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위기론에… 내년 총선 `중진 역할론` 띄우는 與
안철수·윤상현 덩달아 주목
"혁신 없이는 안돼" 회의론도
국민의힘이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수도권 위기설'의 대안으로 '중진 역할론'을 띄우고 있다. 그러나 혁신 없이는 '올드보이 귀환'에 그칠 수밖에 없다는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중진인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나경원 전 의원의 본격적인 정치복귀 신호에 3선 이상 전·현직 중진들을 주목하는 분위기가 퍼지고 있다.
서울 지역구 3선 의원과 재선 제주도지사를 지낸 원 장관은 지난 24일 친윤(親윤석열)계 외곽조직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새미준) 세미나에서 김기현 당대표와 이철규 사무총장 등 지도부, 원내외 인사 수십명이 참석한 가운데 부동산과 교통정책을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제22대 총선을 "몇달 앞으로 다가온 국가적 재편"으로 표현하며 자신의 역할을 시사했다. 4선의 나 전 의원도 같은 날 국회도서관에서 정책싱크탱크 '(사)인구와 기후, 그리고 내일'(PACT) 창립 포럼으로 세몰이를 했다. 당 지도부와 수십명 의원, 수백명 참석자가 몰려 총선 출정식을 방불케 했다. 나 전 의원은 수도권 판세를 '위기이자 기회'라고 표현했다. 21대 총선에서 서울 강북 지역 중 유일 생환자인 4선 권영세 의원은 통일부 장관에서 정치로 복귀한 뒤 나 전 의원 지원사격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이들이 정치일선과 가까워지자 중진들이 덩달아 주목을 받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대선후보 단일화·공동정부 합의 후 경기 성남시분당구갑 보궐선거에서 3선에 오른 안철수 의원과 인천 동구미추홀구을 '무소속 생환' 기록을 세운 4선 윤상현 의원도 바람을 타고 있다. 3·8 전당대회 때 '수도권 대표론'으로 연대했던 이들은 '수도권 위기설'을 적극 화두에 올렸다. 안 의원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관련 "정부는 과학적 근거만 제시하기보다, 국민불안과 그로 인한 항의도 충분히 이해하고 받아들이라"는 등 최근 현안마다 중도층을 고려한 메시지를 내왔다. 윤 의원의 경우 지난 10일 KBS 방송에서 김기현 지도부의 '대통령실에 끌려가는 모습'을 지적하기도 했다. 윤 의원은 특히 수도권 현장 체감도가 위기라며 당내에 "큰 암덩어리가 두세개가 있다"고 했다. 이 사무총장이 16일 당 의원총회에서 '승선 불가론'을 꺼낸 계기로 지목된 사건이다. 윤 의원은 최근 '암덩어리'가 지도부를 향한 말은 아니라며 한발 물러섰고, 28일 시작하는 의원 연찬회에서 해명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외에도 TK 출신 유승민 전 의원은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 공략의 필요조건으로 인식되고 있으나 반윤(反윤석열) 메시지가 거듭돼 '분열' 가능성이 더 크다는 우려도 있다.
당대표 경선에서 안 의원을 도왔던 김영우 전 3선 의원은 지난 25일 CBS라디오에서 "수도권 선거를 돌파하기 위해선, 다국적군을 꾸려야 된다"고 주장하며 중진역할론에 힘을 실었다.
정치권 안팎에선 '수도권 위기설' 타개책이 중진 귀환과는 별개가 될 수 있다고 봤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민의힘은 19대 총선 이후 수도권을 이긴 적이 없다"며 "모든 선거에서 위기감을 가져야만 지지층도 결집되고, 중도층도 '덜 싫어하는 쪽이 위기'라면 귀가 솔깃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중진 역할론에 대해선 "당내 존재감(있는 인사들)도 중요하다"고 인정했으나 "정권심판론 강도를 결정하는 게 대통령 지지율이고, 안심할 수 없는 상황에선 사실상 중진이나 새 인물만으로 크게 기대하긴 힘들다. 또 하나 수도권에서 이기기 위해선 당내 잡음이 적어야 한다. 2016년 3월 '옥새 파동'에 분위기가 확 꺾였다"고 설명했다.
여권 일각에서도 "지금 수도권 위기설에 불 지피는 사람들 중 중도확장성·대중성·리더십 모두 충족하는 사람이 없다"고 걱정한다. 중진역할론을 '김기현 체제 흔들기, 윤심(尹心) 공천 차단막'으로 보는 경향도 있다. 야당의 거듭된 악재 속 여권 주류의 기조가 중도확장성에 구애하는 전통적인 선거전략과 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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