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검찰 특활비에 법무부 장관 출장비까지, 왜 자꾸 감추려 하나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해 미국 출장 때 사용한 경비 내역을 공개하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검찰 특수활동비·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을 공개하라는 대법원 판결에 이어 국민의 알권리와 투명한 예산집행에 무게를 실은 판결이 이어지는 것은 민주주의 원리에 비춰 당연한 일이다.
법무부는 지난해 '한 장관이 일등석이 아닌 비즈니스석을 예약하라고 지시했다'는 등 예산 절감 노력을 홍보까지 했는데, 그렇다면 출장비 공개를 거부할 이유는 더더욱 없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해 미국 출장 때 사용한 경비 내역을 공개하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검찰 특수활동비·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을 공개하라는 대법원 판결에 이어 국민의 알권리와 투명한 예산집행에 무게를 실은 판결이 이어지는 것은 민주주의 원리에 비춰 당연한 일이다. 이러한 판결이 나올 때까지 세금 사용 내역을 어떻게든 숨기려 드는 법무부와 검찰 태도야말로 권위주의적 특권의식으로 비판받아 마땅하다.
한 장관은 지난해 6월29일부터 7박9일 미국 출장을 다녀왔다. 일행 4명이 쓴 출장비는 4800여만원에 이른다. 법무부는 사법기관 간 공조와 협력 구축 방안 논의를 출장 목적으로 들었으나, 새 정부 출범과 한 장관 취임 직후 산적한 국내 현안을 제쳐두고 출장을 갈 만큼 긴급한 현안으로 보기는 어렵다. 더구나 출장 기간에 미국 독립기념일 연휴 사흘이 끼어 있어, 방문국 공휴일을 고려해 출장 시기를 정하도록 한 규정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받았다.
이처럼 여러모로 석연치 않은 출장에 대해 경비 공개를 요구하는 것은 지극히 상식적이다. 그러나 법무부는 “국가안전보장, 외교관계 등에 관한 사항으로서 공개될 경우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다”는 이해하기 힘든 이유를 대며 공개를 거부해왔다. 이에 시민단체 ‘세금도둑잡아라’가 법무부를 상대로 소송을 냈고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24일 “출장 경비의 세부 집행내역이나 지출증빙자료 그 자체로 국가안전보장·국방·통일·외교관계에 관한 사항으로 보기 어렵다”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국민의 예산감시 기능, 국정운영의 투명성 제고 등 정보 공개로 얻는 공익적 가치를 재확인했다. 법무부는 지난해 ‘한 장관이 일등석이 아닌 비즈니스석을 예약하라고 지시했다’는 등 예산 절감 노력을 홍보까지 했는데, 그렇다면 출장비 공개를 거부할 이유는 더더욱 없다.
최근 대통령실이 시민단체의 국고보조금 부정 사용 의혹을 제기한 뒤 관련 수사가 진행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법 집행을 책임지는 법무부와 검찰이 세금 사용 내역을 감추는 행태는 더욱 정당화될 수 없다. 그런데 검찰은 법원 판결 뒤에도 특수활동비·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을 알 수 없도록 ‘맹탕’ 자료를 공개하고, 한 장관은 ‘영수증 잉크가 휘발됐다’는 등 감싸기에 여념이 없다. 법무부와 검찰은 국정운영의 투명성을 훼손하고 사법부를 무시하는 행태를 중단하고, 세금을 어떻게 썼는지 국민 앞에 소상히 밝혀야 할 것이다.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오염수 안전하다”는 정부…‘수산물 규제’ 한-일 분쟁, 자가당착 빠져
- [단독] 국방부 ‘홍범도 동상’ 있는데도 “육사에서 철거” 운운
- 대통령실 구내식당에 우럭·장어·전복·…오염수 불안에 소비 촉진
- 신생아 머릿속 절반 피투성이…쌍둥이 중 첫째를 잃은 뒤
- “일식 또 먹나 봐라”…중국 ‘오염수 방류’ 일본 보이콧 움직임
- 벽지 벗기니 일제강점기 책…오래된 한옥이 모두의 외갓집으로
- 200조 부채 한전 사장에 정치인? ‘윤석열 캠프’ 김동철 유력
- ‘검단 아파트 주차장 붕괴’ GS건설에 영업정지 10개월 추진
- [단독] 36억원 들인 잼버리 물놀이장…예상의 25%만 이용
- 프리고진처럼 죽었던 린뱌오…푸틴의 미래 드리운 ‘환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