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여왕' 김수지 "처서가 지나야 (잘) 되는 것 같아요"
(춘천=연합뉴스) 권훈 기자 = "역시 처서가 지나야지 되는 것 같아요"
지금까지 4차례 우승을 모두 9월과 10월에 따내서 '가을 여왕'으로 불리는 김수지는 27일 시즌 세 번째 메이저대회 한화 클래식에서 우승한 뒤 기자회견에서 "가을이 되면 확실히 힘이 난다"고 말했다.
김수지는 "처서가 지난 건 얼마 전에 알았다. 주변에서 선선한 바람이 분다, 가을이 왔다고들 말씀하시고 실제로 이번 대회 때 연습 라운드할 때 시원한 바람이 불어서 기대감이 생겼다"며 활짝 웃었다.
'가을 여왕'이라는 별명이 봄이나 여름에는 약하다는 뜻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더운 날씨에는 누구나 힘든 것 아닌가"라면서 "나는 역시 처서가 지나야지 되는 것 같다"고 답했다.
김수지는 그러나 지난 봄부터 여름까지 이어진 상반기 때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적 때문에 마음고생이 적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지난해 대상과 평균타수 1위를 석권했던 김수지는 이 대회 전까지 15개 대회에서 톱10에 5차례 진입했지만, 상금랭킹 27위로 밀리는 등 기대만큼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
김수지는 "썩 나쁜 성적은 아니었지만, 상반기에 1승을 하는 게 목표였는데 이루지 못했다"면서 "샷 감각도 떨어지고 조화가 무너졌다"고 밝혔다.
김수지는 "힘든 시간을 보냈는데 이렇게 큰 대회에서 우승해 기쁘다"면서 잠시 울먹이기도 했다.
김수지는 힘든 시기를 이겨낸 원동력으로 연습을 꼽았다.
"전지훈련 때도 연습을 많이 했는데, 성적이 기대만큼 나오지 않고 샷 감각이 떨어지자 연습을 더 많이 했다"고 말했다.
김수지는 이번 대회 첫날 7번 홀(파3)에서 트리플보기를 했다.
이른바 '양파'를 하고도 끝내 우승을 차지한 김수지는 "큰 실수는 아니었다. 티샷이 살짝 빗나갔는데 카트 도로를 맞고 분실구가 됐다. 샷이 크게 나빠서 나온 스코어가 아니어서 마음에 담아두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공동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김수지는 10번 홀(파4)에서 드라이버 티샷으로 공을 그린에 올리는 승부수를 띄운 끝에 4연속 버디로 대세를 갈랐다.
10번 홀은 티잉그라운드에서 그린 입구까지 230m 거리여서 어느 정도 비거리를 내는 선수는 한 번에 그린에 볼을 올릴 수 있다.
하지만 그린 주변에는 깊은 벙커와 러프가 도사리고 있고, 오른쪽으로 밀리면 공이 숲으로 사라질 수도 있어 상당수 선수는 하이브리드 클럽 티샷을 선택한다.
김수지는 "연습 라운드 때나 작년 대회 때도 드라이버로 한 번에 올렸는데 이번 대회에서는 1∼3라운드 내내 안전하게 돌아가는 쪽을 선택했다"면서 "9번 홀에서 버디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선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어서 10번 홀에서 승부를 걸었다"고 말했다.
10번 홀 버디 이후 이어진 3개 홀에서 모두 버디를 잡아낸 김수지는 "10번 홀 버디로 흐름을 탄 게 우승으로 이어졌다"고 10번 홀이 승부처였음을 인정했다.
이번 우승으로 시즌 첫 우승 물꼬를 튼 김수지는 다가오는 9, 10월 대회 가운데 지난 2년 동안 우승했던 4개 대회와 후원사 동부건설이 주최하는 대회 등 5개 대회가 모두 욕심난다고 밝혔다.
또 오는 9월 1일 개막하는 KG 레이디스 오픈에서 2주 연속 우승을 이루겠다는 강한 의욕도 보였다.
KG 레이디스 오픈은 2021년 김수지가 생애 첫 우승을 따냈고, 작년에는 연장전까지 갔다가 2연패를 놓쳤다.
김수지는 "사실 올해는 KG 레이디스 오픈이 열리는 코스에서 자주 연습했다. 기다리고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상금랭킹 2위에 대상과 평균타수 1위에 올랐던 김수지는 "상반기 부진으로 개인 타이틀 욕심은 생각할 여유가 없었지만 이젠 목표로 삼아야겠다"면서 "상금왕도 너무 받고 싶다"고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지난달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대회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공동 9위에 올랐던 김수지는 "자신감을 많이 얻은 계기가 됐다"면서도 "잘하는 선수가 너무 많고 벽도 느꼈다. 기회가 되면 가고 싶긴 해도 여건을 봐야겠다"고 해외 진출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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