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기업에 걷은 후원금 내역 제출하라” 잼버리조직위는 ‘버티기’
조직위 “담당자 불분명하다”
열흘 넘게 자료제출 거부해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가 준비 부족과 미숙한 운영으로 지탄을 받은 가운데 잼버리 조직위원회가 책임소재를 묻기 위한 국회의 자료 요구를 석연치 않은 이유로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8일 매일경제 취재 결과, 이달 중순께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한 여당 의원이 잼버리 조직위에 후원금액(현금·현물·용역)에 대한 자료를 집중적으로 요구했지만 열흘이 넘게 지난 이날까지도 아직 받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의원실 관계자는 “열흘이상 계속해 자료를 요구하고 있지만 조직위는 전혀 응하지 않고 있고 조직위 담당자와도 직접 통화가 불가능하다”면서 “조직위 측에서 바쁘다는 이유로 담당자가 누군지 알려주지 않는다”고 밝혔다.
의원실의 이번 자료 요구는 잼버리 조직위가 기업 23곳에 127억원이 넘는 거액의 후원금을 걷는 과정에서 갑질과 불투명한 회계처리를 지적한 본지의 보도에 따른 것이었다.
잼버리 조직위는 후원업체 선정 입찰 과정에서 일부 기업에 강제로 후원금을 걷었다. 입찰 과정에서 ‘후원평가점수’를 두고, 현금 후원을 유도하기 위해 현물과 용역 후원은 현금으로 환산한 금액의 70%만 인정하기도 했으며 후원금액의 하한액을 두어 그 이하로 낼 경우에는 탈락시켰다. 후원금에 대해선 영수증 발행도 하지 않아 이를 어디에 사용했는지 용처도 불분명한 상황이다. 구매 전문가들도 “이런 식의 입찰은 처음 본다”고 황당해 했다.
또한 잼버리 조직위가 구성원조차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는 ‘깜깜이’ 조직인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의원실에 따르면 여성가족부에서 조직위로 파견한 공무원은 5명뿐이고, 40%가 전라북도에서 파견한 공무원으로 이뤄졌다. 나머지 인원은 민간으로부터 수혈된 것으로만 알려져 있다.
해당 의원실에서 잼버리 조직위가 정부 측에 여러 의견서를 낸 것이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사본을 제출하라는 요구를 했으나 조직위는 이마저도 거부했다. 의견서에 적힌 ‘위원 이름’이 개인정보라는 이유에서다.
본지도 조직위 관계자 3명에 연락을 취했지만 2명은 연락이 닿지 않았고 다른 1명은 “본인은 모르겠다”는 답만 돌아왔다.
강신업 변호사는 “잼버리 조직위처럼 깜깜이 조직은 이미 행사가 끝난 데다가 담당자조차 누군지 모르기 때문에 징계 대상조차 모호해 ‘배째라’식으로 나오기 십상”이라며 “당 차원에서 고발해 수사자료를 갖고 대응해야 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이라 국회로서도 뾰족한 수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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