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사 ‘독립군 5인 흉상’ 철거 검토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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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가 육군사관학교에 설치된 독립운동가 5인의 흉상 이전을 검토 중이라고 밝혀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27일 국방부에 따르면 육사는 교내 충무관 앞에 세워진 김좌진 홍범도 이회영 이범석 지청천 5인의 흉상을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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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군 뿌리서 배제는 결코 아냐” 해명
광복회·야당 “흔적 지우기” 강력 반발
홍준표 “너무 오버”… 여권서도 비판
국방부가 육군사관학교에 설치된 독립운동가 5인의 흉상 이전을 검토 중이라고 밝혀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육사 충무관 앞에 독립운동가 홍범도(왼쪽부터), 지청천, 이회영, 이범석, 김좌진 5인의 흉상이 세워져 있다. 생도들의 종합교육관인 충무관에는 교수 연구실, 강의실 등이 들어 있다. 육사 제공 |
그런데 윤석열정부 출범 후 여권에선 ‘육사 내 홍범도 흉상 설치가 부적절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민의힘 신원식 의원은 지난해 10월 문재인 전 대통령이 홍범도 흉상을 육사에 설치토록 지시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펴며 이를 강하게 비판했다. 신 의원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도 “육사가 독립군의 정신을 이어받아야 하지만 더 크게 이어받아야 하는 건 공산 집단과 싸워 나라를 구한 국군의 정신”이라고 말했다.
독립운동 단체들과 야당은 ‘독립운동 흔적 지우기’라며 반발했다. 이종찬 광복회장은 본인 명의 성명에서 “국방부가 합당한 이유 없이 (흉상) 철거를 시도한 것은 일제가 민족정기를 들어내려는 시도에 다름 아니다”며 “분노를 금할 수 없어 규탄한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수석대변인도 “항일 독립투쟁의 역사를 지우고, 우리 군과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반역사적반헌법적 처사”라고 비판했다.
여권 일각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나왔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페이스북에서 “항일 독립전쟁의 영웅까지 공산주의 망령을 뒤집어씌워 퇴출시키려고 하는 것은 오버해도 너무 오버”라며 “매카시즘으로 오해를 받는다”고 지적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그렇게 할 거면 홍범도 장군에 대한 서훈을 폐지하고 하는 게 맞지 않겠나”라고 했다. 박정희정부 시절인 1963년 홍범도의 항일 독립운동을 인정해 건국훈장을 추서한 사실을 꼬집은 것이다.
홍범도 흉상은 현재 국방부 청사 앞에도 있다. 우리 해군의 1800t급 잠수함 중에도 역시 ‘홍범도함’이 있다. 육사 내 흉상 이전이 현실화하면 이들도 철거 또는 개명 논란에 휘말릴 가능성이 크다.
이에 국방부는 독립군과 광복군의 역사를 국군의 뿌리에서 배제하는 것은 결코 아니라고 해명했다. 전날 출입기자단에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국방부는 “생도 교육시설인 충무관 앞에 조성된 기념물들을 독립운동이 부각되는 최적의 장소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했다”며 “독립운동가 기념 업무를 대표하는 국가보훈부와 독립기념관에 관련 내용을 협조 요청하여 협의를 진행해 왔다”고 설명했다.
구현모·김병관·김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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