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테슬라 구애작전 "수입관세 100% → 15%"
머스크-모디 협상 급물살
테슬라 기가팩토리 유치전에 나선 인도가 현지에 전기자동차 공장을 설립하는 기업에 한해 수입 관세를 15%까지 대폭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간 공조가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인도 정부 소식통 말을 인용해 "인도 정부는 자국에서 전기차를 생산하는 외국계 기업에 한해 15%까지 수입 관세를 낮추는 방안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인도에서는 4만달러가 넘는 수입 전기차에 100%, 4만달러 이하에 70% 관세가 적용되는데, 이를 일괄적으로 15%까지 낮춘다는 것이다.
이 같은 논의가 이뤄진 배경에는 최근 머스크 CEO의 적극적 구애가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머스크 CEO는 지난 6월 모디 총리를 만나 인도 시장에 통 큰 투자를 약속하는 등 적극적으로 러브콜을 보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로이터통신에 "테슬라의 적극적인 제안에 어느 정도 공감대가 이뤄졌으며 인도 정부 역시 관심을 보이는 분위기"라면서 이 같은 검토가 이뤄진 배경을 전했다.
이 방안이 시행되면 향후 생산될 '반값 테슬라' 모델뿐만 아니라 베스트셀러 모델Y(세전 금액 4만7740달러) 등도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또 테슬라 외에 수많은 글로벌 전기차 업체에 세계 3위 자동차 시장을 공략할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다만 인도 전기차 업체 반발이 예상되는 만큼 인도 당국은 이를 신중히 검토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수입 전기차에 대한 세금을 낮추면 자국 시장을 교란시켜 타타모터스나 마힌드라일렉트릭 등 국내 업체가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보도가 나오자 두 회사 주가는 각각 3%, 2% 가까이 급락했다.
로이터통신은 한 소식통 말을 인용해 "인도 정부는 테슬라의 투자를 적극 유치하고 싶어하지만 자국 업체에 미칠 영향 등을 고려해 신중히 검토할 것"이라고 전했다. 해당 조치는 아직 심의 초기 단계에 있으며 최종 세율은 변경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전기차 업체에서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파격적 관세 인하를 검토하는 것은 인도뿐만이 아니다. 앞서 인도네시아는 자국 내 투자를 계획 중인 전기차 제조업체에 대해 수입 관세를 50%에서 0%로 낮추겠다고 제안한 바 있다. 이는 테슬라와 중국 전기차 업체를 적극 끌어들이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테슬라는 2021년 인도에 처음 진출했다. 이후 테슬라는 전기차에 대한 관세 100%를 낮추도록 인도 당국에 줄곧 요구해왔다. 다만 작년 인도 당국은 테슬라에 현지에서 전기차를 생산할 것을 선행 조건으로 요구해 협상이 결렬된 바 있다. 이후 테슬라는 인도 관리에게 현지 공장을 설립하고, 현재 모델보다 약 25% 저렴한 2만4000달러 선의 인도 시장 수출용 모델을 새로 출시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테슬라가 인도 시장 진입 시 별도 인센티브를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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