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외교부 출신 전경련 상근 부회장 내정자, 취업제한에 임명 미뤄

박은희 2023. 8. 27.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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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장이 4대 그룹(삼성·SK·현대차·LG)의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복귀 이후 진행한 첫 언론 인터뷰에서 전경련의 정경유착 우려와 함께 소신발언을 쏟아냈다.

재계는 정경유착의 고리를 제대로 끊으려면 새로 출범하는 한경협의 부회장에 4대 그룹 출신이 이름을 올려야 한다며 현대차 출신 C씨를 밀었으나 결국 류 회장에 일임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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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장
"전경련 혁신안 말뿐" 소신발언
상근부회장에 지목된 김창범
취업제한 시한에 자질 논란도
전국경제인연합회 신임 회장으로 선임된 류진 풍산그룹 회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열린 임시총회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박동욱기자 fufus@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장이 4대 그룹(삼성·SK·현대차·LG)의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복귀 이후 진행한 첫 언론 인터뷰에서 전경련의 정경유착 우려와 함께 소신발언을 쏟아냈다. 총대를 메고 재계의 분위기를 표출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지난 2월부터 6개월 간 전경련 회장 직무대행을 맡았던 김병준 고문이 정치권과 재계를 넘나들면서 정경유착으로 오해할 만한 행보를 보이는 데다, 현재 공석인 상근부회장에 류진(65) 전경련 신임회장의 서울대 과동문인 외교부 관료 출신 김창범(63) 전 주인도네시아 대사가 확실시되자 재계는 떨떠름한 분위기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전경련 상근부회장으로 지목된 김 전 대사는 지난 2020년 9월 퇴임해 퇴직공직자 취업제한제도에 따라 3년이 지나야 취업제한이 풀린다. 이런 규정 때문에 지난 22일 임시총회에서 상근부회장 선임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류진 회장은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부회장을 뽑았는데 정관개정에 대한 산업통상자원부의 승인(9월 중) 후 부회장단을 한꺼번에 발표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김 전 대사의 임명 가능 시기를 법적으로 계산한 것으로 보인다.

재계는 정경유착의 고리를 제대로 끊으려면 새로 출범하는 한경협의 부회장에 4대 그룹 출신이 이름을 올려야 한다며 현대차 출신 C씨를 밀었으나 결국 류 회장에 일임한 것으로 확인됐다.

류 회장은 부회장에 외교부 관료 출신을 영입해 전경련 부회장 당시 직책으로서 해오던 대미 정계 네트워크를 공고히 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찬희 준감위 위원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전경련 복귀 회의 중 의견수렴이 가장 어려웠던 부분에 대해 "정경유착 고리를 정말 끊을 수 있느냐였다"며 "문제되는 요인 중 하나가 인적 구성면에서 과연 정치권이 완전히 배제될 수 있느냐였는데, 그런 부분에서는 아쉬움이 있다"고 답했다.

그는 "콜럼버스나 코페르니쿠스처럼 과거와 완전히 다른 발상의 전환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 과연 그렇게 됐는지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의문을 갖고 있고, 위원들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의견이) 거의 일치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준감위는 특히 한경협의 회비 운영 내역을 비롯해 회계 투명성에 대해 철저하게 검토할 방침이다. 이 위원장은 "통상적인 회비는 당연히 보고, 특별회비든 어떤 명목이든 전경련에 들어가는 돈이 어떻게 사용되고 어떤 목적으로 사용되는지 검토할 것"이라며 "삼성에 준감위가 존속하는 동안 명분없는 후원은 없다"고 강조했다. 한일 미래파트너십 기금 등에 대해서도 철저히 살피겠다는 입장이다.

전경련은 2016년 박근혜 정부 당시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되면서 전경련 회원사에서 탈퇴한 4대 그룹에 대해 회원 승계 방식으로 우회적 가입을 유도했다. 한경협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산하 연구기관이었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을 흡수 통합하면서 4대 그룹은 일부 계열사가 형식상 회원사로 합류하는 방식으로 복귀를 하게 됐다.

한경연 회원사인 삼성 계열사 4곳은 전경련의 요청에 따라 준감위와 이사회의 논의를 거쳐 한경연의 한경협으로의 흡수 통합에 동의했다. 한경연 회원사였던 삼성증권은 준감위 협약사가 아니기 때문에 한경협에 통합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준감위 의견에 따라 불참하기로 했다. 삼성증권을 제외한 4대 그룹 계열사 15곳은 모두 한경협에 합류했다.

박은희기자 eh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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