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그샷 찍은 트럼프 … 굿즈 팔아 돈방석
이틀만에 후원금 100억원
티셔츠·술잔·컵·인형 판매
'절대 굴복 안 해' 문구까지
바이든 "핸섬 가이" 농담도
트럼프, 공화당 지지층 결집
디샌티스와 39%P 격차 1위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 혐의로 기소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구치소에서 첫 '머그샷'(범인 식별용 사진)을 찍고 나서 단숨에 100억원을 모금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그는 공화당 토론회 불참과 각종 법적 리스크에도 지지층을 결집하며 공화당 대선 주자 1위를 독주하고 있다.
트럼프 선거운동 캠프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풀턴 카운티 구치소에 출두해 20분간 수감 절차를 밟는 가운데 카메라 앞에서 머그샷을 찍고 보석금 20만달러를 지급하며 풀려난 후 26일까지 사흘간 710만달러(약 94억원)를 모금했다. 특히 25일 하루에만 418만달러(약 55억원)를 모아 트럼프 캠프의 24시간 최고 모금액을 기록했다. 트럼프 캠프는 이를 포함해 지난 3주간 총 2000만달러(약 256억원)가 모였다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 도전을 선언한 뒤 초창기 7개월간 모금한 금액의 절반 이상에 해당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0년 대선 때 경합 지역이었던 조지아주 선거에서 패배하자 당시 브래드 래펀스퍼거 조지아주 국무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선거 결과를 뒤집기 위한 1만1780표를 찾아내라"고 압박하는 등 13개 중범죄 혐의로 지난 14일 조지아주 검찰에 기소된 바 있다. 이 때문에 그는 구치소에서 수감자 번호 'P01135809'도 부여받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폭스뉴스 인터뷰를 통해 풀턴 카운티 구치소가 머그샷을 강요했다면서 "나는 그렇게 하기로 동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편안한 기분은 아니었다"며 "특히 당신이 아무것도 잘못한 일이 없는 경우라면"이라고 언급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머그샷 이미지를 새긴 티셔츠, 포스터, 범퍼 스티커, 음료수 쿨러 등을 만들어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다. 이들 상품에는 '절대 굴복하지 않는다'는 문구가 적혀 있다. 상품당 가격대는 12∼34달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머그샷이 새겨진 모자와 버블헤드 인형도 시중에서 팔리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머그샷을 찍을 당시 감색 정장에 빨간색 넥타이를 매고 카메라 앞에 서서 화가 난 듯 눈썹을 잔뜩 치켜세운 채 매섭게 노려봤다. 그는 전직 대통령으로서 이 같은 사상 초유의 굴욕을 '인생 컷'으로 마케팅에 활용하는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선거 캠페인 홈페이지에도 머그샷을 올리고 정치자금 기부를 요청하며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은 정의의 희롱이자 선거 개입"이라고 비판하면서 "좌파는 미국 국민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정치적 아웃사이더에게 투표하지 못하도록 위협하려고 한다"고 적었다. 또 그는 "나는 '미국을 구하기 위한 사명을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는 간단한 메시지를 갖고 사자 굴로 걸어갔다"며 "가능하다면 백악관에서 부패한 조 바이든 대통령을 추방하기 위해 기여해달라"고 촉구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1년 1월 6일 미국 의회 폭력 사태 당시 퇴출됐던 자신의 X(옛 트위터) 계정에도 머그샷을 올리고 활동을 재개하면서 "선거 개입, 절대 굴복하지 않는다"는 글과 함께 트럼프 캠프 홈페이지 주소를 남겼다. 이 글은 이틀 만에 조회 수 2억회 이상을 기록했다. 네바다주 타호 호수에서 휴가를 보내던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머그샷을 봤느냐'는 질문에 웃음을 지으면서 "TV에서 봤다"며 "핸섬 가이, 원더풀 가이"라고 농담으로 응수했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지층을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이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와 함께 지난 24~25일 공화당 선호 유권자에게 대선 주자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52%라는 압도적 지지율을 얻었다. 이는 2위 주자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보다 39%포인트 높은 수치다.
[워싱턴 강계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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