많은 관객에게 노출될 수 있도록 영화 상영 후 바로 등장하게끔 재편집을 고려 중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지역 이름을 가져온 영화 제목 중 2018년 경기도 광주 곤지암 정신병원을 배경으로 한 공포 영화 ‘곤지암’과 전남 곡성군 동명 영화 ‘곡성’이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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